‘영어 공용화’ 재부상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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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용화’ 재부상에 대한 단상(斷想)

최근 국내 굴지의 그룹사가 '영어 공용화' 재도입을 선언했습니다. 선도 기업들이 말하는 도입 결정 시의 핵심 고려사항은 무엇일까요?
조직문화글로벌 HR인사기획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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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균(sense maker)Feb 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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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K 아카데미 권석균 Research Fellow입니다. 주요 기업들의 AI 내재화 접근에 이어 이번에는 ‘영어 공용화’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드립니다. 2월 초 삼성그룹은 해외법인과 국내법인간 문서는 영어만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어 공용화 확산을 선언했는데요, 저도 해당 주제에 대한 사례 연구를 완료한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준비 중이던 스킬 기반 조직/HR(Skill based HR/Org.)은 잠시 접고 이 주제로 갈아탔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글은 영어 공용화가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왜 영어 공용화가 경영진 사이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지, 그리고 도입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정리해봅니다.

사실 국내 기업들은 영어 공용화에 대한 실패 경험이 있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 그룹사들을 중심으로 외국인 임원 영입, 영어 회의/보고 붐이 일었죠. 당시 회사 생활을 하셨던 분들께서는 기억나실 겁니다. 일단 회의들이 빨리 끝났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지만 영어는 불편한 분들이 입을 닫았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회의가 끝난 다음, 우리말로 하는 이른바 그림자 미팅(Shadow Meeting)이 바로 이어졌습니다. 같은 자리에 계셨던 외국인 임원들은 그들 나름대로 불편함을 호소하셨죠. 업무 생산성도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30분이면 될 일에 몇 배의 시간이 더 들어갑니다. 평가 공정성은 또 어땠나요? 일 잘하는 사람보다 영어 잘 하는 사람이 각광받는다는 인식이 커집니다. 결국 얼마가지 않아 영어 공용화는 없던 일이 되었죠.

이렇게 크게 데었는데도 왜 또 이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내수 시장의 한계입니다. 국내에서 만든 제품/서비스를 수출하든, 해외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든 글로벌 사업은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또다른 요인은 인재 부족입니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재를 찾는 범위를 국내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두 가지 이유 모두 언어 장벽이 큰 걸림돌입니다. 현지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을 때도 영어가 필요합니다. 외국인 인재들이 본사에서 일을 할 때도 영어가 통용되면 편하죠. 이것이 영어 공용화가 다시 부상하는 배경입니다.

저는 연구를 통해 대표적 사례인 일본의 라쿠텐(Rakuten), 대만의 TSMC 등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요, 이들이 말하는 영어 공용화의 진의와 도입 여부에 대한 조언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목표는 ‘영어 실력 향상’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

언어학에서는 링구아 프랑카(Lingua Franca)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끼리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공통의 언어를 지정한다는 라틴어인데요. 영어 공용화는 이 단어의 앞에 Biz. English가 붙어, ‘BELF’라는 용어로 통용됩니다. 즉 기업에서 쓰는 BELF란 회사 내 언어를 Biz. English로 통일하는 정책인 것이죠. 여기에서 기억하실 것은 두 가지, ‘Biz. English의 개념’과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먼저 Biz. English란 문법적 정확성이나 유창한 발음이 아니라 단지 일이 되는데 필요한 수준(Getting Jobs Done)의 영어를 의미합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끼리 서로 뜻만 통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죠.

영어 공용화를 통한 궁극적 목표는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입니다. 언어 학자들에 따르면 영어에는 존대말이 없다는 점과 능동형 위주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는 어떻게 생각한다, 나는 뭘 할 것이다’가 다른 언어들에 비해 명확하다는 것이죠. 영어 공용화 기업들은 ‘영어를 쓰다보면 이러한 장점이 일하는 방식에도 투영될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누수는 줄고 업무 스피드는 높아질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도입하는 것이 맞을 것 같지만, 당연히 짚어봐야 할 점들도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세 가지 포인트만 말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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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균(sense maker)
경영인프라 관련 소음과 신호의 구분, 그리고 의미 제시
HR/조직/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의 틀을 넓히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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