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리더에게 주는 질문_변화와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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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리더에게 주는 질문_변화와 계승

리더는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지켜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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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
이주형Jul 10, 2026
3939

변화와 계승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리더에게 던지는 질문 : 리더는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지켜내야 하는가?

변화는 리더의 숙명이다. 시대가 바뀌고, 고객이 바뀌고, 기술과 조직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바꾸는 리더가 늘 좋은 리더는 아니다. 진짜 리더는 바꿔야 할 것과 끝까지 지켜내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저는 아버지와 다릅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젠 제 방식대로 새로운 방식으로 경영을 할 생각입니다. 사람보다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누가 와도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A회장은 회사를 창업한 후 40년 동안 잘 성장시켜 지금은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았다. A회장은 인품은 물론이고 경영 능력도 출중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 2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게 되었다.

창업주인 A회장과 경영권을 승계 받은 2세 CEO의 차이는 명확했다. 창업주는 구성원을 인적 자본(Human Capital)으로 여기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했다. 전 직원에게 제공하는 성과급도 인센티브 개념이 아니라 이익 공유(Profit Sharing) 개념으로 지급해왔다. 이런 생각은 바이어, 공급업체, 심지어 협력업체와 용역업체 직원들에게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2세 CEO는 구성원을 관리하고 절감해야 할 비용(Expense)으로 인식했다. 시스템만 잘 갖춰 놓으면 웬만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시장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 경영에서 그다지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창업주와 함께 오랜 시간 회사를 일으켜 온 사람들을 무시했다. 새로운 시스템 경영에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구심점이 없어지는 조직은 점점 혼란스러워져 갔다.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가고, 사건사고가 속출하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져 갔다. 부서 간 갈등이 심해지고, 남 탓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2세 CEO가 외부에서 수혈한 전문가들은 회사가 어려워지자 가장 먼저 회사를 떠났다. 그럴수록 더욱 모든 경영 사항을 시스템화 하려고 애를 썼지만 시스템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인 것을 철저하게 간과했다.

시스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추구하는 목표가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더 잘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인가였다. 변화할 것과 계승할 것을 구분하지 못한 젊은 CEO가 감당해야 할 수업료는 혹독했다.

 

■ 영화의 장면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2006/2026)

감독 : 데이빗 프랭클

출연 :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 영화의 핵심 줄거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두 명의 여성이다. 세계의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 잡지사 [런웨이]의 편집장으로 악명이 높으나 누구나 실력을 인정했던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그의 비서로 입사해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해가는 앤디(앤 해서웨이)가 주인공이다.

1편에서는 패션에 무관심하던 앤디가 세계적인 패션 잡지사에 입사해 ‘악마 같은 상사’인 미란다의 비서로 일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2편에서는 회사를 떠나 20년 후 기자로 성장한 앤디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게 되고 모기업 회장의 영입으로 [런웨이]의 피처 에디터가 되어 돌아와 진정성 있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켜내며 회사를 어려움 속에서 구해내고 주위 사람들을 성장 시킨다..

실제 20년 만에 후속편이 제작되었고 배우들도 그만큼 나이가 들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 영화의 키워드

 

이 두 편에서 발견한 키워드는 [변화와 계승]이다. 풀어서 말하면, ‘변해야만 하는 것과 지켜내야 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회사뿐 아니라 정신 없이 빠르게 변해가는 이 세상에 당연히 변해야 하는 것들이 있지만, 묵직하게 흐르면서 이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어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이 영화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현실 세계는 겉으로는 화려하고 누구나 동경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살아남기 힘든 냉혹한 세계임을 말해준다. 그리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지만 변하지 않는, 변하지 말아야 하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20년 간 일어난 변화들

 

두 영화에서 관찰되는 대표적인 변화는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시장의 변화다. 20년 전에는 명품이 동경의 대상이 되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명품 소비가 일부 계층의 전유물에서 더 넓은 대중 소비 문화로 확산되었다. 명품은 여전히 높은 가격과 희소성을 통해 차별성을 유지하지만, 명품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계층과 방식은 20년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지금은 먹고 사는 걱정을 넘어 자신을 위해 명품에 거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과 취향 변화는 더 빨라졌다. 리더는 시장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둘째는, 경영 환경의 변화다. 영화를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전설적인 [런웨이] 잡지도 거의 팔리지 않고 디지털 형태로 운영되는 시대가 되었다. 미란다의 비서는 둘 다 백인 여성이었던데 반해 한 명은 남성, 한 명은 흑인 여성으로 구성되었다.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노동 환경의 변화다. 무엇보다 직장인의 생각과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편집장인 미란다가 주재하는 회의 장면에서 가장 큰 변화가 감지된다. 전에는 회의 중에 미란다가 참석자들에게 온갖 독설을 퍼부으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서가 바로 옆에 앉아서 미란다가 참석자들에게 말을 할 때마다 문제가 될만한 말들이 나오면 바로 지적해주고, 수정해 준다. 미란다의 독설은 한국으로 따지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위배되는 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카리스마로 포장되던 언행도 이제는 괴롭힘과 조직 리스크로 인식된다. 영화 속 [런웨이] 역시 미란다의 언행이 제어되는 조직으로 달라졌다. 과거에는 카리스마로 용인되던 말들이 이제는 폭력이나 괴롭힘으로 인식된다. 리더는 성과만이 아니라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와 말의 방식도 바꿔야 한다

 

셋째는, 사람의 변화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등장인물들도 변했다. 미란다가 자신의 코트를 직접 거는 모습을 보고 다시 돌아온 앤디가 깜짝 놀란다. 미란다가 출근하면서 옷과 핸드백을 비서인 자신의 책상에 툭 던지고는 방으로 들어가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앤디의 선배 비서로 근무했던 에밀리(에밀리 블런트)다. 미란다 밑에서 온갖 눈치를 보다가 경쟁사이자 [런웨이]의 최대 광고주인 디올의 총 책임자로 근무하게 된 것이다. 미란다 밑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사의 총 책임자로 미란다를 압박하는 위치가 되었다. 그러나 지위나 위치가 격상했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능력을 제대로 갖추기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인상 깊은 장면들

 

<장면 1> : 미란다가 자신의 코트를 직접 거는 장면

과거의 권위가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화된 [런웨이]에서는 미란다의 폭언과 횡포도 회사의 통제를 받는다. 후속 편 역시 쇠퇴하는 인쇄 매체와 직원 보호를 위한 회사의 압박 속에서 달라진 미란다를 보여준다.

 

<장면 2> : 앤디가 [런웨이]에 돌아오는 장면

앤디는 단순한 옛 비서가 아니라 상을 받을 만큼 능력 있는 기자로 성장한 뒤 어려움에 직면한 [런웨이]를 구할 피처 에디터로 돌아온다. 앤디가 새로운 편집자 역할로 복귀하고, 미란다가 위기에 처한 인쇄 잡지를 지키려는 구도가 형성된다.

 

<장면 3> : 나이젤이 후계자로 인정받는 장면

자신에 역할에 충실하며 도리를 지켜온 사람이 단순한 충신에서 다음 리더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여기서 계승은 복종이 아니라 축적된 전문성과 조직 가치의 승계라는 메시지로 연결된다.

■ 리더십 인사이트

 

앞부분에서 소개했던 중견기업의 2세 CEO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했다. 시스템 경영이라는 모토 하에 효율적인 조직을 꿈꾼 것이다.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업무를 시스템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다. 사람을 돕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는 오래된 사람들을 쓸모없는 낡은 사람으로 보았고, 창업주가 남긴 신뢰와 배려의 문화를 비효율이 가득한 구시대의 유물로 판단했다. 결국 조직은 더 효율적이 되기는커녕 더 불안정해졌다. 오래된 사람을 무조건 보호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계승은 사람을 그대로 남겨두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축적한 경험과 기준이 다음 세대에서도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영화는 화려한 패션의 세계를 보여주지만, 그 안쪽에는 변화의 압박을 견디는 조직과 사람이 있다. 제목에서 ‘악마’는 미란다를 의미하는데 그녀는 냉정하고 권력욕이 있는 인물이다. 오로지 성공밖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라다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동시에 권력을 상징한다. 그러나 화려함만이 아니라, 미란다가 경쟁의 세계에서 걸치고 있는 권위와 동시에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무게를 상징하기도 한다. 미란다는 변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방황했고, 앤디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를 다시 일깨운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아침을 맞기가 두려울 정도다.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새롭게 적응하고, 내 것으로 만들만 하면 또 새로운 것들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온다. 기존의 레거시 경영 도구들은 금방 필요 없는 것들이 되어버리곤 한다.

ChatGPT로 대변되던 AI 도구들도 불과 수 년 사이에 이름을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이제는 기능별로 AI 도구를 골라서 사용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업무에 AI 도구들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바뀌었다. 리더들도 이런 변화의 물결을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비록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름다움과 패션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디지털과 더불어 여전히 종이로 된 잡지를 만드는 [런웨이]처럼 지켜내야 할 가치와 전통이 있다. 어느 조직이나 끝까지 지켜내야 할 가치와 비전이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술의 효율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의 열정, 신뢰, 책임감이었다.

 

미란다는 좋은 리더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탁월한 프로페셔널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결국 미란다가 끝까지 붙잡은 것은 권위와 화려함이 아니라 일에 대한 기준이었다.

리더는 실력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만으로도 버텨내기 어렵다. 탁월한 실력을 통해 업적과 사람을 함께 남기는 사람이 진짜 리더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는 것과 지켜내야 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 이를 구분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이 지금 리더의 역할이다.

 

변화는 방식의 문제이고, 계승은 기준의 문제다. 진정한 변화는 낡은 것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살려내는 일이다. 리더가 추구해야 하는 변화는 사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살려내는 일이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과거를 부정하는 것도, 과거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것이다. 그 결정의 수준이 리더의 수준이다.

이 영화가 리더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나는 지금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성찰을 위한 질문들

 

1. 우리 조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과 가치는 무엇인가?

2. 내가 바꾸려는 것은 낡은 관행인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조직의 자산인가?

3. 내가 지키려는 것은 진정한 가치인가, 단지 익숙한 방식인가?

4. 우리 조직의 시스템은 사람을 통제하고 대체하는가, 더 일을 잘하도록 돕는가?

5. 내가 떠난 뒤에도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할 판단 기준과 가치는 무엇인가?

 


주형
이주형
경영관리/조직문화/피플전문가, 비즈니스코치, 작가
재무,인사,기획,전략 등 경영관리 전문가이자 피플 전문가, 전문코치(PCC/KPC)/전문퍼실리테이터(CPF)/전문채용면접관/작가(15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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