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VS 지금이야말로

오늘은 VS 지금이야말로

AI 시대, 삶의 작은 리듬과 구조가 만드는 문화를 만든다
조직문화성과관리코칭리더십리더임원CEO
혜담
코치혜담Aug 26, 2026
1306

오늘은 VS 지금이야말로

― AI 시대, 삶의 작은 리듬과 구조가 만드는 문화를 만든다

아버지를 보내드린 뒤였습니다.

몸은 생각보다 정직했습니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어쩌면 더 바쁘게 움직였는지도 모릅니다.. 강의도 있었고, 원고도 써야 했으며,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았습니다.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제 앞에 있었고, 저는 그것들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식전 혈당이 3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 약을 바꾸고 식사를 조절하며 병원을 오가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지만 식단 조절을 강하게 하면서 체중은 빠르게 줄었고, 여러 차례 혈액검사를 병행 했습니다.

몸은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지만 저는 여전히 "괜찮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의외로 거창한 유혹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종일 떡볶이가 먹고 싶었습니다.

매콤하고 달콤한 떡볶이.

비빔국수.

칼국수.

배달앱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며 "한 번쯤은 괜찮지 않을까?"를 수도 없이 되뇌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최근 검사에서 혈당 수치가 많이 좋아졌고, 의사 선생님은 당뇨약을 한 알 줄여도 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혈액 검사의 모든 결과가 매우 좋아진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과로 나타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이었습니다.

동네를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습관처럼 슈퍼에 들러 맥주 네 캔을 샀습니다.

집에 와서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따는 순간, 마치 스스로에게 작은 포상을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검사 결과가 좋아졌다고 남편에게 자랑했습니다.

남편은 웃으며 한마디를 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는 때 아니야?"

그 말이 맥주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방으로 들어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왜 사람은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다시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려 할까.

그때 떠오른 것이 더닝-크루거 효과와 자기면허 효과(Self-licensing)였습니다.

조금 좋아졌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실제보다 더 안정적인 상태로 판단하고, 그동안 잘해왔다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작은 예외를 허락합니다.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

사실 문제는 맥주 한 캔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괜찮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건강을 다시 회복하게 만든 것은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반복했던 아주 작은 행동들이었습니다.

식사를 조금 바꾸고,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일찍 자고,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 작은 반복이 몸을 다시 바꾸고 있었습니다.

제임스 클리어는 『Atomic Habits』에서 사람은 목표 때문에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Identity) 때문에 변한다고 말합니다.

"혈당을 낮추겠다."

라는 목표보다,

"나는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정체성이 행동을 지속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운동해야지.'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나는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다.'는 정체성입니다.

행동은 흔들리지만 정체성은 다시 행동을 불러옵니다.

또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라이언과 데시(Ryan & Deci)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심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자율성(Autonomy) 입니다.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했다고 느껴야 합니다.

둘째는 유능감(Competence) 입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관계성(Relatedness) 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다는 연결감이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억지로 참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했고,

검사 결과를 통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유능감을 경험했으며,

무엇보다 "지금이야말로."라고 말해준 남편의 한마디가 저를 다시 루틴으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조직을 떠올렸습니다.

AI 시대의 조직도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게 아닐까요?
조직의 건강을 말해주는 여러 수치들 중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수치는 무엇인가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했습니다.

보고서도 빨라졌고,

자료도 금방 만들며,

생산성도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성과가 조금 좋아졌다고 느끼는 순간 학습은 멈추기 시작하지는 않았나요?
또 협업이 감소하지는 않았나요?

"이 정도면 됐다."

"이제 우리도 AI를 잘 쓰는 조직이다."

바로 그때 조직은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건강이 조금 좋아졌다고 방심했던 저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AI 시대 팀문화는 새로운 프로젝트보다 새로운 정체성이 먼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는 무엇을 하는 팀인가?"

를 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는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

를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AI를 잘 쓰는 팀이다."

보다

"우리는 AI를 활용해서 더 깊이 생각하는 팀이다."

라는 정체성이 먼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정체성은 루틴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매주 월요일,

AI가 만든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의 관점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시간.

프로젝트가 끝난 다음 날,

성과를 축하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우리가 계속 반복해야 할 습관은 무엇인가?"를 묻는 회고.

회의를 시작하기 전,

AI 요약을 읽기 전에

사람들의 생각을 먼저 듣는 10분의 브레인스토밍.

이런 작은 반복이 결국 조직문화를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OOP 이론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방해요인(Obstacle) 을 미리 설계해야 합니다.

건강을 회복한 다음 날 맥주가 유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학습이 멈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성공한 다음 주에 반드시 회고를 넣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오늘은'이라는 말을 조금 덜 쓰려고 합니다.

'오늘은 건강을 챙겨야지.'

'오늘은 AI를 공부해야지.'

'오늘은 회고를 해야지.'

이 말은 내일도 반복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려고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지금이야말로 건강한 사람이 되기로 다시 선택할 시간.

지금이야말로 AI를 잘 쓰는 조직이 아니라 AI와 함께 더 깊이 생각하는 조직이 되기로 선택할 시간.

지금이야말로 작은 루틴을 문화로 만들 시간.

좋은 조직은 구성원에게 목표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정체성을 반복합니다.

좋은 팀은 규칙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루틴을 반복합니다.

좋은 리더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공 이후 찾아올 방심과 유혹까지 미리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건강도, 리더십도, 조직문화도 거대한 혁신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늘도 다시 선택하는 작은 루틴이 결국 사람을 바꾸고, 팀을 바꾸며, 조직을 바꿉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은?"이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혜담
코치혜담
Conerstone Coaching Lab
삼성전자, GE, SKT, 피에스앤마케팅과 같은 회사에서 리더십, 조직개발,코치육성,마케팅영업교육과 같은 업무를 해오고 있으며 한국형리더십코칭을말라하다(2023)외 ESG2050(2023등의 공저자이자 경영, HR컬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