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과장~부장 호칭이 사라졌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직급체계 단순화에 따른 호칭의 변화
회사는 50년 넘게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의 직급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직급별 체류연수와 역할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어 직원이 과장이면 어느 정도 근속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회사가 직급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사원-선임-책임의 3직급체계로 했고, 팀장은 책임급에서 선발하였다. 체류연수를 없애고 승진포인트에 의해 직급 승진을 하며, 가장 획기적 변화는 호칭의 변화였다. 기존 직급체계를 신 직급체계로 바꾸며 호칭 중 대리~과장은 선임, 차장~부장은 책임으로 하였다.
인사팀은 직급체계 단순화 설명회에서 제도 개편의 목적을 수평 조직과 소통의 원활화,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일의 책임감 있는 수행을 강조했다. 호칭 변경과 관련해서는 팀원은 실무 담당자이지 조직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전 조직 문화 하에서는 팀원이지만 부장이 되면, 대부분 부가가치 낮은 업무와 공동 업무는 하지 않고, 아래 직급에게 시켰다. 과장도 자신이 장이라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뒷짐을 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실제 회사가 과장~부장의 호칭을 없앤 이유는 크게 4가지이다.
첫째, 조직 유연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강화다. 과장, 차장, 부장 등 호칭이 많을수록 위계적 문화가 강화되어 회의나 보고가 계층화 되며,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권한 위임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호칭에 따른 심리적 위계와 권위 감소다. 호칭만으로도 위계를 상징하므로, 실질적 역량과 관계없이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영향력이 과도하게 부여될 수 있다. 이는 신입이나 주임 나아가 대리의 의견 표출을 억제하고, 아이디어가 위로 전달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셋째, 승진 속도와 인재 관리의 유연성 확보다. 기존 체계는 체류연수가 직급 승진의 중요한 기준이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직원이라도 승진 속도가 느려 조직적 동기부여에 한계가 있었다.
넷째, 조직 내 평등감 및 외부 이미지 개선이다. 기존 과장~부장 체계는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경직된 이미지를 줄 수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고위 직급과 일반 직원 간 심리적 격차를 확대시켰다. 팀원은 팀장이 아닌 동등한 팀원이다는 생각이 강하다.
직급별 체류연수를 없애고, 평가와 자격 중심의 승진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면서, 직급체계 단순화는 사실상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로 전환되었다. 과거, 승진을 앞둔 팀원에게 높은 점수와 등급을 부여했는데, 승진 포인트제도가 도입되면서, 한번 낮은 등급을 받게 되면 자신의 직급 승진, 성과급, 연봉 인상 등에 결정적 영향을 받게 되었다. 평가의 중요성과 공정성이 전 조직과 구성원에게 인식되었다.
새로운 호칭 체계 유지를 위한 제언
단순화된 호칭만으로 위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직급 체계 단순화 하의 신규 직급과 호칭 체계에서도 위계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역할과 직책 중심 문화 정착이다. 직급보다는 프로젝트·업무 책임 단위에서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직급보다 역할 수행 능력이 중시되도록 조직 문화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팀장의 역할과 권한 및 책임을 강화하여 팀원에 대한 총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성과 기반 평가 체계 구축이다. 직급과 연차가 아닌, 업무 성과와 팀 기여도를 기반으로 보상과 평가를 진행하여 직급에 의한 권위 남용이 없도록 해야 한다.
셋째, 호칭과 직급 분리이다. 팀원의 경우, 직급은 있지만 호칭은 전부 ~님, ~프로와 같이 단일화하여 직급과 호칭을 분리하는 것이다. 다만, 그룹장이나 팀장과 같이 직책을 맡았을 경우에는, 그룹장이나 팀장으로 호칭함으로써 직급 호칭과 연결하지 않아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한다.
넷째,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강화이다. 회의 운영, 보고 방식, 피드백 문화 등을 직급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하여 직급간 위계가 없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직급체계 단순화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와 같은 좋은 문화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팀원 간의 팀워크도 강화하기 어렵고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과장~부장 호칭을 없애고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은 조직의 민첩성, 심리적 평등감, 인재 발탁의 유연성, 외부 이미지 개선이라는 네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동시에 위계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려면 직급보다 역할에 따른 역량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 정착, 호칭과 직책의 분리, 수평적 소통 강화 등 실질적 제도적 노력과 문화적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순화된 호칭 및 직급체계 단순화가 형식적인 이름 변화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의 혁신과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