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도전적 의사 결정이 안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A회사의 경영 회의
회사는 매주 금요일 9시부터 경영회의가 시작된다. 대회의장에는 10명의 사업부장들이 8시 40분이 되면 전원 모인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업부장도 있고, 9시 시작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각자 CEO가 참석하기 전까지 이런저런 담화를 나눈다.
비서가 먼저 와서 CEO 자리를 셋팅하면, 본부장들도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CEO가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 영업본부장부터 주간 실적과 다음 주 계획을 말한다. 1년 내내 매출과 시장 점유율, 영업이익에 대한 언급이 없다. 최대 관심은 전년 대비 향상율이다.
영업본부장에 이어 생산본부장의 실적과 계획 보고가 이어진다. 역시 생산량, 품질, 납기, 불량, 자동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 생산본부는 사고만 없으면 된다.
생산본부에 이어 연구개발, 글로벌, 원료, 전략, 재무, 경영지원본부 등의 발표가 끝나면, CEO는 관심사항 2~3개에 대한 질문을 한다. 해당 본부장이 답변을 못하면 질책이 이어진다.
질책은 하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1주 동안 자신의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제반 불만을 쏟아붓는다. 본부장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CEO의 잔소리를 듣는다. 어느 주에는 12시 점심시간을 넘긴다. 모든 질문에 원하는 답변이 이루어지면, 경영회의는 마무리된다. 소요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말로는 자율경영이라고 하지만, 본부장은 크고 작은 모든 안건을 CEO에게 보고한다.
CEO는 보고서를 보고 결재를 하지 않는다. 본부장의 말을 듣고 마음에 들면 본부장이 알아서 하면 되지 뭐 이런 것까지 보고하느냐 한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문제점을 들어가며 질책이 이어진다. 어느 기획, 보고서에도 CEO란이 없다. 아니 결재란 자체가 없다.
회사 내에는 도전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만 진행한다.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수준이 전부이다. 높은 목표를 정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은 그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 없다. 잘한 일에 인정과 칭찬은 없지만, 잘못한 일에 대한 질책과 처벌이 가혹하다.
왜 도전적 의사 결정이 안되는가?
중소기업의 경우, CEO에 의존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CEO의 직감과 성향에 따라 의사결정의 속도가 다르다. 모든 결정을 혼자 하려하고,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스타일이라면 완벽한 정보와 자료의 수집과 분석, 결론이 아니면 결재를 받기 어렵다.
사업과 관련하여 경기는 갈수록 악화되는데, 선택과 집중이 안되고 전략이 모호한 적자 상태라면 의사결정하기를 꺼려하거나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조직문화가 실패에 대한 질책과 처벌이 강하고 전체 합의를 우선으로 하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권한 위임이 되지 않고, 조직간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여 난이도가 높고 힘든 도전 과제의 경우, 하려고 하는 조직과 리더는 없다.
회사에 의사결정이 늦다면, 분명 그 이유가 있다.
다음 항목별 우리 회사의 의사결정 점수는 몇 점인가?
(매우 그렇다 1, 그저 그렇다 3점, 매우 아니다 5)
1) 중장기 전략이 모호하고 선택과 집중이 되지 않아 무엇을 할지 모른다.
2) 비전과 목표도 없고 중점 실행 과제도 정해져 있지 않다.
3) 시장과 경쟁 환경 분석에 대한 내부 합의가 부족하다.
4) 감내 가능한 위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
5) 조직장이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결정을 하지 않거나 미룬다.
6) 조직장이 완벽한 자료와 분석이 될 때까지 결정을 하지 않는다.
7) CEO가 모든 결정을 직접 한다.
8) 경영층이 과거 성공 경험에 집착하여 새로운 판단을 내리는 데 주저한다.
9)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이 불명확하여 누가 결정자인지 알 수 없다.
10) 과도한 결재 단계가 있다.
11) 결정된 사항의 성공 시 보상은 없고, 실패 시 불이익만 존재한다.
12) 모든 중요 결정은 협의체의 만장일치로 하려고 한다.
13) 규정에 없는 사안은 결정하지 않는다.
14) 상명하복의 문화로 상사의 눈치 보기가 심하다.
15) 관행, 전례를 중시하여 안 한 것과 실패한 것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16) 계획을 위한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다.
17) 내용과 실행보다는 보고서 장표 꾸미기와 완성도가 우선이다.
18) 빠른 판단을 해야 할 상황에 안되는 이유나 근거 자료를 가지고 말한다.
19)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고, 뒤전에서는 불평과 비난한다.
20) 도전적 일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직원의 역량 수준이 안된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리더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들은 회사와 상사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해야 할 의사결정 사안에 대해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한 곳에 모아 한 번에 역할 분담, 추진계획 작성하고 지속적 점검과 피드백을 이끈다. 의사결정의 프레임을 갖고 자료 수집/분석/대안 설정/최적안 확정/실행까지의 프로세스를 가져간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