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인도 출장을 끝으로 올해 사업 개발 관련 출장을 모두 마쳤다. 인도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 기관들을 방문해 내년에 진행될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미나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한 인도 경영대 학장님과의 대화가 인상 깊었다.
그분은 "우리 학교는 학부생들에게 1학년 때부터 학술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3학년부터는 인턴십과 봉사 활동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하여 사회에 준비된 인재를 키웁니다"라고 말했다. 언뜻 들으면 국내 대학들이 '취업률 1위'를 내세우는 것처럼 흔한 말 같았다. 하지만 졸업생 수에 비해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인도의 현실(25세 미만 대졸자 실업률 42%, 한국은 15% 내외)을 고려할 때, 이 학교들이 졸업생들의 실질적인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공부를 잘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신입 같은 경력'을 찾고 있으며, 뛰어난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해외 연수나 MBA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나아가 박사 학위까지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마음속에는 배움과 업무 역량을 모두 갖춘 사람이 조직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지식과 실무 능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왜 기업은 경영자 교육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걸까? 회사 교육 체계도를 살펴보면, 부장/팀장급까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신임 임원 프로그램 이후에는 외부 위탁 프로그램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교육 과정이 있는가?
C-Level 임원들은 회사의 미래 비전을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며, 경영 관리 방법을 감독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은 매번 맨땅에 헤딩하듯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이러한 역할을 익혀야 할까? 프로 선수들도 시즌과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고, 가수 아이유조차 보컬 레슨을 받는 세상이다. 그런데 왜 경영자들은 오직 '일'을 통해서만 경영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하긴.. 임원이 임식직원의 줄임이라고 하는 조소섞인 표현이 있으니 어디 감히 공부를 하겠다고 손을 들겠는가. 그래서 많은 분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코치를 찾는 노력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사장님께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내일 인사담당 임원을 불러 함께 다음 질문을 고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