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처럼 일하는 게 좋아요.”
최근 기업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예전에는 승진이 직장생활의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승진보다 안정적으로 오래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관리자 역할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팀장이 되면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책임도 커지지만, 그에 비해 보상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직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승진 기회 자체가 제한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열심히 성과를 내더라도 보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다음 해 목표만 높아진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승진을 원하지 않는 것을 단순히 도전정신이나 성장 욕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감당해야 할 부담과 얻을 수 있는 것을 비교한 현실적인 판단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현상을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까요? 구성원들이 새로운 역할과 도전을 피한다면 조직은 미래의 리더를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개인 역시 익숙한 일에만 머무르다 보면 자신의 가능성을 넓힐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승진을 원하지 않는 것과 성장을 원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승진에 대한 대화보다 인생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저는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안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싶은지만 물으면 대화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 전체를 생각하도록 질문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제는 퇴직 이후의 삶도 길어졌습니다. 50세에 현재 직장을 떠난다고 해도 이후 20년 이상 일을 해야 할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직장생활은 단순히 퇴직할 때까지 버티는 시간이 아닙니다. 앞으로 자신의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쌓아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 미래의 삶이지만 내가 살아가야 할 인생을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현재의 일에서 무엇을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게 도와주고, 인생을 의미있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리더로서 또는 동료로서 충분히 나눌만한 부분입니다.
둘째, 관리자 역할의 어려움뿐 아니라 보람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관리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듣습니다. 책임은 무겁고, 위아래에서 요구하는 것은 많으며,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관리자들이 후배들에게 어려움과 불만만 반복해서 이야기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후배들은 관리자 역할을 피하고 싶은 자리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감추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관리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보람과 성취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팀원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성과를 팀과 함께 만들어낸 경험,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만족감도 있습니다. 리더는 자신의 말과 태도가 후배들의 미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 승진 외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관리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을 이끄는 일에 강점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깊이 발전시키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관리자로 성장하는 길과 전문가로 성장하는 길은 서로 다른 선택일 뿐, 어느 한쪽이 더 가치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조직은 이러한 다양한 성장 경로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기회와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물론 리더의 대화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책임에 걸맞은 권한과 보상, 합리적인 성과관리 체계도 함께 개선되어야 합니다. 성장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정작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구성원에게 승진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과 성장을 스스로 생각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승진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까지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신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과정이 결국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미래를 잘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늘을 성장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팀장이 되고 싶지 않다는 직원에게 승진을 설득하기 전에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그리고 그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싶은가요?”

The Broken Ladder: Why People Are Avoiding Manager Roles and How to Fix It -Investors in People & YouGov
1. 52% of UK employees do not see management as an attractive career path.
영국 직장인의 52%는 관리자 역할을 매력적인 경력 경로로 생각하지 않는다.
2. Employees avoid managerial roles because of high stress, heavy responsibilities, and insufficient rewards.
관리자 역할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는 높은 스트레스, 과도한 책임, 충분하지 않은 보상 때문이다.
3. 82% of managers receive no formal management training before taking on their roles.
관리자의 82%는 관리자 역할을 맡기 전에 공식적인 관리 교육을 받지 못했다.
4. Better leadership training, fair recognition and rewards, manageable workloads, and ongoing coaching can make management more attractive.
충분한 리더십 교육, 공정한 인정과 보상, 적절한 업무량, 지속적인 코칭이 관리자 역할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
5. The key is not simply to motivate employees to become managers, but to create an environment where people want to lead and grow.
중요한 것은 직원들에게 승진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리더가 되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팀코칭은어치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