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직에 진짜 작동하는 HRBP를 디자인하는 법

우리 조직에 진짜 작동하는 HRBP를 디자인하는 법

HRBP에 대한 관점과 조직의 상황에 맞게 HRBP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
HRBP리더임원CEO
코치
최병주 코치Aug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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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직에 진짜 작동하는 HRBP를 디자인하는 법

최병주 코치 (위즈덤브릿지 대표)

#1. HRBP는 지향점인가, 직무인가?

최근 HR 분야에서 HRBP(Human Resources Business Partner)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HR이 ‘단순 행정을 넘어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HR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목격되는 HRBP의 모습은 사뭇 다양하다. 누군가는 모든 HR 담당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셋과 지향점'으로 말하고, 누군가는 명함에 찍히는 '독립된 직무'로 정의한다. 관점이 모호하다 보니 HRBP를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해야 할지 현장의 혼란도 나타난다.

과연 우리는 우리 조직에 맞는 HRBP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는가?

#2. HRBP의 역사, 데이비드 울리히의 3-Pillar 모델

과거 HR은 급여, 근태, 노무, 단순 채용 등 행정 관리 기능에 집중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직의 성과와 전략에 직접 기여하는 HR의 역할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 미시간대학교 데이비드 울리히(David Ulrich) 교수는 HR의 역할을 4가지로 재정의함과 동시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3-Pillar 모델(HRBP - CoE - HR Ops)'을 제안했다. 이는 HR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HR 조직을 어떻게 재편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이 모델을 우리 조직에 맞게 제대로 이해하고 운영하고 있을까?

#3. 인력운영 매니저, 사업부문의 Small CHRO

2010년대에 10여 년간 대기업 HR리더로 일하던 시절을 돌이켜본다. 당시 회사는 4~5개 사업부문에 2,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했고, HR 조직만 40~50명 규모였다.

초기에는 HR 조직이 인사기획, 평가보상, 채용, 육성, 조직문화, 인력운영 등 기능별 파트로 나누어 운영되었다. 그 중 인력운영 파트는 전사의 조직개편, 승진, 이동 등 조직과 인력의 운영을 담당했다.

그러다 사업의 확대와 성장 전략에 따라 HR의 현장 밀착 지원이 요구되면서, 인력운영 파트는 '사업부문별 담당자' 체제로 재편되었다. 역할도 확대되었다. 인력운영 담당자들은 사업부문의 전략회의와 의사결정 테이블에 직접 들어갔고, 조직의 임원 및 리더들과 직접 소통을 했다. 그리고, 사업 현장의 맥락을 파악한 뒤, 이를 HR 기능 조직과 연결하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했다. 조직개편이 필요하면 적정 인원을 산출해 채용 파트와 협업했고, 현장의 이슈는 조직문화/육성 파트와 연계해 솔루션을 만들었다. 평가와 보상 역시 전사 가이드를 가져와 사업부의 특성에 맞게 조정하여 실행했다.

당시 인력운영 담당자는 스스로를 '사업부문의 Small CHRO'라는 사명감으로 대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인력운영 담당자가 현재 우리가 말하는 HRBP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4. 우리 조직의 체급에 맞는 HRBP는 따로 있다

많은 곳에서 HR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외치지만, 현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1인 HR 담당자로 버티는 작은 조직, 6~10명 규모의 중견 조직, 수십 명으로 구성된 대기업과 같은 형태가 있다. 그리고 이들이 모두 같은 방식의 HRBP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HRBP 운영은 경영진의 HR에 대한 기대수준과 투자 여력에 따라 철저히 선택적일 수 있고, 사업의 단계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다.

1) 초기 단계 (스타트업/소형)

대표(CEO)가 곧 CHRO이자 HRBP 역할을 겸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HR 담당자는 인사 행정과 채용 등 HR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이 필요하다.

2) 성장 단계 (중소/중견)

CEO가 지니던 HR 권한이 실질적인 HR 조직으로 확대되는 시기다. 전문가 수준의 HR 리더를 확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에는 별도 HRBP를 두기보다 HR 리더가 중심이 되어 사업부 리더들과 직접 소통하며 실질적인 HRBP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3) 성숙 단계 (대형/다각화)

사업의 규모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전문적인 HRBP 운영이 가능한 시점이다. HR의 필요성이 증가하기도 하고, HR에 대한 인적 투자가 가능하기도 하다. 이 시점에는 HRBP의 운영 방식은 두 가지로 고려해볼 수 있다. ‘매트릭스 형태’와 ‘전담 HRBP’ 운영이다.

매트릭스형은 HR담당자가 HRBP를 병행하게 하는 것이다. 전담 HRBP를 둘 여력이 없다면, 평가, 보상, 채용, 교육 담당자들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특정 사업부의 HRBP 역할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무자들은 사업 감각을 키우고, 조직은 리소스 추가 없이 HR 파트너십을 구현해볼 수 있다.

전담 HRBP 운영은 울리히의 제안대로 전담 HRBP 조직을 신설하고, CoE 및 HR Ops와  역할을 분담하여 현장에 밀착하는 구조다. 사업과 조직의 복잡성이 전담 HR담당자를 요구하게 되고, HRBP가 실질적으로 사업의 요구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HRBP의 운영은 사업의 단계와 규모에 따라 접근을 달리 고려해볼 수 있다. 물론, HRBP를 HR의 마인드센 관점으로 본다면, HRBP는 모든 HR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이어야만 할 것이다.

#5. HR 사이의 분쟁을 막는 역할의 명확화

HRBP를 도입했을 때 현장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HR담당자 간의 R&R 모호성과 갈등이다. ‘이 일은 누가 주도하고, 어디까지 협업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명확히 내리지 않으면 조직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HRBP가 사업부의 전략을 바탕으로 조직개편을 주도하고 필요 인재 포지션을 정의하면, 채용 담당자는 해당 스펙에 맞는 인재를 확보하는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업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평가보상 담당자가 전사 차원의 평가 체계와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면, 실질적인 사업부 내 등급 조율, 연봉 협의, 최종 확정은 현장의 맥락을 아는 HRBP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HR 업무의 연계성을 두고 HRBP의 역할과 협업 구조를 명확히 해두어야 HRBP 기반의 HR 조직이 운영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협업 성과가 HRBP와 다른 HR담당자의 평가와 보상에 반영되는 연계 시스템도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6. 우리는 HRBP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HRBP는 HR담당자들에게 '비즈니스에 직접 기여한다'는 강력한 동기부여와 소명의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무작정 남들의 옷을 입을 수는 없다. HRBP는 모든 기업이 똑같이 복제해야 하는 절대 기준이 될 없다. 우리 회사의 규모, HR의 성숙도, 경영진의 기대 수준에 맞게 HRBP를 지향점으로 품을 것인지, 독립된 직무로 설계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조직의 현실에 맞는 명확한 판을 깔아줄 때, 비로소 HRBP는 유행어가 아닌 Business의 진짜 파트너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코치
최병주 코치
위즈덤브릿지 대표 코치
개인과 조직을 연결하고 지혜로운 성장을 돕습니다. 20여년간 기업 현장에서 HR을 경험했습니다. CJ ENM, TVING(티빙), JYP엔터테인먼트에서 HR팀장, CHRO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커리어를 연구하며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돕고 연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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