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회사의 병폐는 무엇인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수많은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하고, 임직원 교육과 사내 방송을 통해 강조했지만, 회사의 조직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CEO 시각에서 볼 때,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목표의 수준도 낮고, 무슨 일이 있으면 모두가 합심해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 경영 회의, 팀장 이상의 본부별 회의에서 회장은 직책자들을 대상으로 목표도 없고, 악착같지 않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회장은 인사담당 임원을 불러 왜 직책자가 목표도 열정도 없느냐 질문한다.
인사담당 임원이 아무 말도 못하자 회장은 회사의 병폐를 정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회사의 병폐는 무엇인가?
인사담당 임원은 긴급 미팅을 개최하고 각 사업부별 과장 1명을 참석하도록 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회사의 병폐 30가지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병폐 30가지를 도출했다. 도출된 병폐 30개를 중심으로 인사담당 임원은 전 사원 설문을 실시했다. 전사 병폐 10가지의 우선순위를 먼저 선정했다. 이후, 대리 이하, 과장~부장, 팀장 이상으로 계층을 구분하고, 각 계층별 우선순위 10개의 회사 병폐를 선정했다. 인원이 가장 많은 과장~부장 계층의 병폐 순위와 전사 순위가 큰 차이가 없었다.
병폐 1. 전사적 관점보다는 개인/부서 이기주의의 팽배
회사 내 개인, 부문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업무보다 사람 관계, 실력보다 줄서기가 우선된다. 이너 서클이 존재해 무리에 속하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나 기회에서 배제된다.
병폐 2. 닫힌 소통
상명하복, 회의의 침묵,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되지 않은 시키면 하라는 문화가 강하다. 이미 결론을 내놓은 상태에서 묻는 경향이 있으며, 튀는 사람을 인정하지 못한다. 부서 간 협업이 안되며, 정보나 자료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병폐 3.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의사결정
의사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팀장이나 임원이 CEO의 눈치만 본다. 올바른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같은 상황의 동일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이 달라 혼선을 준다.
팀장이나 임원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
병폐 4. 책임 회피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요청을 받은 사람도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진다. 인정과 칭찬은 없고 강한 질책과 책임만 있다.
병폐 5. 지나친 안전 우선 주의
안전 중심의 기존 방식과 관행에 익숙해져 새로운 프로세스와 혁신을 추진하기가 곤란하다.
병폐 6. 과도한 보고
장표 1장의 내용 보다,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한번에 승인되지 않고, 여러 번 수정을 요청해 지적 받은 것만 수정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병폐 7. 납득할 수 없는 지시
리더가 감정에 따라 업무를 배분하거나 지시가 번복된다.
병폐 8. NO라고 말 못하는 문화
CEO의 지시사항에 의해 일이 추진되고, 아무도 상사 앞에서 의견을 내지 못한다. “예, 알았습니다”란 말만 존재하고,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없다.
병폐 9. 불공정하고 비객관성의 난무
성과와 역량보다는 상사와의 관계가 모든 것보다 우선한다. 승진을 앞둔 직원에 대해 좋은 평가가 이루어진다. 직급과 연령이 낮으면 회의에서 발언 기회조차 없다.
병폐 10.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문화
휴가는 자유롭게 쓰라고 하지만 실제로 쓰면 눈치를 주거나 업무를 부과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다.
기업은 학교가 아니다. 문제점을 알아내기 위해 시간, 노력, 비용을 투자하는 곳이 아니다. 회사의 병폐 10가지를 나열하는 것보다 개선안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회사의 병폐 10가지를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해결하여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신속하게 처리할 병폐와 일정 기간을 갖고 해결할 과제가 있다. 누가 이를 실행할 것인가 역할을 주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영향력을 주는 곳이 지속 성장하는 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