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테드 레소>에서 경기에서 실수를 한 선수에게 감독 테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 뭔지 아니?”“금붕어야. 왜냐면 기억력이 10초밖에 없거든.”“자네도 금붕어가 되어봐”
이 짧은 대사는 경기장에서, 회의실에서, 그리고 우리 각자의 일상에서 의외로 자주 떠오른다.이 글에서는 실수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회복탄력성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B선수는 아마추어 풋살팀의 골키퍼다.한 경기에서 B는 상대의 슈팅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공은 허망하게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의 아쉬움이 짙게 남은 실점 장면이었기에, B선수는 이후 눈에 띄게 소극적으로 변했다.
몸을 던지는 타이밍도, 발을 뻗는 거리도 줄어들었다. 어떤 움직임을 해야 할지 지나치게 계산했고, 무의식중에 스스로를 ‘줄이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 중간, 코치가 다가와 한 마디 건넸다.
“그 장면? 벌써 끝났어. 넌 골키퍼잖아.지난 건 잊어. 다음 막아야지.”
B선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잊으려 노렸했다. 그리고 다음 슈팅엔 다시 몸을 던져보았다.그날 경기에서 몇 골을 더 막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스스로를 다시 리셋하고, 경기로 돌아왔다는 사실이었다.
신입사원 C는 중요한 회의에서 숫자를 착각해 지적을 받았다. 그 후, 그는 발언을 줄였고 회의에선 주로 메모만 하기 시작했다.
“괜히 또 틀리면 어쩌지…”“조금 더 준비되면 다시 말해야지…”
하지만 다음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입을 닫았고, 팀은 그저 그가 조용해졌다고만 생각했다.그는 점점 자신의 업무를 반복 검열하게 됐고, 혼자 수차례 검토한 결과를 정작 회의에선 말 한마디 꺼내기 어려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원온원 미팅에서 매니저가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틀릴 수 있고 실수 할 수 있어요.다음엔 그냥 다시 말하면 됩니다. 뭐든 너무 오래 붙잡지 마세요.”
그건 위로나 격려가 아니었다. 다시 시도해도 괜찮다는 신호였고, 실수 이후에도 말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피드백이었다.
실수를 오래 붙잡는 팀은, 움직이지 못한다. 실수를 묻어두는 팀은, 성장하지 못한다.실수를 함께 나누고 흘려보내는 팀은, 다시 뛰게 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잊어버려. 괜찮아. 다음!”이라는 금붕어 모먼트에서 시작된다.
금붕어처럼 잊는다는 건 감정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고 책임을 회피하라는 뜻도 아니다.
⭐ 짚을 건 짚되, 거기 머물지 말자는 것⭐ 지난 행동보다 '다음 행동'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건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실수를 딛고 다시 나아가는 힘, 즉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시작이다.
회복탄력성이란 실수나 실패,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빠르게 정리하고 다시 움직이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팀의 리듬까지 바꿔 놓는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항상 ‘앞’이다.
실수에서 배우되, 그 실수를 흘려보낼 수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