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프피스트 필진으로 첫 인사 드리며 글을 올립니다.
어릴 적 인터넷 카페에서 소설을 써봤던 것 외에 이렇게 글을 써서 게시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어떤 주제를 이야기 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하다 결국 내 이야기가 가장 쉽게 쓰이겠구나 싶어서 평소 일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지금 스크롤을 올리고 내리면서 글을 쓰는데, 더 완벽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타자가 멈춥니다. 이러다가 오늘 안에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쓰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HR 컨설팅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 첫 회사는 평가센터/개발센터(Assessment Center/Development Center) 개발과 운영을 주로 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현업 적용에 대해 크게 고민할 일이 없었습니다.
평가센터는 대부분 승진을 위한 평가 중심인지라 오히려 피평가자 분들이 현업에서의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였고, 개발센터는 실습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상호 피드백 하는 방식이 주였기 때문에 피드백 이후 행동 변화는 좀더 학습자 개인의 몫으로 주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개발센터 이후에 실제로 개인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적어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고객사나 저희 회사 내부적으로 현업 적용이 크게 중요시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HRD 분야로 경력개발을 위해 현 회사로 이직하면서, 교육의 현업 적용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실제로 교육을 개발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만든 이 교육 프로그램이 정말 학습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열심히 개발한 교육이 정말 누군가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무언가 작은 포인트라도 ‘내가 성장했다’라고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개발자로서 보람있는 일인 동시에 그것만큼 나의 성과를 증명하는 자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제안할 때, 그리고 실제로 개발하고 운영할 때 항상 신경쓰는 것이 현업 실천, 현업 적용 입니다.
결국 모든 교육은 현업에서의 행동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과정 설계 및 개발 시 여러 사례나 활동을 구성해서 학습자들이 좀 더 몰입하게 하고, 실습을 통해 스킬 하나라도 더 경험해보도록 하고, 실천 계획도 수립하게 하는 등 여러 현업 적용을 촉진하게 하는 장치들을 고민합니다. 또한 과정이 종료된 후에 학습했던 내용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리마인드 레터도 따로 개발해서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객사와의 협의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학습 효과성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교육의 효과성을 이야기 할 때 Kirkpatrick의 4단계 모델이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당 모델이 어떤 내용인지는 위의 이미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아무래도 외부자로서 과업을 수주받아 수행하는 입장의 한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프로젝트의 과업 범위와 기간이 정해져 있다보니, 특별히 고객사에서 요청하지 않는 한 교육의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검증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프로젝트 진행 시 개발된 교육의 효과를 아예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체로 만족도와 같이 1단계 반응 평가 위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교육 전후의 행동변화 평가를 제안하더라도 현실적인 이유로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프로젝트 종료 후에 담당자와 통화를 통해서 가볍게 ‘그 때 그 교육 하고 나서 어떠셨어요?’ 같은 질문을 통해 알아보기는 하지만, 통화 내용만으로 ‘우리 교육이 효과적이었다’라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요.
두 번째로는, 교육 효과성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교육이 현업에 도움이 되었다/아니다는 최소한 3단계 이상 수준에서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학습자 본인과 더불어 학습자가 속한 팀의 팀장/동료들이 함께 평가에 참여해야 어느 정도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학습자 본인을 대상으로라도 교육 전후의 행동 변화를 자가보고식 설문을 통해 측정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바쁜 와중에 설문에 응하게 하기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저도 또 하나의 현업 실무자로서, 업무에 중요하지 않은 교육이나 조사 안내가 오면 미루고 미루다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또 그렇게 얻어낸 설문 결과가 과연 응답자의 실제 행동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가의 문제도 발생하고요.
4단계로 가면 그 어려움은 훨씬 배가됩니다. 교육이 실제 현업의 성과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증명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정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할 테니까요.
영업팀의 매출이 오른 것이 그냥 시장 상황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성과급을 위해 영업팀 전원이 유독 그 달/분기에 열심히 해서인지, 고객의 리뷰가 바이럴이 터져서인지, 교육이 정말 효과적이고 좋은 교육이어서인지 과연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물론 요즘엔 AI가 조직에 계속 도입되고 있으니까, 지난 10년 간의 부서 매출 데이터와 조직의 성과급 지급 시기, 교육 전후에 있었던 돌발 변수 등을 전부 정량화 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어쩌면 증명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정말 조직의 모든 데이터가 잘 정렬되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분석을 하는 비용이 그냥 ‘교육이 효과적이었다’고 치고 교육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저렴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 질문을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 것 같습니다.
HR 컨설팅사에 재직하는 입장에서 이 글을 써봤는데요.
실제 인하우스에서 교육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저와 고민은 비슷하더라도 또 다르게 접근하시고, 생각하고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습 전이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무엇을 근거로 평가하시나요?
댓글로 다양한 경험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