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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탐색노트: 사람, 일, 그리고 AI” 이야기

"우리의 탐색노트: 사람, 일, 그리고 AI”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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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은_Sep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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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7명이 모여 만든 작은 스터디 그룹입니다. 격주 토요일 아침, 커피 한 잔 들고 모여 각자 흥미롭게 읽은 AI 관련 논문이나, 회사에서 하고 있는 AI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주제는 다양하지만, 결국은 "HR이 이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고, 또 어떻게 주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가볍게 수다 떨다 보면 "아, 나만 이런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도 생기고, 새로운 인사이트도 종종 얻곤 하죠.

다들 공감하는 건 하나예요. AI가 세상을 크게 바꿀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 변화가 얼마나 클지, 어디로 갈지에 대해서는 다들 확신이 없다는 거죠. 변화의 방향이 뚜렷하지 않으니, HR 입장에서는 더욱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AI 툴은 회사에 도입됐지만, 자발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직원은 극히 드물고, 교육이나 콘테스트를 열어도 참여는 저조한 편이에요. 사람들이 AI를 몰라서가 아니라, ‘귀찮음’이라는 벽이 예상보다 높더라고요.

사실 AI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건 ‘개인의 동기 부여’입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사람의 동기는 결국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새로운 기술에 대한 내적 동기가 부족한 경우, 결국 외적 동기(보상이나 제재)가 어느 정도 작용해야 하죠. 하지만 한국 기업 특성상 해고가 쉽지 않다 보니, HR 입장에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디어도 나왔어요.

“AI를 잘 활용하는 직원은 눈에 띄게 더 큰 성과를 내고,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물론 AI를 못 쓴다고 무조건 퇴출하는 건 위험해요. 사회 전체가 이들의 전환 계획도 없이 책임을 회피하게 되니까요. 오히려 전환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차별화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였습니다.

한편, 개인의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팀과 조직 단위에서의 AI 활용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AI 툴을 써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이미 쓰고 있는 사내 시스템에 AI 기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게 하자"는 아이디어죠. 이렇게 하면 직원이 굳이 ‘AI를 써야지’ 의식하지 않아도, 시스템 자체가 효율을 높여주게 됩니다. 결국 UX의 중요성이죠.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경험이 AI 활용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성과 평가에 AI를 도입하는 문제였습니다. 관련 연구들을 보면, 한쪽에서는 AI 평가가 편향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사람보다 공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과거 AI 채용 시스템이 남성 중심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성을 차별했던 사례가 있었죠. 또 어떤 연구에서는 AI 평가가 여성이나 소수자에게 더 불리하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반면, AI로부터 부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사람들이 오히려 ‘공정하다’고 느꼈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어요. 결국 HR은 이 복잡한 영역에서 균형 있는 해석과 적용이 필요하겠죠.

또 하나 흥미로운 주제는 "AI가 주니어 일자리를 없애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사실 AI가 하는 일 중 많은 부분이 예전에는 주니어들이 하던 일이에요. 그런데 그게 자동화되면, 막 졸업한 신입들은 어디서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아야 할까요?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입장에서 시니어 인재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도 고민거리가 됩니다. 모두가 경력직만 뽑고 싶어 한다면, 결국 경력직의 공급 부족과 인건비 상승, 노동시장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겠죠.

이건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정부, 사회, 교육 기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지금, 기업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성과 평가 자체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으로 돌아갔죠.

“완벽한 평가 제도는 없지만, AI가 모든 업무 기여도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정말 공정한 평가가 가능해질까?”
혹은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감정과 창의성이 배제된 현대판 AI 감시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건 아닐까?”

정답은 없지만, AI가 가져올 변화 속에서 HR이 고민해야 할 것들은 정말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 수다 모임은 계속될 것 같아요. 진지하지만 재미있게, 또 가볍지만 깊이 있게.

재미있게 읽었던 자료 : 

Research: The Hidden Penalty of Using AI at Work

AI Is Here, and a Quiet Havoc Has Begun - WSJ
Call Me A Jerk: Persuading AI to Comply with Objectionable Requests by Lennart Meincke, Dan Shapiro, Angela Duckworth, Ethan R. Mollick, Lilach Mollick, Robert Cialdini :: SS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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