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 도중 팀원이 예상치 못한 말을 합니다.
"그 일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순간 머릿속에서 여러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 나한테 안 된다고 하는 건가?'
'해보지도 않고 어렵다고?' '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지?'
표정이 굳습니다. 목소리가 조금 커집니다. "그래서 안 하겠다는 겁니까?"
회의실이 조용해집니다. 회의가 끝난 뒤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는데 싶습니다.
팀원 표정도 계속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미 늦었습니다. 리더의 말은 취소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말보다 표정, 목소리, 눈빛이 더 오래 남기도 합니다.
흔한 질문 액셀 vs 브레이크
"자동차 액셀과 브레이크 중 하나만 선택한다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대부분 브레이크를 고릅니다. 이유를 물으면 비슷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가면 뭐 합니까. 서지 못하면 죽는데요." 맞는 말이죠. 상식입니다.
자동차의 본질은 가야죠!! 하지만 멈추지 못하는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위험한 물건이 됩니다. 리더십도 비슷합니다. 추진력은 중요하고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성과를 내려면 밀어붙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합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화를 내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화도 필요한 감정입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신호일 수 있고, 중요한 기준이 침해됐다는 데이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가 운전대를 잡게 두어서는 곤란합니다.
화가 난 것과 화를 알아차리는 것은 다릅니다.
다음 세 문장은 비슷해 보입니다.
"나는 화가 났다."
"나는 지금 화를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여러 감정 가운데 화를 경험하고 있다."
모두 화가 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감정과 나 사이의 거리는 조금씩 다릅니다. "나는 화가 났다"에서는 나와 화가 거의 붙어 있습니다. 화가 곧 나입니다. "나는 화를 느끼고 있다"라고 말하면 아주 작은 공간이 생깁니다.
감정을 느끼는 나와 감정 그 자체를 구분하기 시작합니다. 별 차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다음 행동을 바꿉니다.|
EQ(정서지능)는 화를 느끼지 않는 능력이 아닙니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이 시키는 첫 번째 행동 외에 다른 선택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입니다. 화를 참는 것과도 다릅니다.
참기만 하면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잠시 보류될 뿐입니다.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다른 장면에서 새어 나올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억제가 아니라 알아차림입니다.
React와 Respond 사이.
자극이 들어오자마자 자동으로 돌려주는 반응을 React라고 합니다. 팀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가 커집니다. 불편한 메일을 읽자마자 답장을 씁니다. 반대 의견을 듣는 순간 "그건 아니죠"라고 자릅니다.
빠릅니다. 너무 빠릅니다.
Respond는 자극과 행동 사이의 공간을 조금 더 넓게 사용합니다. 감정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합니다. 속도가 느리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급한 순간에는 빠른 반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들은 순간, 피드백을 하는 순간, 팀원의 실수를 발견한 순간까지 모두 위급상황일까요? 대부분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 몸은 위급상황처럼 반응할 때가 많습니다.
6초는 생각보다 깁니다.
강한 감정이 올라올 때 6초 정도 멈추는 연습을 권합니다. 감정으로 인한 즉각적인 반응이 조금 가라앉고, 자동반응 대신 의도적인 대응을 선택할 공간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6초, 짧아 보입니다. 막상 해보면 길고 깁니다.
상대가 내 말을 끊었을 때 6초,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 6초,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고받았을 때 6초는 생각보다 버티기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은 말이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잘 안 됐습니다. 지금도 늘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아, 지금 짜증에서 화로 올라가는 중이구나. 토니, 더 올라가지는 말자'라고 알아차리고도 싸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10번 중 10번은 못해도 대여섯 번은 멈춥니다. 타율 10할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강타자 아닌가 싶습니다. 정서지능은 한 번 깨닫고 완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훈련입니다.
6초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화가 난 상태에서 "화내지 말자"를 반복하면 오히려 화만 더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첫째, 감정에 이름을 붙입니다.
'화가 났다'에서 멈추지 말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봅니다. 무시당했다고 느낀 것인가, 실망한 것인가, 두려운 것인가. 내 권한에 도전한다고 느낀 것인가. 감정의 이름이 정확해지면 대응 방법도 달라집니다.
둘째, 숨을 천천히 쉽니다.
기껏해야 숨쉬기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분한 상태에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도 호흡입니다.
호흡이 짧아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말이 빨라집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는 것만으로도 몸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습니다.
셋째, 결과를 먼저 봅니다.
지금 이 말을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팀원은 무엇을 기억할까.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를 이기는 것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가. 이 질문이 중요합니다.
리더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말한 뒤에 생길 결과까지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말해야 할 때는 말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리더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야 할 말은 해야 합니다. 잘못된 행동은 바로잡아야 하고, 낮은 성과에는 분명한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다만 감정이 시키는 첫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 하겠다는 겁니까?" 대신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습니까?"
"일정을 맞추려면 무엇을 바꿔야 합니까?"
"제가 놓친 조건이 있습니까?"
문제는 그대로 다룹니다. 상처만 줄입니다. 이것이 6초가 만드는 차이입니다.
오늘 연습해보자.
다음 회의에서 불편한 말을 들으면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숨을 한 번 쉽니다. 그리고 속으로 묻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지금 하려는 말은 문제를 해결할까, 내 감정만 풀어놓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6초는 감정을 없애는 시간이 아닙니다. 감정에게 빼앗긴 운전대를 잠깐 돌려받는 시간입니다.
오늘 당신이 가장 먼저 6초를 사용해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출처 : 6Seconds CEO Joshua Free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