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율적으로 해보려고 해도 위에 가면 다 거절됩니다. 열심히 준비한 것도 윗사람의 결정 한마디에 쉽게 바뀌어 버립니다. 변화를 시도하고 싶어도 여지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최근 리더십 교육에서 한 교육생이 던진 질문입니다. 단순한 불평으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변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막힌 사람의 답답함과 무력감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거절되고, 어렵게 준비한 계획이 상사의 한마디에 뒤집힌다면 누구라도 의욕을 잃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리더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결정하면 팀원들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합니다. 굳이 새로운 생각을 하거나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더는 구성원의 주도성을 제한하면서 조직이 성과를 낼 기회까지 줄이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그 교육생에게 정작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상사가 잘못하고 있다는 설명은 그에게 위로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분에게 정말 필요했던 이야기는 상사가 왜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회사에서 만났던 선배들이 떠올랐습니다. 일을 잘했던 선배들이 모두 좋은 상사를 만났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선배는 독단적인 상사 밑에서 일했고, 어떤 선배는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조직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분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조직 전체를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이 맡은 일에서부터 개선점을 찾았습니다. 큰 변화를 한꺼번에 추진하기보다 작은 성과를 먼저 만들었고, 상사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쌓아갔습니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선배들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80~90%보다 바꿀 수 있는 10~20%에 관심을 기울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구성원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리더에게는 분명한 책임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의 여지가 없는 환경도 존재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더 노력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변화를 모두 이룰 수 없다는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상사의 권한일 수 있지만, 기존 업무의 비효율을 줄이는 것은 내 권한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 전체의 운영 체계를 바꿀 수는 없어도 자신이 진행하는 업무는 조금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큰 규모의 변화를 승인받기는 어려워도 작은 실험은 제안해 볼 수 있습니다. 상사가 아이디어를 거절했다면 같은 주장을 반복하기보다 무엇을 우려하는지 묻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제약을 인정하되, 그 제약이 나의 모든 행동까지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입니다. 리더십은 충분한 권한이 주어졌을 때만 발휘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권한이 제한되고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에서 그 사람의 리더십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그 교육생을 만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상황이 얼마나 답답한지 이해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상사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 그 상황에서도 여러분이 스스로 바꿔볼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변화의 출발점은 상사의 결정이 아니라,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에서 시작될수 있습니다. 바꿀 수 없는 90%를 바라보며 멈춰 있을 것인가, 바꿀 수 있는 10%에서 시작할 것인가. 우리의 리더십은 그 작은 선택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Small Wins: Redefining the Scale of Social Problems - Karl E. Weick
1. Large and complex problems often overwhelm people, making it difficult to take action.
크고 복잡한 문제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어 오히려 행동과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2. Breaking big problems into smaller, manageable challenges makes change more achievable.
거대한 문제를 작고 실행 가능한 과제로 나누면 변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3. Small wins are concrete, visible accomplishments that build confidence and encourage further action.
작은 성공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자신감을 높이고 다음 행동을 촉진한다.
4. A series of small wins can attract supporters, reduce resistance, and create opportunities for greater change.
작은 성공이 축적되면 지지자가 늘어나고 저항이 줄어들면서 더 큰 변화의 기회가 열린다.
5. Meaningful transformation can begin with small, practical steps rather than one dramatic breakthrough.
의미 있는 변화는 한 번의 거대한 혁신보다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다.
#팀코칭은어치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