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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는 아빠만 있고 엄마는 없다”는 말이 뇌리에 남은 날

“이 회사에는 아빠만 있고 엄마는 없다”는 말이 뇌리에 남은 날

나는 현재 어떤 유형의 리더일까? 어떤 유형의 리더십을 보완해야 할까?
HR 커리어리더십시니어리더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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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ParkMar 30, 2026
4904

몇 달전 어느날, 부사장님과의 코칭 자리에서 뜻밖의 숙제가 하나 떨어졌습니다.
“롤모델을 정해보세요.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닮고 싶은 사람을요.”

그 말이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저는 HR에서 20년을 일했고, ‘인재개발’을 주업으로 삼아왔지만, 정작 내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는 나의 개발과 성장방향에 대해 선명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평소 존경하던 여성 리더들을 떠올리고, 구글 검색으로 인터뷰 기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HR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 임원이 되고, CEO가 되고, 조직의 변화를 만든 여성 리더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늘 즐겨 쓰던 “AI 도구”가 생각났습니다. AI는 패턴 분석의 강자입니다.

“많은 사례를 모으면, 공통의 패턴이 보이고, 패턴이 보이면 나의 전략을 설계할 수 있겠다.”
저는 여성 리더들의 커리어를 ‘데이터’처럼 많이 모았습니다. 그리고 AI를 통해 제가 어떤 패턴으로 성장해나가야 할지 제대로 코칭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발견한 여성 리더들의 공통점: ‘경력’이 아니라 ‘구조’를 만든 사람들

제가 찾은 여성 리더들의 경로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찾은 저의 롤모델 중 일부를 소개해드리면,,,LG그룹 최초 여성임원 윤여순 대표님, 비비고 브랜드 창시자 노희영 고문님, 현대자동차그룹 조미진 전무님, 리박스 정태희 대표님, CJ 올리브영 이선정 대표님, 포스코 이유경 부사장님 등등 약 30여분을 서칭했습니다.)
HR에서 시작해 HR 임원이 된 사람도 있었고, 마케팅·기획·커머스·영업 등 비즈니스 전선에서 대표가 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한 회사에서 오래 성장했고, 누군가는 여러 글로벌 기업을 건너며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어떤 사람은 HR에서 예술경영으로, 어떤 사람은 컨설팅에서 기업 임원으로, 또 어떤 사람은 스타트업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하나 보였습니다.
이분들은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올라간 사람”이라기보다, 그 자리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만든 사람에 가까웠습니다. 지금도 여성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창이 존재합니다.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조직이 만들기도 하는 유리창입니다. 저들이 일했을 시대에는 더했을 텐데..어떻게 여성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질문과 함께 저는 여기서 성장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성형 리더십 vs 남성형 리더십: 성별이 아니라 ‘운영 방식’의 문제

우리는 종종 ‘여성 리더십’이라고 하면 배려, 공감, 수평적 소통을 떠올립니다. 반대로 ‘남성 리더십’은 위계, 결단, 드라이브, 성과를 떠올리죠.
그런데 저는 이 구분이 생물학적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람이 상황에 따라 충분히 둘 다 할 수 있고, 조직은 둘 중 하나만으로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노희영 고문님께서 말씀하신 비유가 하나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아빠만 있고 엄마는 없는 것 같다.”

여기서 아빠는 ‘규율과 목표’를 상징하고, 엄마는 ‘돌봄과 성장’을 상징합니다.
조직이 성과만 강조하며 조여오기만 하면 사람은 마릅니다.
반대로 공감만 강조하며 풀어놓기만 하면 성과가 흐트러집니다.

결국 리더십은 늦췄다 풀었다 하는 ‘균형의 기술’에 가깝습니다.
이솝우화 <햇님과 바람>에서 햇볕이 코트를 벗기듯, 강압보다 설득이 효과적인 순간이 있고
반대로 위기에는 단호함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AI가 일을 빠르게 대신하는 시대에는,

사람에게 남는 일이 무엇인지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창의성, 협업, 신뢰, 의미…

이런 것들은 ‘사람 사이’에서만 만들어지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배려와 칭찬, 팀을 이해하는 힘이 점점 더 중요한 리더십으로 떠오릅니다.

여성형 리더십이 각광받는 이유는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사람이 필요한 일을 더 잘 작동시키는 운영 방식이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내가 20년간 모신 리더들: “정답은 없고, 유형은 있다”

저는 20년 동안 다양한 리더들을 가까이에서 모셨습니다.
그리고 확신하게 된 게 있습니다.

리더십에는 정답이 없지만, 반복되는 ‘유형’은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나는 어떤 유형인지”보다 “나는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라는 시사점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만난 리더들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① 성과의 화신형

성과를 위해 불도저처럼 전략을 세우고 밀어붙입니다.
속도와 완성도에 타협이 없고, 위계와 보고 체계가 명확합니다.
장점: 위기 돌파, 성과 창출, 속도.
그늘: 긴장도가 높아 사람을 소모시키기 쉽습니다.

② 강점 육성형

R&R보다 사람의 강점을 먼저 보고 일을 배분합니다.
직책을 건너뛰어도 팀의 목적을 위해 유연하게 움직입니다.
장점: 성장 체감, 주도성, 몰입.
그늘: 역할 경계가 무너지면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③ 나는 나, 너는 너형

리더는 너무 바쁘고, 본인은 탁월합니다.
그래서 육성·피드백은 부족하지만 대신 권한을 크게 줍니다.
장점: 자율, 권한, 빠른 실행.
그늘: 방향감 상실, 불안, 성장의 시행착오가 커질 수 있습니다.

④ 빨간펜 선생님형

섬세하고 꼼꼼합니다. 디테일과 완벽을 중요시합니다.
잘못한 점을 정확히 짚어주지만 칭찬은 인색합니다.
장점: 퀄리티, 기본기, 실력 향상.
그늘: 자존감 저하, 자율성 위축, 관계 긴장.

⑤ 이상적인 창조자형

디테일보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처음엔 두루뭉술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맞았네”가 됩니다.
장점: 미래지향, 큰 그림, 도전.
그늘: 실행의 불확실성, 구성원 설득 비용 증가.

이 다섯 유형은 모두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한 가지 유형만 ‘정답’처럼 고집할 때 생깁니다.

성과만으로 조직을 끌고 가면 관계가 무너지고,
관계만으로 조직을 끌고 가면 성과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여성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노희영 대표님은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여성형/남성형”은 생물학적 성별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꺼내 쓰는 레버(lever)다.
좋은 리더는 자신에게 없는 레버를 ‘팀’과 ‘시스템’으로 보완합니다.

내가 ‘엄마형’에 가까우면 중간 리더에 ‘아빠형’을 세우고,
내가 ‘아빠형’에 가까우면 팀에 ‘엄마형’을 의도적으로 심으라고 조언합니다.
리더십은 혼자 완성하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든 균형이기 때문입니다.

여성 리더로 성장한다는 것: “연민, 학습, 참을성”을 ‘운영’으로 바꾸는 일

노희영 대표님의 어디서나 인정받는 리더 되는 법 3가지는 마음에 오래 남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유튜브를 참조해주세요!) 그것은 대표님께서 리더로서 경험한 성공과 후회를 반영한 결정체 같았습니다.

  1. 자기 부하에 대한 연민

  2. 함께 학습하려는 노력

  3. 참을성


이 세 가지는 따뜻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운영적인’ 역량입니다.
연민은 단순히 착한 마음이 아니라 사람을 관찰하고 맥락을 읽는 능력이고,
학습은 개인 공부가 아니라 팀이 함께 배우도록 설계하는 힘이며,
참을성은 감정 조절이 아니라 성과의 리듬을 조율하는 능력입니다.


모든 리더가 말합니다. 리더는 외로운 자리라고.
왜냐하면 리더는 팔로워에게 자신의 감정을 모두 노출할 수 없으니까요.
구성원에게 필요한 건 리더의 감정 공유가 아니라, 버티고 나아가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또 AI처럼 너무 교감이 되지 않는 리더도 팔로워에게는 따르기 힘든 존재가 됩니다.

리더십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되, 조직의 방향을 잃지 않는 능력
팀을 살피되, 성과를 미루지 않는 용기

이며, 이것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여성형 리더십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HR의 길: “성장”은 감이 아니라 설계다

제가 여성 리더들의 커리어를 모으며 특히 주목한 대목이 있습니다.
HR이 단지 ‘지원부서’가 아니라,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과 연결될 때, HR 리더는 더 넓은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입니다. HR이 CEO의 언어로 말하고, 비즈니스의 언어로 설계하며, 데이터로 설득할 수 있을 때 말이죠.

이 지점에서 제 일은 더 선명해졌습니다.
성장은 좋은 의지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성장은 구조로 만들어집니다.

  • 배우게 만드는 구조(학습 경험 설계)

  • 자라게 만드는 구조(피드백·코칭·배치)

  • 증명하게 만드는 구조(성과와 연결되는 성장)

그리고 이 모든 구조의 중심에는 리더가 있습니다.
좋은 리더가 많아질수록 조직의 성장 비용은 줄어들고, 성장 속도는 빨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여성 리더십을 말하면서도, 결국 “리더십”이라는 단어 뒤에 붙어야 할 진짜 목적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리더십은 권력이 아니라, 성장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마지막 질문: 당신은 어느 유형의 리더인가요?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질문을 남기고 싶습니다.

  • 나는 성과의 화신형인가, 강점 육성형인가, 자율 위임형인가, 완벽주의형인가, 비전 제시형인가?

  • 내가 자연스럽게 잘하는 레버(조이기/풀기)는 무엇인가?

  • 반대로 내가 약한 레버는 무엇이며, 그 레버를 ‘팀’과 ‘시스템’으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여성 리더십은 “여성이라서 가능한 리더십”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변하는 시대에 더 필요해진 리더십의 한 축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축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아빠의 단단함이 필요하고,
지속하기 위해 엄마의 따뜻함이 필요합니다.
좋은 리더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둘을 균형 있게 운영하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노희영 고문님의 말씀처럼 멈추지 말고 리더도 끊임없이 스스로 자라가야 하겠습니다.


rk
Grace Park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20년 동안 사람의 성장을 설계해 온 HR 전문가입니다. 채용/육성/조직문화/코칭까지 HR의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고, 최근에는 HR Analytics와 조직/리더십 진단으로 성장의 방향을 더 정교하게 잡는 일을 합니다. 제도와 콘텐츠를 연결해 배움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현실에서 구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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