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밋업
컨퍼런스
커뮤니티
"이도 저도 아닌" 제네럴리스트의 반격, 혹은 생존법

"이도 저도 아닌" 제네럴리스트의 반격, 혹은 생존법

AI시대에 중요한 것은 흩어진 맥락을 연결하고 AI라는 도구를 지휘해 혼자서 5인분의 몫을 해내는 '슈퍼 제네럴리스트'의 역량
HR 커리어미드레벨
on
goodwonFeb 13, 2026
10247

HR 바닥에서 제네럴리스트는 오랫동안 '무난한 사람' 취급을 받아왔다.

뭐든 좀 알긴 아는데, 진짜 전문가는 아닌 사람. 스페셜리스트가 "탁월함"의 상징이었다면,

제네럴리스트는 기껏해야 "두루두루 잘해요"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 좀 다른 생각이 든다. 생성형 AI가 쏟아져 나오고, AI 에이전트라는 것까지 등장하면서,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은 기계가 상당 부분 대신해 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그러면 남는 건 뭘까?

흩어진 맥락을 꿰뚫고, 이 도구를 제대로 부려서 “혼자 몇 사람 몫을 해내는 능력”
결국 그게 제네럴리스트가 원래 해오던 일 아닌가?

이건 그냥 트렌드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사람 한 번 뽑으면 내보내기 어려운 한국 기업 환경에서는,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꽤 절실한 생존 이야기다.

얼마 전 사티아 나델라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한 문장에서 멈췄다.
"AI 도입으로 근로자 1인당 인건비는 늘어나겠지만, 기업 전체의 총 인건비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다."

처음엔 모순처럼 들렸다. 1인당 비용은 올라가는데 전체는 줄어?

그런데 좀 곱씹어보니 섬뜩하면서도 명쾌했다. AI를 잘 쓰는 소수가 남고,

그 소수에게 더 많이 주더라도 머릿수 자체를 줄이겠다는 뜻이니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이런 방향을 잡고 있는데, 우리 같은 중견·중소기업은 어떻게 될까?

한국은 고용 유연성이 낮다. 경기가 나빠져도 인력 조정이 쉽지 않다.

12년 동안 HR을 하면서 매년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 현업에서는 "사람 더 주세요.", “빨리 뽑아주세요.”

경영진은 "인건비 줄일 방안을 모색해보세요." 그 사이에서 늘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제는 대답을 좀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 "몇 명 더 뽑겠습니다" 대신,

지금 있는 사람들이 AI로 단순 반복을 걷어내고 업무 밀도를 올리는 쪽으로.

그래야 고용 경직성이라는 리스크도 줄이고, 성과도 지킬 수 있다.

말이 쉽지,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방향은 그쪽이라는 확신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커리어 내내 깊이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제네럴리스트라는 말이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실상은 '뭐 하나 확실하게 내세울 게 없는 사람' 같다는 자격지심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AI 툴들을 하나씩 업무에 붙여보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다.

법률 검토, 데이터 분석, 간단한 코딩까지.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들을 AI한테 시켜보니,

완벽하진 않아도 스페셜리스트 흉내 정도는 낼 수 있게 됐다.

물론 "흉내"라고 스스로 줄을 그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흉내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예전엔 5명이 필요했던 일을, 전체 맥락을 아는 사람 한 명이
AI 에이전트 서너 개를 데리고 해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셜리스트의 깊이를 AI로 빌려온 제네럴리스트가

조직 안에서 오히려 더 대체하기 어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퇴근하면 곧바로 아내와 바톤터치를 통해 육아를 시작하게 된다.

핑계이긴 한데, 스페셜리스트가 되려면 특정 분야를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깊게 파아햐지만,

아이의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나면 이미 녹초다.

앉아서 책을 읽겠다고 펴면 10분 만에 눈이 감긴다. 그런 내게 AI는 좀 과장하면 동아줄이었다.

내 머릿속에 모든 걸 넣을 필요 없이,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만 알면 되니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워킹 대디에게 AI 리터러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스킬에 가깝다.

네트워킹 모임에 나가보면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제 우리 뭐 먹고살아야 하냐."

농담이기도 하고 진담이기도 한 그 무게.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저것 두루 해본
우리 같은 사람들이 AI를 쥐었을 때 가장 파괴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비슷한 것도 갖게 된다.

희망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근거가 빈약하고, 그렇다고 버리기엔 꽤 그럴듯한.

물론 이 이야기를 "당장 채용 멈추고 AI 씁시다"로 단순화할 수는 없다.

구성원들은 "내가 대체되는 거 아냐?" 하고 불안해할 테고,

"일만 더 시키고 월급은 그대로냐"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AI 활용으로 업무 효율을 높인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충원을 하지 않고 AI로 인력의 빈자리를 메운 경우 ‘분담 수당’을 지급한다면,

나델라가 말한 "1인당 인건비 상승"을 실제로 체감하게 만들 수 있을까.

단순한 툴 교육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AI 리터러시 교육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맞을


on
goodwon
12년차 인사 제네럴리스트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