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답을 아는데도 질문해야 할까

이미 답을 아는데도 질문해야 할까

Leader Autonomy Support in the Workplace
코칭리더임원CEO
코치
이형준 코치Sep 13, 2026
1627
PA | AI Connect 2026 — 데이터로 여는 HR의 다음 단계, 2026.11.6 코엑스 오디토리움 3F

“코치님, 원인을 이미 너무 잘 아는데 굳이 또 질문해야 하나요?”

리더들을 대상으로 코칭 교육을 하다 들은 질문입니다. 특히 한 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팀장일수록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함께 일한 지 몇 년이 된 팀원이고, 비슷한 문제를 여러 차례 지켜봤습니다. 업무가 늦어지는 이유도 알고 있고,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합니다. 이전에도 몇 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니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그 친구를 얼마나 오래 봤는데요. 왜 그런지 압니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실제로 경험 많은 리더의 원인 추정은 꽤 정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의 업무 습관도 알고 있고, 강점과 약점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고 어떤 일을 미루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질문을 드립니다.

“그 원인을 팀장님이 알고 있는 것과 팀원이 알고 있는 것은 같은 것일까요?”

여기서 질문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질문은 리더가 몰라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팀원이 스스로 알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팀원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팀장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업무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우선순위야.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어. 앞으로 중요한 업무부터 처리해.”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팀원이 자신의 업무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급한 일부터 처리하다 보니까 정작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문장은 같은 원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화 이후의 움직임은 다를 수 있습니다. 리더가 말해 준 원인은 설명에 머물기 쉽지만, 팀원이 자기 입으로 발견한 원인은 선택과 결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스로 말했다고 해서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원인을 이해하고 선택한 행동일수록 실행의 주도권은 팀원에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코칭에서 질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질문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가 이미 우선순위 문제라고 확신하면서 이렇게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업무가 자꾸 늦어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팀원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팀장은 속으로 기다립니다. ‘아니야. 내가 듣고 싶은 답은 그게 아닌데.’ 질문이 이어집니다. “혹시 우선순위의 문제는 아닐까?” 이쯤 되면 팀원도 압니다. ‘팀장님은 이미 답을 정해 놓으셨구나.’

이것은 질문이라기보다 정답 맞히기에 가깝습니다. 팀원들은 생각보다 빨리 유도 질문을 알아챕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리더의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 팀장이 원하는 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험이 많은 리더들에게 모르는 척 질문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차라리 자신의 가설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시간 배분과 우선순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해요?”

이 질문에는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리더의 경험에서 나온 가설과 팀원의 관점을 존중하는 호기심입니다. 저는 이것을 ‘가설을 가진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없는 것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리더의 경험은 중요한 자산입니다. 다만 경험에서 나온 판단을 곧바로 정답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보고 있는데, 내가 놓친 것은 없을까?”

경험 많은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답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답을 가설의 자리에 놓는 능력입니다. 자신의 판단을 가설로 본다면, 대화가 효과가 없을 때 자신의 접근법 역시 다시 살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도 안 바뀝니다.”

이 역시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쉽게 팀원을 문제 삼습니다. “본인이 바뀔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인 진단 자체가 틀렸을 수도 있고, 팀원이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더는 “우선순위를 못 정한다”고 생각했지만, 팀원 입장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요청을 거절할 권한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원인 진단과 상황 이해가 어긋나 있으면 같은 말을 열 번 반복해도 행동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리더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세 번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했는데 바뀌지 않았다면 네 번째에도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이 질문은 리더에게도 필요합니다. 팀원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때로 팀원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리더의 접근 방식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대화를 반복했는데 계속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팀원만이 아니라 리더의 대화 방식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사람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몇 번의 행동만 보아도 원인이 보이고, 비슷한 사례가 떠오르고, 해결 방법도 빠르게 생각납니다. 이것은 경험 많은 리더의 큰 강점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강점이 함정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이미 알아.” 이 생각이 강해지는 순간 검증은 사라지고 처방이 시작됩니다. 좋은 리더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판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좋은 질문은 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Leader Autonomy Support in the Workplace: A Meta-Analytic Review.”- Slemp, G. R., Kern, M. L., Patrick, K. J., & Ryan, R. M.

1. Slemp et al. (2018) conducted a meta-analysis of 72 studies involving more than 32,000 employees to examine leader autonomy support in the workplace.

Slemp 등(2018)은 72개 연구, 3만 2천 명 이상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리더의 자율성 지원 행동을 분석한 메타연구.

2. Leader autonomy support refers to listening to employees’ perspectives, providing meaningful choices, explaining reasons, and encouraging self-initiation.

자율성 지원 리더십은 구성원의 관점을 듣고, 의미 있는 선택권을 주며, 이유를 설명하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격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The study found that autonomy-supportive leadership was positively related to autonomous motivation, job satisfaction, work engagement, well-being, and proactive behavior.

이러한 리더십은 자율적 동기, 직무만족, 업무몰입, 웰빙, 주도적 행동과 긍정적인 관련이 있었습니다.

4. It was also associated with stronger satisfaction of employees’ needs for autonomy, competence, and relatedness.

또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기본 심리 욕구의 충족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5. The findings suggest that leaders are more effective when they help employees understand, choose, and own their actions rather than simply controlling their behavior.

연구는 리더가 행동을 통제하기보다 구성원이 이유를 이해하고 선택하며 자신의 행동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코치
이형준 코치
조직과 직장인의 행복한 성공을 돕습니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CEO : 2025년 한국코치협회 선정 올해의 코치. (KSC,PCC,ACTC) AI를 활용한 코칭스킬 업그레이드, 팀코칭 ALIGN, FIRE! 불붙는 조직 만들기 저자 / ICF Korea Chapter 부회장,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MBA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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