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팀 프로젝트에서 사람 때문에 실패했던 사례가 있나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면접을 볼 때 던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팀워크와 협업 태도, 리더십 잠재력을 엿보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결국 확실한 자기만의 취향이 있는 사람이 뽑힌다. “당신의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을 묻고,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던진다. 역경을 잘 극복하고 이후 오히려 더 단단해진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제 팀핏의 시대가 온다!
최근 기업은 조직문화에 부합하는 인재뿐 아니라, 팀 단위의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직문화 적합성(Organizational Culture Fit)’보다 ‘팀 적합성(Team-fit)’이 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용 과정에서도 팀(Team)과의 핏(Fit)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스펙이나 스킬보다 함께 일할 구성원들과의 조화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팀은 조직의 가장 기본 단위이며 전사적 전략보다 팀 단위 실행력이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팀빌딩(Team Building) 과정에서 팀의 문화와 핏이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직무역량이 뛰어난 사람보다, 팀 가치와 행동규범에 부합하는 사람이 더 오래, 더 잘 일을 한다. 이를 위해 팀 컬처를 구성하는 핵심 가치와 기대 행동을 팀원들과 함께 정의하거나 재정립해야 한다. 관리자 중심의 일방적인 기준보다, 구성원이 참여한 기준이 현장성과 수용도가 높다. 이 과정은 면접 평가 기준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모호한 인상 평가보다 구체적인 행동지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과정을 통해 팀원들의 소속감과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
잘 뽑은 한 명이 팀 분위기를 살린다.
팀이 살아야 조직도 살아난다. 팀 구성원을 뽑는 순간은 팀의 성과와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결정적 기회(decisive opportunity)’다. 채용할 때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주의가 넘치는 사람을 걸러내야 한다. 특히 숟가락만 얻고자 하는 얄팍한 ‘무임승차자(Free-rider)’를 사전에 만나지 않고‘프리스크린(pre-screen)’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면접 이전에 적합하지 않은 인재를 식별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잘 뽑은 인재 한 명이 팀 분위기를 살린다. 한 사람의 역량, 태도, 가치관은 팀 전체에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잘 뽑은 리더가 팀핏을 리드하고, 문제해결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반대로, 잘 못 뽑은 인재 한 명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지어 기준 없이 뽑은 인재는 팀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도대체 팀핏이란 무엇인가?
‘팀핏’이란 원래‘개인-팀 적합성(Person-team fit)’을 의미며, 지원자가 배치될 팀의 업무 스타일, 소통 방식, 가치관, 협업 태도, 갈등 대응 방식 등이 지원자와 얼마나 잘 맞는지 평가하는 개념이다. 기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팀 문화와 얼마나 잘 맞는지도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고려하는 추세이다. 같은 조직이라도 팀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팀 단위의 궁합이 조직 내 정착과 성과에 더 결정적이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해야 하는 채용 과정에서는 미세한 적합성 판단이 매우 섬세하고 전략적이어야 한다. 단순히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이 팀에 맞는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조직은 점차 팀 중심으로 채용이 바뀌고 있다.
‘팀 빌런(Team Villain)’은 팀장의 선의를 이용한다. 팀에 불화가 생겼을 때 온전히 팀장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팀 내 빌런이 있다면 함께 갈 수 없다. 빌런은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핑계만 댄다. 빌런은 팀 자체를 흔들어버린다. 반드시 빌런을 팀에서 제거해야 한다. 팀 해고는 ‘채용의 실수’라고 인정할 때 ‘채용의 교훈’이 된다. 채용은 인사팀만의 일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 ‘누구를 뽑느냐’는 곧 ‘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팀의 DNA를 바꾸고 싶다면 채용부터 바꿔야 한다. 그만큼 채용은 인재의 변화에 대한 시작점이다.
“당신은 5년 이후 팀에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기업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팀워크(teamwork)가 필수이다. 개인 역량의 총합보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더 큰 결과를 만든다. 팀워크가 기술 중심이라면, 팀스피릿(Team Spirit)은 정신과 문화 중심이다. 행동의 방식보다 존재의 태도와 정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팀스피릿은 팀의 응집력을 높이고, 팀원 개개인의 만족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팀핏’이라는 개념을 추상적인 인상에서 구체적인 기준으로 전환시킨다. 채용과 운영 모두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한다. 팀원들에게 적절한 권한을 위임하고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뒤,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다이나믹한 팀’을 만들 수 있다. 고정된 조직도보다 유연한 역할 중심의 팀 운영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따라서 이제는 조직 전체의 ‘컬처핏(Culture Fit)’에 맞는 인재를 찾기보다, 각 팀의 목표와 분위기에 최적화된 ‘팀핏(Team Fit)’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조직 단위의 일체감보다 팀 단위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성과 창출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팀핏이 잘 맞는 인재
팀장 중심으로 팀원들이 개인플레이를 자제하고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Netflix)는 프로 스포츠팀 같은 조직을 지향한다. 가족처럼 무조건 포용하기보다는 각자의 역량과 태도가 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를 중시하다. ‘팀핏이 잘 맞는 인재’는 넷플릭스의 빠른 의사결정, 높은 자율성, 혁신적인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키퍼 테스트(Keeper Test)’라는 기준을 적용해, 현재 팀원이라도 “지금 다시 채용한다면 이 사람을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면 과감히 결별한다. 키퍼 테스트는 2009년 넷플릭스의 창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직원의 성과를 평가할 목적으로 6개월마다 한 번씩 테스트를 실시하도록 관리자들에 권장했다. 넷플릭스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 팀에 꼭 필요한 인재, 적극적으로 남기고 싶은 인재이다. 넷플릭스 팀은 “동료가 곧 회사를 떠받치는 이유다”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를 깊이 존중하고 책임을 함께 나누며, 최고의 동료와 함께하기 위해 스스로 높은 기준을 자발적으로 설정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채용은 양보다 질이 중요해진다
최근 기업들은 자금 운용의 어려움과 투자 축소로 인해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소극적 채용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 퇴직률은 높아지고, 인력 감축과 재배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인적 구성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은 더 이상 ‘많이 뽑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핵심인재를 신중히 선별하는 것’으로 채용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채용의 핵심은 인재의 숫자보다 질 높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평균 이하의 인재는 과감히 배제하는 방식에 있다. 이제 팀에서 ‘팀핏’이 채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모든 채용 프로세스에는 채용의 본질에서 팀핏 매칭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채용트렌드 시리즈 저자 윤영돈 박사(지혜의탄생 대표 / 인사혁신처 채용분과 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