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심리학. 인간다움 (1)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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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심리학. 인간다움 (1) 공감

인문심리. AX시대 인간다움은 무엇일까요. 소프트스킬이라는 것도 인간 심리 깊은 곳을 들여다볼때 그 답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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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실
정용실Jul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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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창의공학연구원에서 <Chat GPT시대, 공감과 소통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의를 요청해왔습니다. 당시는 아직 AI가 상용화되지 않았을 때였고,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영화의 상황 뿐이었죠. 그래서 스파이크 존즈감독의 <Her>를 다시 보았습니다. 심리적 관점에서 말이에요. 찬찬히 보고 또 보면서 미래의 우리 모습을 상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저는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사랑’에 집중해보았어요. 사랑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거라 생각했어요. 테오도르의 친구, 에이미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했지요.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미치게 돼. 사랑이란게 원래 좀 그래 뭐랄까…공공연히 허락된 미친 짓이거든.”

그렇지요, 사랑이란 묘한 것이어서 그 다양한 모습을 우리들조차 설명하기 어렵고, 사랑을 하는 인간의 모습은 가히 놀랍기도 하고 미친 것만 같은 괴력을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사랑하게 되면서 행복한 하루하루에 도취되어 지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사만다와 접속이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그는 이런 문구를 보게 됩니다.

“운영체제를 찾을 수 없습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접속이 되지 않자, 그녀가 영원히 떠나버린 건가 싶어 그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합니다. 길에서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구르고… 정말 에이미의 말처럼 미친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다 겨우 접속됩니다. 휴우~.

그 순간 그는 사만다에게 바로 질문을 던집니다.

“나랑 얘기하는 동안에 동시에 다른 사람들하고도 말해?”

“응”

“지금도 말하고 있나? OS든 뭐든?”

“응”

“얼마나”

“8316명”

“… … “

“그럼….나 말고 누군가를 사랑해?”

“그건 또 왜 묻는데?”

“몰라, 대답해봐.”

“이 얘길 어떻게 할지 고민했어.”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데?”

“641명”

“뭐라구? 말도 안 돼! 미친 소리잖아.”

사만다의 이 말을 듣는 순간, 여러분은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마음 한 견이 무너지는거 같지 않으신가요? 우리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가지는 집착, 그 밑바닥엔 아이같은 자기 중심성과 나약함이 보입니다.

저는 여기서 테오도르가 아내 캐서린과의 별거를 통해 받은 ‘상처’와 혼자 사는 시간동안의 ‘외로움, 공허함’을 사만다를 통해 채워가려했지만 끝내 채울 수 없게 된 것을 주의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우린 어쩌면 인간관계에서 다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들을 제일먼저 AI에게서 채우려 하나, 인간은 모순적이게도 그렇게 바라던, 원하면 언제나 접속해 만날 수 있고, 피곤하면 바로 차단할 수 있는, 게다가 자신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말만 해줄 수 AI에도 만족하질 못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그 답이 보입니다.

사만다가 떠나고 테오도르를 찾은 사람은 바로 자신과 비슷하게 관계에 실패하고 상처받은 친구, 에이미였지요. 두 사람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 말없이 어스름한 도시의 새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에이미는 테오도르의 어깨에 조용히 머리를 기댑니다. 서로 상대의 상처를 말없이 이해하며 둘 다 외롭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되지요. ‘나와 같이 상처와 외로움을 가진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정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릅니다.

AI가 이해할 수 없는, 우리도 잘 모르는 인간의 진짜 마음. 그것은 결핍과 외로움을 완벽한 대상으로 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아픔을 가진 서로가 손을 꼬옥 붙들고 함께 하겠다는 마음, 바로 따스한 공감이 필요했던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이렇듯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인문심리 시리즈는 문학과 영화, 책 속에 나온 인간다움을 하나씩 찾아가보겠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용실
정용실
소통전문가, 감정연구자, 내면탐험가
소통, 감정, 공감, 무의식, 직관 등 인간만이 가진 능력에 관심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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