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역량빙산모형을 뒤짚어 보아야 할 때(역량평가)](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686/cover/9a91f1d8-38e1-4fee-b230-18e62eb19053_istockphoto-1470498721-1024x1024.jpg)
경영컨설턴트 포지션의 큰 특징은 매달 다양한 기업 인사담당자 및 경영진을 만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나 현황을 들을 수 있고 한편으론 내가 인사담당자나 경영진들의 최근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는 상담가의 역할도 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노무분야로 대화 주제가 흘러가게 되면 생생한 현장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자발적 사직임에도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권고사직을 당당하게 요청하는 직원에게 이를 거부한다고 하니 며칠 뒤 그 직원의 배우자가 전화해서 욕설을 했다는 이야기, 상사와의 마찰로 사내에서 폭행사건이 있었던 이야기, 야근 시 택시비 지급을 철저히 관리하지 않는 다는 점을 악용하여 주 3회 이상 '서울→일산'을 택시를 타고 귀가한 이야기(실제 야근을 한 기록은 없었음)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기본소양, 예절, 배려와 같은 가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옅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몇몇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는 사람 간의 대면 소통과 교류를 감소시키고,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주의를 심화시키며 사회적 교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핵가족화로 자란 세대가 성인이 되어 노동시장에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과 협력하거나 갈등을 조율하는 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사례들은 조직 내에서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양과 관계 형성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기존의 역량빙산 모델이 성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이를 뒤집어 장기적인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비가시적 역량 중심의 체계로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역량빙산 모델(Competency Iceberg Model)은 개인의 역량을 빙산에 비유하여 가시적인 부분과 비가시적인 부분으로 구분한 모델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처럼 관찰 가능한 지식(Knowledge)과 기술(Skills)과 같은 가시적 영역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개발할 수 있으며 업무 수행에서 즉각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빙산의 더 큰 부분은 수면 아래 숨겨져 있다. 비가시적 영역은 개인의 내면적 특성과 동기, 가치관, 그리고 사회적 태도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공감 능력, 책임감, 협력적 태도와 같은 요소들은 비가시적 영역에 속한다. 이는 관찰이나 측정이 어려운 특성이지만, 장기적으로 개인의 행동과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존의 평가체계는 주로 기술적(직무)역량과 성과지표에 초점을 맞추는 가시적 영역 중심의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했는지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며 정해진 성과 목표(KPI)를 달성했는지 여부가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러한 방식은 명확한 기준과 수치화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비교 가능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 방식은 구성원이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발휘하는 사회적 능력을 측정하기엔 한계가 있다. 정서적 공감 능력, 협력적 태도, 설득력, 사회적 인지력 등과 같은 비가시적 역량은 기술적 성과와는 별개로 조직의 장기적인 건강과 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체계에서는 부차적으로 다뤄지거나 평가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 능력은 조직의 복잡한 협업 구조에서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성공은 단순히 개인의 기술적 기여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구성원이 서로 신뢰를 쌓고 갈등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조율하며 조직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조화시키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는 기존 평가 체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사회적 능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평가체계는 비가시적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적 능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평가 체계는 단순히 기술적 성과를 넘어 조직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