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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우리에게도 요구될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인사] 우리에게도 요구될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HRBP리더
태훈
허태훈Oct 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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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ro

기업은행 이직 후 매주 여러 중소기업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많은 데이터와 사례를 보고 경험하고 있다. 특히 짧은 컨설팅 수행기간 내 주요 이해관계자(경영진)를 설득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활용하여 직관적인 보고서를 즐겨 활용하곤 한다. 나아가 자연스럽게 숫자에 집중을 하다보면 이 숫자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논리를 이끌어 내야 빠른 설득이 이뤄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재무제표, 인사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매출액과 인건비의 상관관계가 높고, 인당 인건비가 산업 대비 높으며 특히 변동비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효율적인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의 활용이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 반대로 '최근 3개월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 현황을 보고하면 되지 않는지?'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단순히 시간외 근로 현황을 보여주는 것과 매출액, 영업이익, 인건비, 산업과의 비교 등 단계별로 이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얹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은 경영진 설득에 시간외 근로 현황을 보여주는 것

보다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얼마전 강의에서 지방 제조업체의 2014년 평균연령이 34.7세이고 2024년 평균연령이 43.3세인 데이터를 보여주고, "여러분이 인사 담당자라면 어떤 접근을 하며 어떤 가설을 추론할 것인지?" 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적이 있다. 생각보다 답변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위 숫자를 인력 채용에 관점에서 보면 신규인력 채용이 거의 없다고 추론하고 신규 채용이 실제로 없었는지?, 아님 신규 인력을 채용 했음에도 이들의 유지에 실패한것인지?에 대한 후속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도 되고, 인건비 관점에서 만일 호봉제 기업이라면 평균연령의 상승에서 상승하는 인건비의 분석을 해본 뒤 임금체계 개편의 신호탄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산업안전의 관점에서 현장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산업재해 유형 분석을 해도 되며, 인사 전략과 교육의 관점에서 생산인력의 숙련도 관리의 필요는 없는지? 이들의 이탈에 따른 숙련도 전수의 문제는 없는지? 등 일을 하고자 한다면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데이터를 찾고 분석하며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사내 컨설턴트의 역할이 앞으로 인사(HR)에서 무척 중요해질듯 하다. 이는 데이터 리터너시(Data Literacy) 역량을 갖추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다.

2. 데이터 리터너시의 개념과 인사(HR)

그렇다면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란 무엇일까? 데이터 리터러시를 엑셀을 잘 다루거나 SPSS와 같은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능력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리터러시는 그보다 훨씬 본질적인 역량이며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고, 의심하고, 설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평균연령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34.7세에서 43.3세로 증가'라는 숫자를 보고 누군가는 "직원들이 나이가 들었구나"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춘 인사담당자는 이 숫자 뒤에 숨겨진 채용 중단, 인재 유지 실패, 인건비 상승, 산업재해 위험, 숙련도 단절 등이라는 복합적인 이슈들을 읽어낸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누군가는 '정보'를 얻고 누군가는 '인사이트'를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사(HR) 영역에서 데이터 리터러시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사 업무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는 유연한 업무이고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업무다. 재무나 회계처럼 명확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산이나 품질처럼 즉각적인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인사의 성과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이며 같은 제도를 도입해도 조직문화, 업종,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데이터 리터러시의 진가가 발휘된다. 인사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우리는 경영진과 현장 리더들을 설득해야 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문제의 본질을 밝혀내야 하며 변화의 주도권을 강하게 쥐고 오랜 시간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변화 추진자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인사의 변화는 조직 전체의 변화를 수반한다. 채용전략을 수립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하거나, 평가제도를 바꾸거나, 조직문화를 전환하는 일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긴 여정 동안 회의론자들을 설득하고 중간 성과를 확인하며 방향을 조정해 나가려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감과 직관만으로는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없다. 결국 데이터 리터러시는 인사담당자가 조직의 변화를 설계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변화의 동력을 유지하며 목표 달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3. 데이터 리터너시의 4요소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데이터 리터러시는 네 가지 핵심 역량으로 구성되며 인사담당자는 이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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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석 역량이다. 이는 지표나 수치를 읽는 것이 아니라 현상과 연결해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퇴사율 15%'라는 숫자를 보고 이것이 우리 산업에서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작년 대비 개선된 것인지 악화된 것인지, 어떤 부서나 직급에서 특히 높은지를 맥락과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여가 높은 직원의 성과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급여 인상이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비판적 사고 역량이다. 데이터를 맹신하지 않고 의심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왔는가? 누락된 정보는 없는가? 특정 집단이나 시기가 과대·과소 대표되지는 않았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률이 30%에 불과하다면 나머지 70%의 침묵하는 다수가 오히려 더 불만족스러워서 응답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같은 데이터라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지 않은지 대안적 관점을 탐색하는 것도 이 역량에 포함된다.

세 번째는 질문설계 역량이다. 이는 막연한 문제를 측정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우리 회사 조직문화가 안 좋다"는 추상적 문제를 "부서 간 협업 빈도", "의사결정 참여도", "상사 피드백 빈도", "심리적 안전감 점수" 같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로 쪼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량 데이터만이 아니라 정성 데이터(면담, 관찰, 사례)를 어떻게 수집하고 통합할지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질문이 좋은 데이터를 만들고, 좋은 데이터가 좋은 답을 만든다.

네 번째는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분석 결과를 숫자 나열이 아닌 스토리로 전달하는 능력이다. 같은 데이터라도 경영진에게 보고할 때와 현장 관리자에게 설명할 때 그리고 전 직원에게 공유할 때 사용하는 언어와 시각화 방식은 달라야 한다. "지난 분기 교육훈련비가 전년 대비 20% 증가했습니다"보다는 "우리는 직원 1인당 연간 50만원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동종업계 평균의 2배 수준입니다. 그 결과 교육 참여자의 업무 적용률이 78%로 미참여자 대비 생산성이 15% 높았습니다"가 훨씬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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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사담당자는 이 네 가지 역량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1단계는 기술적 데이터 리터러시다.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관리되는지 이해하고 데이터의 정확성을 유지하며 정제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근태 데이터가 어느 시스템에 어떤 형식으로 저장되는지, 입사일자와 발령일자가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결측치나 오류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지만 많은 조직에서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초 데이터가 부실하면 아무리 고급 분석을 해도 무용지물이다.

2단계는 분석적 데이터 리터러시다.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반영시킬 수 있는 역량으로 집계를 넘어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 분석(무엇이 일어났는가), 진단적 분석(왜 일어났는가), 예측적 분석(앞으로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 처방적 분석(무엇을 해야 하는가)을 구사할 수 있는 단계다. 예를 들어 "이번 달 퇴사자가 12명입니다"는 기술적 분석이고, "생산직 야간조의 퇴사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교대근무 불만 때문입니다"는 진단적 분석이며, "현재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 생산직 인력 부족이 예상됩니다"는 예측적 분석이고, "야간조 근무환경 개선과 교대제 변경을 권고합니다"는 처방적 분석이다.

3단계는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리터러시다. 데이터를 시각화하여 경영진 및 이해관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량이다. 아무리 좋은 분석이라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엑셀 표 가득한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핵심 메시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차트를 만들고 거기에 맥락과 해석을 덧붙이며 청중의 관심사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데이터라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진다.

4단계는 전략적 데이터 리터러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HR 전략을 수립하고, 수립된 전략을 이행하고 실행하는 역량까지 포함한다. 이는 HR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최종 단계다. 예를 들어 "향후 5년간 핵심 기술인력의 고령화와 퇴직으로 생산 역량 30% 감소가 예상되므로 지금부터 3년간 연간 20명의 기술인력을 채용하고 2년간의 도제식 OJT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숙련도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퇴직 전문가를 촉탁으로 재고용하는 통합 전략을 실행해야 합니다"라고 제안하고 이를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단계다.

중요한 것은 이 네 단계가 순차적이면서도 순환적이라는 점이다. 1단계 없이 2단계로 갈 수 없지만 4단계에 도달했다고 해서 1단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략을 실행하려면 다시 기술적 역량으로 돌아가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4. 데이터 리터너시 활용의 제약과 극복방안

실무에서 만나는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데이터의 중요성은 알지만 실제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구조적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① 가장 먼저 마주하는 벽은 데이터 인프라의 부재다. HR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족하여 인사 데이터가 산발적으로 기록되고 관리 주체마다 시기와 방식이 상이한 경우가 많다. 별도의 통합 HR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이 없으면 개별 엑셀 파일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연계 및 활용이 어렵다. ② 두 번째는 전담인력의 부족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인사관리가 재무, 구매, 총무 등의 기능과 통합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HR 기능을 전담하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한 사람이 채용, 급여, 노무, 복리후생을 모두 담당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분석까지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③ 세 번째는 데이터 활용 마인드의 부재다. 대부분의 의사결정 방식은 여전히 직관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 "제가 20년 이 업계에 있었는데 이건 아니에요"라는 한 마디가 수십 장의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무력화시키는 상황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④ 네 번째는 성공 사례의 부족이다. People Analytics는 아직 국내에서 확산 단계에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에서 적용한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대기업 중심의 분석 도구와 접근 방식이 대부분이므로 중소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부족하여 도입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복잡한 분석이 아니라 "기록"과 "참고하는 습관"이다.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확립한 분석 도구나 시스템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 기록'부터 시작해야 한다.

① 먼저 재무정보부터 시작하라. 연도별 재무제표 및 손익계산서, 연도별 평균인원 등 기본적인 재무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데이터는 이미 존재하고 회계팀 등에서 쉽게 받을 수 있으며 인건비와 매출의 관계를 분석하는 출발점이 된다. ② 다음으로 인력 구성현황을 파악하라. 입퇴현황(직위, 직급, 성별, 연령, 입사일 등), 연령별 인원 분포, 직급별 인원 비율을 정리한다. 이것만으로도 우리 조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미래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평균연령 분석도 바로 이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③ 근태기록을 정리하라. 출퇴근 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 지각·조퇴 비율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한다. 이는 생산성 분석, 인건비 관리, 산업안전, 워라밸 개선의 기초 데이터가 된다. ④ 급여 및 보상 데이터를 분석하라. 연간 인건비, 임금구성항목(기본급/고정수당/변동수당 등) 비율, 연도별 임금인상률을 파악한다. 이는 임금체계 진단과 보상 전략 수립의 토대가 된다. ⑤ 마지막으로 이직률을 분석하라. 연차별·부서별·직급별 퇴사율, 퇴사 사유, 퇴사면담 기록지 등을 관리한다. 퇴사면담 기록은 정성 데이터의 보고이며 이를 유형화하면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 다섯 가지만 제대로 기록하고 있어도 이미 데이터 기반 HR의 50%는 달성한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 활용(참고)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요즘 직원들이 급여수준 때문에 많이 그만두는 것 같다"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있다면 즉각적으로 대응책을 논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퇴사 면담 혹은 퇴사 사유를 유형화하여 단순한 감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회사 임금수준을 동종업계 혹은 경쟁사와 비교하여 시장 대비 우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셋째, 근로시간을 분석하여 연장근로 여부를 확인하고 업무 강도와 보상의 균형을 살펴본다. 넷째, 팀별·직급별 소통방식 등을 파악하여 조직문화적 요인까지 고려한 종합적 판단이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데이터 참조 습관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데이터 활용 프로세스가 정립된다.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문제의 정의 → 맥락(Context) 해석 → 의사결정 도구로의 활용이라는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데이터 인프라가 없다면 엑셀부터 시작하고 전담인력이 없다면 기존 업무에서 기록 습관을 들이며 데이터 문화가 없다면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여주고 벤치마킹 사례가 없다면 우리가 첫 사례를 만들면 된다.

E.O.D


태훈
허태훈
전략적 사고와 실무 경험을 가진 '일' 잘하는 전문가
전략적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일'잘하는 HR/ER 전문가 &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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