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우리에게도 요구될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577/cover/afee917b-15a4-4a3d-880d-a9a514699343_429698-PEW8YD-598.jpg)
기업은행 이직 후 매주 여러 중소기업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많은 데이터와 사례를 보고 경험하고 있다. 특히 짧은 컨설팅 수행기간 내 주요 이해관계자(경영진)를 설득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활용하여 직관적인 보고서를 즐겨 활용하곤 한다. 나아가 자연스럽게 숫자에 집중을 하다보면 이 숫자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논리를 이끌어 내야 빠른 설득이 이뤄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재무제표, 인사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매출액과 인건비의 상관관계가 높고, 인당 인건비가 산업 대비 높으며 특히 변동비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효율적인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의 활용이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 반대로 '최근 3개월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 현황을 보고하면 되지 않는지?'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단순히 시간외 근로 현황을 보여주는 것과 매출액, 영업이익, 인건비, 산업과의 비교 등 단계별로 이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얹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은 경영진 설득에 시간외 근로 현황을 보여주는 것
보다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얼마전 강의에서 지방 제조업체의 2014년 평균연령이 34.7세이고 2024년 평균연령이 43.3세인 데이터를 보여주고, "여러분이 인사 담당자라면 어떤 접근을 하며 어떤 가설을 추론할 것인지?" 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적이 있다. 생각보다 답변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위 숫자를 인력 채용에 관점에서 보면 신규인력 채용이 거의 없다고 추론하고 신규 채용이 실제로 없었는지?, 아님 신규 인력을 채용 했음에도 이들의 유지에 실패한것인지?에 대한 후속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도 되고, 인건비 관점에서 만일 호봉제 기업이라면 평균연령의 상승에서 상승하는 인건비의 분석을 해본 뒤 임금체계 개편의 신호탄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산업안전의 관점에서 현장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산업재해 유형 분석을 해도 되며, 인사 전략과 교육의 관점에서 생산인력의 숙련도 관리의 필요는 없는지? 이들의 이탈에 따른 숙련도 전수의 문제는 없는지? 등 일을 하고자 한다면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데이터를 찾고 분석하며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사내 컨설턴트의 역할이 앞으로 인사(HR)에서 무척 중요해질듯 하다. 이는 데이터 리터너시(Data Literacy) 역량을 갖추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란 무엇일까? 데이터 리터러시를 엑셀을 잘 다루거나 SPSS와 같은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능력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리터러시는 그보다 훨씬 본질적인 역량이며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고, 의심하고, 설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평균연령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34.7세에서 43.3세로 증가'라는 숫자를 보고 누군가는 "직원들이 나이가 들었구나"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춘 인사담당자는 이 숫자 뒤에 숨겨진 채용 중단, 인재 유지 실패, 인건비 상승, 산업재해 위험, 숙련도 단절 등이라는 복합적인 이슈들을 읽어낸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누군가는 '정보'를 얻고 누군가는 '인사이트'를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사(HR) 영역에서 데이터 리터러시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사 업무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는 유연한 업무이고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업무다. 재무나 회계처럼 명확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산이나 품질처럼 즉각적인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인사의 성과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이며 같은 제도를 도입해도 조직문화, 업종,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데이터 리터러시의 진가가 발휘된다. 인사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우리는 경영진과 현장 리더들을 설득해야 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문제의 본질을 밝혀내야 하며 변화의 주도권을 강하게 쥐고 오랜 시간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변화 추진자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인사의 변화는 조직 전체의 변화를 수반한다. 채용전략을 수립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하거나, 평가제도를 바꾸거나, 조직문화를 전환하는 일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긴 여정 동안 회의론자들을 설득하고 중간 성과를 확인하며 방향을 조정해 나가려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감과 직관만으로는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없다. 결국 데이터 리터러시는 인사담당자가 조직의 변화를 설계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변화의 동력을 유지하며 목표 달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데이터 리터러시는 네 가지 핵심 역량으로 구성되며 인사담당자는 이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먼저 해석 역량이다. 이는 지표나 수치를 읽는 것이 아니라 현상과 연결해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퇴사율 15%'라는 숫자를 보고 이것이 우리 산업에서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작년 대비 개선된 것인지 악화된 것인지, 어떤 부서나 직급에서 특히 높은지를 맥락과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여가 높은 직원의 성과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급여 인상이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비판적 사고 역량이다. 데이터를 맹신하지 않고 의심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왔는가? 누락된 정보는 없는가? 특정 집단이나 시기가 과대·과소 대표되지는 않았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률이 30%에 불과하다면 나머지 70%의 침묵하는 다수가 오히려 더 불만족스러워서 응답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같은 데이터라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지 않은지 대안적 관점을 탐색하는 것도 이 역량에 포함된다.
세 번째는 질문설계 역량이다. 이는 막연한 문제를 측정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우리 회사 조직문화가 안 좋다"는 추상적 문제를 "부서 간 협업 빈도", "의사결정 참여도", "상사 피드백 빈도", "심리적 안전감 점수" 같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로 쪼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량 데이터만이 아니라 정성 데이터(면담, 관찰, 사례)를 어떻게 수집하고 통합할지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질문이 좋은 데이터를 만들고, 좋은 데이터가 좋은 답을 만든다.
네 번째는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분석 결과를 숫자 나열이 아닌 스토리로 전달하는 능력이다. 같은 데이터라도 경영진에게 보고할 때와 현장 관리자에게 설명할 때 그리고 전 직원에게 공유할 때 사용하는 언어와 시각화 방식은 달라야 한다. "지난 분기 교육훈련비가 전년 대비 20% 증가했습니다"보다는 "우리는 직원 1인당 연간 50만원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동종업계 평균의 2배 수준입니다. 그 결과 교육 참여자의 업무 적용률이 78%로 미참여자 대비 생산성이 15% 높았습니다"가 훨씬 설득력 있다.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는 이 네 가지 역량을 어떻게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