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일기] 나는 업무 담당자인가, 조직 설계자인가? (feat. 일의 재정의)](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1311/cover/61b5c947-f11b-4834-8f0d-1cc44fdd6ada_오프피스트 사진(벽돌공)_260324.jpg)
제목 : 나는 업무 담당자인가, 조직 설계자인가?
첫 직장에서 3년 정도 회사생활을 했을 때였다. 비전이 잘 보이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팀장님께 용기내어 고민을 털어놓았다. 비전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가지는 거라고 하셨다. ‘음… 뭐지?’ 사실 황당했다. ‘물’이 영어로 ‘SELF’라더니, ‘동기부여’도 ‘SELF’인가? 이런 답 들으려고 면담 신청한 게 아닌데… 팀장님 본인도 비전이 없거나, 본인 비전은 있어도 나에게는 줄 비전이 없어서 저렇게 말씀하신다 생각이 들어 더 막막해졌다. 당시 팀장님이 의도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세월이 흐른 후 '아! 그 의미가 이건가?' 싶은 순간이 왔다.
마침 오늘 팀원 한 명이 그 옛날 내가 했던 고민을 똑같이 나에게 들고 왔다. 그래서 내가 해 준 얘기와 그 동안의 생각들을 버무려 오늘 일기를 써 본다. 미리 말하자면, 난 나의 예전 팀장님보다는 친절하게 답을 해 주었다. 이런 게 타산지석이고 인류 진화의 편린 아니겠는가. 😂
유럽에 한 여행자가 길을 걷다가 공사장 옆을 지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중 벽돌을 쌓고 있는 인부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인부는 얼굴에 짜증이 가득한 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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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질문에 두 번째 인부는 조금 더 차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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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 번째 인부는 환한 얼굴로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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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말도 덧붙였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함께 모이고 희망을 얻는 공간이 될 거예요"
이 이야기는 일의 의미를 통한 동기부여와 관련하여 종종 인용되는 '벽돌공 이야기(Three Bricklayers Story)' 내용이다.
- 첫 번째 사람은 ‘고된 노동’으로,
- 두 번째 사람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 세 번째 사람은 ‘의미 있는 사명’으로
자신의 일을 바라보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일할 때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도로 이해했었다. 근데 HR 업무를 하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단순한 마인드셋 얘기가 아니라 성과의 크기를 결정하는 관점의 문제다.
우리는 매일 팍팍한 업무 환경 속에서 쉽게 첫 번째 벽돌공이 된다.
- '요즘은 면접 일정 잡다가 하루를 다 보내네'
- '드디어 전배 발령 노가다 작업을 끝냈다'
- '평가 시즌이 또 왔네 ㅠㅠ'
조금만 관점을 바꿔보면 같은 일이 완전히 달라진다.
✔️ 채용은 충원 목표 1명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회사에 부족한 역량을 정의하고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고,
✔️ 전배는 직원 한 명의 부서를 옮겨주는 일이 아니라, 회사 전체 퍼포먼스를 최적화하는 리소스 재배치이며,
✔️ 평가 업무는 직원들의 평가등급을 결정하는 작업이 아니라, 조직이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보여주는 프로세스이다.
어떤가? 이렇게 바꿔 생각하고 보니, 내가 하는 일이 좀 더 멋있지 않은가? 일할 맛도 좀 더 나는 것 같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task들은 이러한 깊은 의미와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우리의 다른 HR 업무에서도 의미를 찾아보자.
✔️ 승진 : 점수를 계산하고 한 직급 올려줄 사람을 걸러내는 일 → 고성과자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울 통해 로열티를 높이고 회사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일
※ 특히 임원 승진 및 직책 임명은 회사가 '우리 회사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을 원한다'는 메시지로서 롤모델을 형성하고, 전체 구성원들을 회사의 MVC(미션, 비전, 핵심가치)와 정렬시키는 일
✔️ 보상 : 평가 결과에 따라 회사의 인건비를 나누는 일 → 무엇이 조직에 더 가치 있는 기여인지 신호를 보내는 일
✔️ 교육 : 교육 강사를 섭외하고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일 → 미래에 우리 회사에서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선언하는 일
✔️ 시상 : 성과가 좋은 사람에게 상금과 상패를 주며 축하하는 이벤트 → '우리 회사는 이런 사람을 인정하고 보상한다'는 기준을 공언하고 직원들을 그 방향으로 이끄는 일
✔️ 징계 : 인사위원회를 열어 잘못한 직원에게 벌을 주는 일 → '우리 회사는 이런 일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경계를 설정하고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
✔️ 오프보딩 : 퇴직 서류 취합과 프로세스 처리 → 마지막 순간에도 회사의 품격을 보여주는 일
이렇게 HR이 하는 일과 작은 행동 하나 하나는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고 설계하는 메시지가 된다.
우리 일상 업무에서도 ‘벽돌’과 ‘교회’의 차이가 드러나는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다.
팀원 한 명이 전사에 공지하겠다며 주차비 지원 확대에 대한 메일 초안을 나에게 보여주며 의견을 구했다.
"회사 인근 주차장 비용의 인상에 따라 1월 1일자로 아래와 같이 외부 주차 지원비를 인상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아무런 가치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원인과 결과가 있으며, 실무자가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쳐내는(?!) 느낌 뿐이었다. 나는 이렇게 제안을 하였다.
"회사의 주차 공간 제한으로 인해 부득이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시는 분들께는 회사가 주차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물가 인상을 반영하여 아래와 같이 지원금을 상향 조정합니다. 직원 여러분의 출퇴근 편의와 경제적 부담 완화에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케어하고 싶은지에 대한 메시지를 조금이라도 담고 싶었다.
또 이런 사례도 있다. 창가쪽 근무자들이 오전 시간에 햇빛으로 인해 눈이 부시다는 컴플레인이 접수되었고, 회사는 암막 커튼을 설치하기로 하여 안내가 필요했다.
A : "오전 시간에 창가쪽 좌석 임직원들이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이 심해 아래와 같이 암막 커튼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B :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 일반 커튼을 눈부심 방지용 암막 커튼으로 개선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사례다.
복리후생 제도로서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단체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회사였고, 매년 보험회사와 재계약 후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하였다.
A : "안녕하세요? 우리 회사는 올해도 임직원 여러분의 단체보험을 운영하며 아래와 같이 전년 대비 일부 사항이 변경됨을 알려 드립니다."
B : "안녕하세요? 우리 회사는 임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아래와 같이 올해 단체보험 변경사항을 안내 드립니다"
위 사례들의 A와 B 모두 모두 틀린 내용이 없으며, 모두 실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떤 것이 내가 하는 일에 더 큰 의미를 주는가? 그리고 수혜자인 임직원들에게는 어떤 메시지가 더 회사로부터 케어받는다는 생각이 들까? 비슷해 보이고 작은 차이같지만, 결과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공지 메일 하나에도 변경 사항에 대한 단편적인 안내가 아니라, 회사가 궁극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주는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가 다시 내 업무에 의미를 부여해 주고 나의 비전으로 연결된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누군가는 지치고, 누군가는 성장한다.
누군가는 '운영 담당자'가 되고, 누군가는 '조직 설계자'가 된다.
이 차이는 제도나 권한 때문이 아니다. 내가 내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차이다.
당신은 오늘 벽돌을 쌓고 있나요? 아름다운 교회를 짓고 있나요?
※ 본 글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