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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일기] 신임 팀장에게 드린 조언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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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일기] 신임 팀장에게 드린 조언 (上)

준비되지 않은 리더에게, HR이 먼저 건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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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건
태건Apr 21, 2026
12228

2025년 3월 3일 월요일. 날씨 : 3월에 눈이라니..

제목 : 신임 팀장에게 드린 조언

준비되지 않은 팀장이 탄생했다. 마음가짐도, 리더십 역량도.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무슨 얘기를 해 주면 좋을까?

스타트업에서는 급속한 성장에 따라 외부에서 리더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고 긴급 영입하는 경우도 있고, 내부 구성원 중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입사한 이후 처음으로 내부에서 팀장으로 임명되는 사례가 생겼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팀장이 임원급이라 팀장 임명과 동시에 임원 승진도 하게 되는 경우였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 분이 임원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쩔 수 있겠는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신규 조직에 누군가 팀장을 맡아야 했고, 후보군이 충분치 않았다.

여러모로 아직 팀장과 임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이 신임 팀장에게 HR팀장으로서 뭐라도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전까지는 회사에 이런 프로세스 조차도 부재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은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여 1시간 30분으로 컴팩트하게 잡고, 몇 가지 키워드를 추려 아젠다를 정리해 보았다. 축하 메시지 전하기, 회사 조직도 보여주기, HR팀 역할 설명, 팀장의 역할 안내, 리더십에 대한 고찰, 팀장의 장점 설명. 그리고 화면에 뭐라도 띄워 놓고 진행하면 청자에게 더 잘 기억되겠다 싶어서 PPT 자료를 하루 전에 급하게 만들었다.

※ 나중에 이 일기를 내가 혹시 어딘가에 공유할지도 모를 상황을 감안하여 미리 하나 해명해 두자면, 우리 회사는 격식이 중요하지 않는 문화라 자료를 예쁘게 꾸미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아래에 공유하는 PPT 슬라이드 이미지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

1. 팀장 임명과 임원 승진에 대한 축하 메시지

대상자는 20여년 경력 동안 단 한 번도 리더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는 개발자였고, 팀장 역할에 대해 사양했던 이력도 있어서 우선은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본인의 결정이 옳았음을 지지하고 회사 생활에서 팀장으로 임명된 것이 매우 좋은 일임을 인식시켜 주고자 하였다. '그 동안 쌓아오신 역량과 회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으신 것이다',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팀장이다' 등의 코멘트로서 본인이 특별한 존재이자 회사에 매우 필요한 구성원임을 강조했다. 그가 ‘선택받았다’는 감각을 먼저 갖게 하고 싶었다. 그런 인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이후에 다룰 내용들에 대해 몰입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 회사 조직도

본인이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외에 회사 전반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다수의 개발자들은 일부의 업무 유관 부서 외에는 회사 조직 구성 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팀장은 다르다. 이제 본인이 팀의 대표가 되어 전방위적으로 협업 구조도 만들어야 하고 필요할 때 지원 요청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회사 전체 조직도를 펼쳐 놓고 평소에 교류 빈도가 낮은 부서들 중심으로 그 역할과 해당 팀장들에 대한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본인이 리딩할 팀과 팀장란에 본인 이름이 들어간 부분도 하이라이트하여 보여줌으로서 회사로부터의 '인정'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3. HR팀의 역할

그 중 내가 속해 있는 HR팀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였다.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새로 선임된 팀장이 잘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한 편으로는 HR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엉뚱한 데서 불필요한 이슈를 발생시켜 우리 팀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다. 회사 돌아가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직원들은 HR팀을 그저 월급이나 주고, 점심 식권을 배부하고, 가끔 간식 이벤트나 하는 팀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HR팀의 업무 커버리지와 각 팀원별로 담당하는 업무를 일일이 알려드려 팀장으로서 어려움이 있을 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설명을 드렸다.

4. 팀장에 대한 다양한 관점

(1) 팀에서 가장 높은 사람

용어 자체가 권위적이고 구시대적인 느낌이라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와 조직 내에서 보편적이며 공감대가 있는 쉬운 용어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대신, '높다'는 우월감을 주기 보다는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업무를 지시할 수 있고 보고 받으며,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라는 데 방점을 두었다. 그리고 팀원 간 업무 안배, 성과 관리 등의 중요성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덧붙였다.

(2) 팀을 대표하는 사람

'가장 높은 사람'과 유사한 개념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르기도 한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가장 높은 사람이라서 대외적으로 팀을 대표하는 입장이 된 것은 맞지만, 실제 팀을 대표하는 상황에 섰을 때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낮은 사람'이 된 듯한 기분도 느껴진다고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렸다. 대외적으로 당당하게 맞서며 팀을 지켜야 할 때도 있으며 때로는 팀의 대표라는 이유로 수그려야 할 때도 있고, 굴욕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탐소실(大貪小失)' 하는 것이다. 팀장은 작은 자존심을 버리고 팀의 이익을 취하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CEO가 주관하는 리더 회의 등에서 본인의 언행에 따라 팀의 이미지도 결정될 수 있으며, 새로운 업무가 배당될 수도, 기존 업무를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3) 팀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

이것도 앞에서 설명한 '팀을 대표하는 사람'의 개념과 유사하나, 팀의 공과(功過)와 그 책임에 대해 설명을 더 드리고 싶어 별도 소제목으로 다루었다. 특히, 기존에 팀장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팀의 성과가 본인의 평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익숙치 않을 것이다. 때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미리 말씀드려 나중에 혹시 받을지 모를 충격을 완화해 두어야겠다 싶었다. 업무 성과와 실책은 물론이고, 보안 사고, 안전 사고, 부정 등 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등에 대해서도 관리자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특히 우리 회사의 대표님은 리더에 대한 평가는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팀에 대한 평가라는 철학을 갖고 계시다는 내용도 첨언하였다.

(4) 예산권과 인사권을 가진 사람

앞에서는 '팀장'이라는 용어에 대해 비교적 사회 통념적인 개념을 설명드렸다면, 이제는 좀 더 조직 내에서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회사에서 직책자와 비직책자의 실질적인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잘 모르겠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답을 못하셨다.

이 질문은 HR 후배님들께도 한 번씩 하는 질문이다.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호칭이요', '앉는 자리요', '복리후생 좀 더 있는 거요', '일 시킬 수 있는 거요' 등.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의 답변이 있을 수 있겠으나, 나는 '예산권과 인사권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한다. 팀에 할당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권한이 팀장에게 부여되어 있고, 팀원들의 평가, 연봉, 인센티브, 업무분장, 근태 등에 대한 권한을 가진 사람도 팀장이다.

이 두 개의 핵심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잘 활용하여 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포인트도 짚어 드렸다. 팀장은 이러한 권한을 통해 팀원들의 회사생활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조직 내에서 어떤 리더들은 그런 면을 인식하지 못하고(또는 일부러 모르는 척?) 본인 조직의 구성원들을 그저 성과를 내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본인의 '가용 자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리더의 이러한 몰인간적 관점은 조직을 매마르게 하고, 구성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며, 최근 많이 강조되는 심리적 안전감도 저하시켜 여러모로 조직에 해(害)가 된다. 예산권과 인사권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통해 팀원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경받는 리더가 되시길 바란다.

(5) 조직과 개인을 연결하는 매개체

회사라는 조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문서로는 존재하지만(문서로도 존재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 구성원 각자의 머릿속에는 조금씩 다른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개인은 매우 구체적이다. 오늘 해야 할 일, 이번 달 목표, 내 평가와 연봉처럼 손에 잡히는 기준으로 움직인다. 문제는 이 둘이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가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개인의 목표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조직은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것이 조직의 방향과 어긋나 있다면 성과로 축적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팀장의 역할이 발생한다. 팀장은 조직의 언어를 개인의 언어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추상적인 회사의 목표를 팀의 목표로 풀어내고, 다시 그것을 각 구성원이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과업으로 나누어 주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목표를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일이 회사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설명하며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팀장은, 보이지 않는 조직과 눈앞에 있는 개인 사이를 연결하여 ‘회사의 방향’이 ‘개인의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6) '팀장 = 회사'

'팀장은 자신의 영역에 있어서는 작은 대표입니다'

내가 전한 첫 마디였다. 팀장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하여 설명을 드렸다. 최초 회사의 대표가 창업을 한 직후에는 회사 대표가 모든 일을 직접 한다. 사업 방향을 정하고, 회사 이름과 로고도 만들며, 투자자를 만나고, 사람을 채용하고, 사무실을 구하고, 심지어 사무가구 구매도 직접 한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 더 이상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 때부터 대표는 기능별로 역할을 나누고, 각 영역의 책임을 위임한다. 기술, 영업, 재무, 인사. 그리고 그 각각의 영역에 ‘팀장’이라는 이름의 책임자가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본질이 있다. 팀장이 맡은 역할은 ‘업무 분담’이 아니라, 원래 대표가 해야 할 일을 대신 수행하도록 위임받은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영업팀장은 영업에 있어서는 대표 대신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기술팀장은 기술에 있어서는 대표 대신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 의미에서 팀장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는 곧 회사 그 자체다. 그런데 의외로 이 지점을 놓치는 리더들이 많다. 특히 급격한 조직 확장 과정에서 내/외부에서 '급조'되었거나, 리더 경험 없이 갑자기 팀장을 맡게 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은 인지하지만, ‘대표를 대신한다’는 무게까지는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래서 리더는 개인의 모습과는 별개의, 리더로서의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팀원과 대화할 때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이 아니라 ‘회사 관점에서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의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그 불안을 여과 없이 전달하거나, 연봉이나 인센티브 같은 보상 수준에 대한 불만을 팀원들과 함께 토로하거나,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은 팀장으로서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 팀장은 팀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입장을 해석하고 이해시키는 사람이다.

내가 우리 회사 입사 직후 각 부서 팀장님들을 한 분씩 만날 때 한 팀장님이 이런 말을 하셔서 놀란 적이 있다. 본인은 무조건 팀원들에게는 솔직한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대표님이 안 좋은 경영상황을 팀장 회의 때 공유하시며 팀원들에게는 전달하지 말 것을 당부한 일이 있었는데, 본인은 팀원들에게 숨기는 게 ‘찝찝해서’(정확히 이렇게 표현하셨다) 전달을 한다는 것이었다. 대표님이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는 코멘트까지 말이다. '아... 내가 앞으로 이 회사에서 할 일이 많겠구나' 하는 큰 동기부여(?!)를 해 주셨다. 그것이 결국 오늘 신임 팀장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마련한 계기도 되었다.

금방 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기가 길어졌다. 밤이 깊었다.

오늘은 이만 줄이고 ‘팀장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내용부터는 내일 다시 이어서 쓰련다. Good night!

※ 본 글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태건
태건
따뜻하고 유쾌한 휴머니스트를 지향하는 HR담당자입니다.
HR 이론과 트렌드는 많은 전문가분들께 맡기고, 저는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제 소감을 일기 형식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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