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교육 프로그램을 마치면 해야할 일들
지난 11월, 중국 고객사와 사우디아라비아 파트너 기관 간의 합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다녀왔습니다. 11월의 리야드는 저녁에 경량 패딩이 필요할 정도로 선선해서 사막의 도시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이번 출장은 양국의 국가급 기관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직접 만나 친분을 다지고 서로의 지향점을 공유하고 프로그램의 성공 조건을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 주체들이 임원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글은 이 서로 다른 관점들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 현장의 사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세 가지 관점의 정렬 (Alignment)
미팅 룸에 모인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프로그램의 핵심 성공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중국 고객사 요청사항: "구체적인 성공 방정식이 필요하다" 단순한 이론보다는, 사우디에서 성공적인 인프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무엇을 이해해야 하고 어떤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이드'를 요구했습니다. (전략적 효용성)
사우디아라비아 파트너사 제안 사항: "핵심 인물과의 연결을 보장하겠다" 중국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우디의 고위 공직자와 대표 기업인들을 모아 '강력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환경적 지원)
우리의 접근 방법: "밀도 있는 몰입을 설계하겠다" 단순한 만남으로 끝나지 않도록, 사전 인터뷰와 미니 케이스, 세션별 토의를 통해 양측 경영진이 '유의미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교한 판을 짜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학습 경험 설계)
2. 성과는 어떻게 측정되는가?
큰 그림이 그려진 후, 대화는 자연스럽게 "그래서 성과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로 이어졌습니다. 워낙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이니 글로벌 기관들도 여러 방안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전/후 측정 도구: 기본적인 만족도 및 학습 성취도 확인, 리더십 진단, 조직 진단 결과
이사회 승인 비율: 참가자가 교육 후 제안한 전략이 실제 이사회에서 얼마나 승인되었는지 확인
사례 발굴: 도출된 전략 과제와 실행 계획이 6개월, 1년 뒤 실제 어떤 경영 실적을 만들어냈는지 추적하여 성공 사례 발굴
3. 임원 교육,어려운 과제
경영진 대상 프로그램은 매번 기획할 때마다 어려운 점을 느낌니다. 일선 관리자 교육보다 성과의 가시성(매출, 점유율, 리더십 변화 등)은 훨씬 뚜렷하게 드러나지만, 그만큼 과정 설계의 난이도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경제 상황에 임원 교육에 몇 천만원씩 투자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니 요구조건도 나날히 높아져만 갑니다.
저명한 연사 섭외는 기본이고, 그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 경험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흐름,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그램 내내 흐르는 '적절한 학습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파트너사의 적극적인 모니터링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약속드립니다"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합니다.
Gemini, Thank you!
결국 프로그램 이후에 수 차례 참가자들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또한 말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임원 교육, 사실 현업으로 돌아간 이후 행동해야 할 과제들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사실 훨씬 중요한데 여러가지 핑계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이끌어내지 못해서 임원 프로그램은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사장님들은 인사 담당 임원과 티타임을 갖게 된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올해 우리 임원 프로그램들이 참 좋았는데, 내년에는 이 교육 내용이 구체적인 경영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어떤 '후속 관리 체계'를 더 보완하면 좋을까요?"
커버 사진: Unsplash의Jakub Żerdzic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