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유난히 일 잘하는 임원들이 있지 않으신가요?
사장님, 회장님 결재를 무리 없이 받아내고, 한 번 머릿속에 담은 것은 잘 잊지 않으며, 복잡하게 얽힌 상황도 기어이 풀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이런 임원들을 자세히 보면 각자 나름의 사고 체계와 판단 기준이 있습니다. 조직 구성원들도 자연스레 이들의 선호와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고, 어떤 설명을 해야 설득할 수 있는지 감을 잡게 됩니다.
임원들의 의사결정 방식을 가리키는 이름은 다양합니다. 가치관, 의사결정 스타일, 인지적 구조, 맥락에 따른 조정 방식 등 여러 학문적 용어들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의사결정을 많이 경험했다고 해서 좋은 의사결정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영자가 직면하는 상황은 단순한 계산 문제처럼 답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해관계자도 복잡하게 얽혀 있고, 기존의 경험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한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이 배웠다’는 사실을 넘어섭니다.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고, 자기 업에 대한 숙련도를 높여 개선된 결과물을 내놓을 때 비로소 성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와 의사가 수련 과정에서 방대한 지식을 맥락 속에 적용하고, 경험을 통해 판단 기준을 세우듯이 경영자들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게 쌓여야 진정으로 ‘탁월한 임원’이 됩니다.
여기서 HR조직이 느끼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임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의사결정 경험과 성찰의 기회를 줄 수 있을까?”
현재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임원 교육—대표적으로 특강—은 지식 전달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임원 교육은 다음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임원들이 가진 기존 프레임워크(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실제 적용해보고 검증하는 단계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이 과정을 마쳐야만 교육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내일 인사담당 임원을 불러 함께 다음 질문을 고민해보세요.
“작년에 임원 교육 한다고 이것 저것 많이 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다고 나옵니까?”
*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내용들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Upper Echelons: The Organization as a Reflection of Its Top Managers” (Hambrick & Mason, 1984)
Upper Echelons Research Revisited: Antecedents, Elements, and Consequences of Top Management Team Composition” (Carpenter et al.,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