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의 솔직한 고백 - 인간관계 1편
Executive Relationship Management 1편
전 직장 동료이고 지금은 임원으로 일하는 상무가
"2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했는데, 이사회 보고만큼 떨리는 게 없어요. 부장급일 때는 '언젠가 저 자리에 가면 편해질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임원이 되니 더 복잡하더라고요. 위로는 주주들과 사외 이사들의 예리한 시선, 옆으로는 경쟁하면서도 협력해야 하는 동료 임원들... 정말 외줄타기 같습니다”
이런 고민, 하고 계신가요? 임원이 되면서 가장 어려운 건 업무 자체가 아니라 관계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향 관계인 이사회 관리는 임원 관계관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이사회 관계 관리의 실전 노하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사회 관계 관리: 견제와 협력의 균형점 찾기
1.이중적 역할 이해하기
"그들은 파트너인가, 감시자인가?"
이사회 관리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이들의 이중적 성격입니다.
협력자로서의 이사회: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
중요한 의사결정의 조언자
외부 네트워크와 전문성 제공자
회사 브랜드와 신뢰도 향상 기여자
견제자로서의 이사회:
경영진 성과의 평가자
주주 이익의 대변자
리스크 관리의 감시자
컴플라이언스 준수 점검자
저도 처음엔 이사회를 '까다로운 상사들'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할 때, 사외이사 중 한 분이 현지 문화와 관련된 중요한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그 덕분에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2.이사회 구성원별 맞춤 전략
1)사내이사 (CEO, 부회장 등)
특징: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
일상적 소통 강화: 정기 보고서 외에 비공식적 소통 채널 구축
선제적 정보 공유: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상황 브리핑
솔루션 중심 보고: 문제 제기와 동시에 해결책 제시
저는 CEO에게는 주간 단위로 간단한 현황 리포트를 보고 드립니다.
A4 한 장으로 핵심 이슈 3개와 해결 진행상황만 정리해서요. 나중에 이사회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이 나와도 이미 상황을 공유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습니다
2)사외이사 (독립이사)
특징: 객관적 시각, 전문 분야 지식, 외부 관점 제공
전문성 존중: 각 이사의 전문 분야를 파악하고 관련 이슈에서 적극 자문 구하기
충분한 사전 준비: 배경 정보와 맥락을 상세히 제공
질문 환영 태도: 까다로운 질문을 견제가 아닌 도움으로 받아들이기
회계법인 출신 사외이사님이 계신데, 재무 관련 안건은 미리 비공식적으로 검토를 부탁드려요.
이사회에서 예상 질문을 미리 알 수 있고, 더 탄탄한 자료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3)주주 대표 이사
특징: 주주 이익 최우선, 단기 성과에 민감, 배당과 주가에 관심
ROI 중심 커뮤니케이션: 모든 제안을 주주 가치 창출 관점에서 설명
리스크 관리 강조: 잠재적 위험 요소와 대응책을 명확히 제시
성과 지표 구체화: 정량적 목표와 달성 방법 명시
@이사회 보고의 황금 원칙
원칙 1: "No Surprise" 정책
이사회에서 갑작스러운 나쁜 소식은 치명적입니다.
월간 현황 리포트로 지속적 업데이트
중요 이슈는 이사회 개최 1주일 전까지
사전 공유
위기 상황 발생 시 24시간 내 임시 보고
원칙 2: "Data-Driven Storytelling"
감정이나 직감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구성 요소:
현황 분석: 객관적 수치와 시장 비교
원인 분석: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해결 방안: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
기대 효과: 정량적 목표와 일정
원칙 3: "Option & Recommendation"
한 가지 방안만 제시하지 말고,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되 명확한 추천을 하세요.
선택지 A: 보수적 접근 (위험도 낮음, 수익률 중간)
선택지 B: 공격적 접근 (위험도 높음, 수익률 높음)
선택지 C: 혼합 접근 (위험도 중간, 수익률 중간)
▶ 추천: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선택지 C를 권장합니다.
이유: 1) 시장 불확실성 고려, 2) 주주 기대 수익률 달성, 3) 리스크 분산
<위기 상황에서의 이사회 관리>
1. 실적 부진
조기 경보: 분기 중간쯤 예상 수치 공유
원인 분석: 내부 요인 vs 외부 환경 구분
회복 계획: 단기 대응책과 중장기 전략 동시 제시
2. 컴플라이언스 이슈
즉시 보고: 발견 즉시 임시 이사회 소집 요청
전문가 자문: 법무법인, 회계법인 의견 첨부
재발 방지책: 시스템 개선 방안 구체적 제시
3. 외부 환경 변화
시장 분석: 동종 업계 대응 현황 벤치마킹
시나리오 플래닝: 최악/보통/최선의 경우별 대응책
기회 요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 모색
# 이사회 전 관계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항목들을 체크해보세요. 여러분의 이사회 관리 수준은 어떤가요?
기본 소통
각 이사의 전문 분야와 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정기 보고 외에 비공식적 소통 채널을 유지한다
중요한 나쁜 소식은 이사회 전에 미리 공유한다
이사회 자료는 최소 3일 전에 배포한다
전략적 관계
이사들의 질문을 견제가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인다
각 이사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적극 활용한다
이사회 밖에서도 개별적으로 자문을 구한다
회사 외부 행사나 모임에서 이사들과 관계를 유지한다
고급 스킬
복잡한 이슈를 이사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이사회 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사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중요한 결정에서 지지를 받는다
8개 이하: 기본기 다지기가 필요해요
9-12개: 좋은 수준이에요, 고급 스킬을 더 개발해보세요
13-16개: 이미 이사회 관리의 달인이네요!
다음 편 예고: "옆으로는 동료" - 임원들의 미묘한 게임
이사회 관리도 어렵지만, 사실 더 복잡한 건 동료 임원들과의 관계입니다.
같은 레벨에서 경쟁하면서도 협력해야 하고, 때로는 자원을 두고 경쟁하면서도 회사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죠.
다음편에는 동료 임원과의 협력과 경쟁, 세대별 소통 전략에 대해 나누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