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을 줬는데 성과는 왜 떨어질까

자율성을 줬는데 성과는 왜 떨어질까

자율성은 '극대화'보다는 '최적화'로 접근해야
조직문화코칭리더십전체
종민
전종민Jul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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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Deci & Ryan의 '자기결정성이론'을 중심으로 '자율성, 유능감, 관계감'에 대한 글을 썼다. (아래 링크 참고)

내면의 불씨를 살리는 리더십

그 중 자율성이 실제 조직 현장에서 유효하게 작동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일반적으로 직무자율성이 높을수록 성과가 좋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진다. Deci와 Ryan의 연구 이후 수많은 실증적 연구가 이루어졌고, 대부분 자율성이 내재적 동기를 자극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며, 행복감, 창의성, 유연성, 주도성 같은 긍정적 결과를 촉진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현장의 리더들과 이야기해보면 종종 고개를 갸웃한다.

“에이, 현장을 잘 모르시네~ 자율성이요? 이론과 실제는 달라요~~”

도대체 그들은 자율성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길래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고 말하는 걸까? 현장 리더가 반박하는 이유와 해결방안을 생각해 보자.


첫 번째, 자율성을 싫어하는 구성원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구성원은 자율적인 일처리 방식을 선호한다. 알아서 해보라 하면 생기가 돈다. 결과 이미지와 납기만 명확히 알려주면 AI Tool을 써서 신나게 작업한다. 반면에 또다른 구성원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을 불안해 한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 실수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사람에게 “알아서 해보세요”라는 말은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율성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지만, 사람마다 성장 과정과 현재 처한 환경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리더십 관점에서 자율성은 부여하는가 마는가라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자율성은 구성원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수준의 자율성을 주는 것은 일견 공평해 보일 수는 있어도 효과적이지는 않다.

두 번째, 자율성을 주면 집중력이 느슨해지거나 기회주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반론이다. 자율성은 방임과 다르다. 목표와 기준, 책임은 분명하지 않은데 “자율적으로 하라”고만 말하면 우선순위를 놓치거나 형식만 맞추는 방식으로 흐를 수 있다. 리더가 자율성을 준다면서 사실상 손을 떼버리면, 구성원은 자유가 아니라 혼선을 경험한다. 자율성을 제대로 부여하기 위해서는 맥락과 경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직무자율성을 단계적으로 부여한 후 업무통제권을 허용하는 순차적 접근도 유용하다. 자율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자율성이 단기 성과주의나 이기적인 업무 처리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무시하기 어렵다. 자율성이 잘 작동하려면, 구성원이 자신의 판단과 선택을 조직의 더 큰 목적과 연결해서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평가 체계가 단기 성과 중심이거나 개인 실적만 강조한다면, 사람들은 자율성을 “내 성과 챙기기”의 자유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율성은 창의성보다 편의주의를, 몰입보다 사일로 행동을 강화한다. 평가, 책임, 협업 체계를 감안하지 않고 자율성을 적용하면 위험하다. 자유만 주고 방향을 비워두면 자율성은 쉽게 제멋대로 변질된다.


그래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자율성의 '극대화'가 아니라 자율성의 '최적화'다. 리더가 담당 조직에서 최적화된 자율성을 기반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 이 구성원은 자율성을 얼마나 원하고 감당할 수 있는가

  • 이 직무는 창의적 판단이 중요한가, 아니면 오류 비용이 큰가

  •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는 현장에 더 많은가, 상위 리더에게 더 많은가

  • 자율성을 주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점검하고 피드백할 것인가

경험이 부족한 구성원에게는 전면 자율보다 부분 자율이 낫다. 목표는 함께 정하되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소소한 자율성부터 주는 식이다. 또한 고위험·고정밀 업무, 안전/환경/보건 같은 철저한 규정 준수가 필요한 업무에도 전면 자율보다 제한된 자율성이 적합하다. 절차와 안전 기준은 엄격하게 유지하되, 개선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 방식에서 자율성을 넓히는 편이 효과적이다.

반대로 역량과 동기가 높은 구성원, 현장 정보가 풍부한 직무, 비정형적 문제 해결이 중요한 역할에는 넓은 자율성이 잘 맞는다. 이 경우 지나친 통제가 성과와 몰입을 떨어뜨린다.

자율성은 '다다익선'이 아니다. '극대화' 보다는 '최적화'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많은 자유를 주는 것이 공정해 보일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구성원의 준비도와 직무 성격, 정보의 위치, 실패의 비용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누구에게 어떤 수준의 자율성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섬세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율성의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자율성이 성과와 성장,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리더십이다.


종민
전종민
SK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연구해왔던 전종민입니다
대체로 진부한 세상에서 아주 가끔 놀라워지는 삶을 추구합니다. SK 그룹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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