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많은 조직에서 같은 현장을 봐왔다.
경영진 회의실에서 새로운 전략이 선포된다. 사업 방향이 바뀌고, 조직 구조가 재편된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그 말은 사실이다. 의도는 분명하고, 데이터도 있고, CEO의 결단도 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면 뭔가 어긋난다.
전략은 수립되는데, 실행이 따라가지 못한다. 조직 문화는 예전 그대로, 프로세스는 여전히 구식이고, 사람들의 역량은 새 전략을 감당하지 못한다. CEO는 갑작스럽게 이사회에서 변화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받는다. 이 말은 맞는 동시에 틀렸다. 변화 관리 팀은 이미 열심히 일했다.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세웠고, 저항 관리를 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없었던 일이 있다. 그것은 HR과의 정렬이다.
내가 본 사례를 하나 풀어보자.
어떤 제조업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포했다. 전략은 명확했다. 더 이상 건설적 효율성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애자일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였다.
변화 관리 팀은 Digital First 프로젝트를 만들고, 전사 설명회를 열고, 리더 교육을 했다. 저항도 적었다. 현장의 팀장들도 맞다,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6개월 뒤 현실은 ….
● 신입사원 채용 공고는 여전히 엑셀 능숙자 찾기에 집중했다.
● 성과 평가는 개인 업적 중심으로 여전히 돌아갔다. 팀 협업이나 데이터 활용 역량은 평가 항목에 없었다.
● 디지털 역량을 갖춘 사람을 충원하려 해도, 보상 체계가 구식이라 경쟁력이 없었다.
● 승진 경로도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오래된 방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위로 올라갔다.
변화 관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HR은 우리가 계속 할 방식을 유지했다. 전략은 머리로는 이해되었지만, 조직의 시스템으로는 실행될 수 없었다.

전략이 실행되지 못한 데이터들을 다시 본다.
● 67%의 조직이 전략 수립과 실행 사이의 괴리를 경험한다.
● 21%의 조직개편만이 성공한다. 79%는 그렇지 못하다.
● M&A나 조직통폐합의 70~90%가 실패한다.
이 숫자들을 보면서 나는 항상 같은 질문을 던진다. 변화 관리와 HR이 하나로 움직였는가?
대부분의 경우 답은 이렇다
● 변화 관리는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전파했다.
● 하지만 HR은 여전히 채용, 평가, 보상, 교육을 조직의 현 상태에 맞춰 설계했다.
● 두 팀은 다른 목표를 추구했고 다른 메시지를 냈다.
● 조직원들은 입으로는 새 전략에 동의하면서도 실제 인사 시스템과 업무 환경에서는 과거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원인은 구조적이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변화 관리와 HR은 다른 조직이다. 변화 관리는 보통 전략 조직이나 변혁 프로젝트 팀 아래 있고, HR은 독립적인 부서다. 각자의 KPI가 다르다. 각자의 프로세스가 다르다. 각자의 리더가 다르다. 그래서 충돌이 일어난다. 의도하지 않은,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충돌임을 인지한다. 변화 관리 리더는 말한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HR 리더는 말한다. 절차를 따라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 법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둘 다 맞다. 하지만 함께 움직이지 못하면 조직은 정지한다.
이 문제는 리더십 코칭이나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은 조직의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는 문제다. 시스템적 OD는 변화 관리와 HR이 분리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함께 설계되고 함께 실행된다.
● 전략이 명확하면,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 설계(구조, 권한, 프로세스)를 정의한다.
● 조직 설계가 정의되면, 그것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HR 시스템(채용, 배치, 평가, 보상, 교육, 승진 경로)을 재설계한다.
● 동시에,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문화와 리더십을 정의하고 육성한다.
●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와 실행 계획으로 조직에 전달된다.
조직의 전략이 정말로 실행되는 조직과 멈추는 조직의 차이는, 결국 한 가지로 귀결된다.
HRBP(HR Business Partner)와 OD(Organization Development)가 사업전략을 제대로 이해했는가? 이 말이 단순해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실천이다. 많은 HR 조직은 여전히 HR의 일과 사업의 일을 분리해서 본다. HR은 채용, 평가, 보상, 교육을 잘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략은 경영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HRBP와 OD의 역할과 책임은, 사업전략을 이해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업전략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전략 발표문을 듣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다.
● 경영진이 왜 이 전략을 선택했는지 이해하기
● 이 전략이 조직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읽기
● 그 변화를 지탱하기 위해 HR 시스템의 어떤 부분이 움직여야 하는지 설계하기
조직의 전략이 멈추는 순간이 있다고 했다. 그 순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경영진의 선택 미흡? 변화 관리의 부족? 현장 리더의 저항? 아니다. 가장 첫 번째 책임은 HRBP와 OD에게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경영진에게 이 전략을 실행하려면, 조직의 시스템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려면, 먼저 사업전략을 정말로 이해해야 한다. 단순한 이해가 아니라, 그것이 조직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꿰뚫는 이해 말이다. 그 순간부터, HRBP와 OD의 역할과 책임이 시작된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 사업전략을 읽고, 현재 우리 조직 설계로는 이 전략을 실행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새로운 조직 설계를 제안할 때, HR 시스템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채용 기준, 평가 항목, 보상 구조, 승진 경로)
● 변화 관리 팀과 함께 앉아서, 우리가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일관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에게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조직이 정말 바뀌는 순간은 전략이 공식적으로 선포될 때가 아니다. 그것은 HRBP와 OD가 사업전략을 이해하고, 그것을 조직 설계와 HR 시스템으로 번역하기 시작할 때다. 당신의 조직에서 그 순간이 왔는가? 아니라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