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HR이 아니어도 괜찮다 - 언제부터 HR Operations 의 가치를 과소평가 하게 되었을까
얼마 전 급여/연말정산을 담당하는 HR과 대화를 하다가 의외의 말을 들었다.
HR operations 라는 부서명이 마음에 안들어요. 급여담당이라고 하면 뭔가 행정업무 하는 사람처럼 들리잖아요. Employee Experience 나 Strategic Operation Partner 처럼 좀 더 전략적으로 들리는 이름을 사용하고 싶어요
HR 커뮤니티나 컨퍼런스에서 늘 비슷한 이야기를 듣는다.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조직의 변화설계자이자 변화 관리자가 되어야한다는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현장에서 처리하는 인사 행정, 채용, 직원 문의 대응 같은 업무들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질수 있다.
왜 전략적으로 들리고 싶을까? HR Operations 보다 Employee Experience 라고 부르면 더 높은 가치가 생길까?
그날 그 구성원과는 HR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이야기 나눴다. 전략적 HR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익숙해지는 동안 HR operations 의 가치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은 아닐까. 때때로 사람들은 화려함에 시선을 두다 기본기의 소중함을 놓친다.
1. 단단한 오퍼레이션이 비즈니스를 움직인다
재무/회계(Finance)팀을 보자. 파이낸스가 매월 정확하게 결산을 내고 정산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고해서 전문성을 의심하거나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없다. HR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날짜에 오류없이 급여가 지급되고, 채용과 온보딩이 매끄럽게 진행되고, 규정이 명확하고 운영되는, 이런 탄탄한 오퍼레이션은 비즈니스를 떠받치는 강력한 인프라다. 전략은 그 기반 위에서 존재할 수 있다.
HR 부서장에게 가장 머리 아픈 순간 중 하나는 급여 사고가 발생했을 때이다. 몇 년 전 업체 실수로 직원 급여가 잘못지급된 일이 있었다. 다행히 모두 바로잡았지만 그 해결 과정에서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모른다. 직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HR은 생각보다 화려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런 기본 업무인 경우가 많다.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역할을 직무명에 사용한다. Finance 비즈니스 파트너, IT 비즈니스 파트너, 구매 비즈니스 파트너, 법무 비즈니스 파트너 등 인사 외 지원 조직에도 비슷한 역할이 존재한다. 정확한 결산이 있어야 Finance BP가 있을 수 있고, 안정적인 서버, 시스템 유지보수가 있어야 IT BP 도 디지털 전략/ax 전략을 만들 수 있다. HRBP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급여, 채용, 근태, 인사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조직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 때문에 오퍼레이션 운영업무의 중요성을 낮게 보지 않는데 인사는 좀 유난한 느낌이다. 전략적 파트너라는 역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HR Operations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기 시작한 것 같다.
2. '원래 그래요'를 넘어선 서비스 마인드
현업이 인사팀에 실망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전략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사팀과의 접점에서 질문을 했을때, "원래 그래요"라고 하거나, 인트라넷에 있으니까 검색해서 찾아서 보세요"라고 할때이다. 어떤 때는친분에 따라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때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명확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는데, HR이 서비스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현장의 개인적인 요구나 무리한 수발까지 다 들어주는 개인 비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외국인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해외에서 채용한 직원의 정착을 돕는 것은 중요하지만, 일부 현업 리더들은 직원의 정착 전반을 인사팀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한국에서만 겪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럽에 와서도 비슷한 기대를 경험했다.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시리로케이션 업체를 고용하는 것은HR 역할이지만 개인 시간을 따로 빼서 집구하기나 개인행정 업무까지 인사담당자가 할 부분은 아니다.
그 외에 인사 시스템에 본인이 몇 초면 처리할 수 있는 단순행정을 대신 해달라는 경우도 조직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례이다. HR의 서비스 마인드는 명확한 기준과 범위 안에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지원하는 태도다
3. 신뢰는 타이틀에서 나오지 않는다.
전략적 파트너라는 타이틀은 스스로 붙인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업 리더와 구성원들이 내 업무 영역에서 제일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나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현장의 피로감을 줄여주고, 필요한 사람을 제때 연결해 주며, 막힌 병목을 풀어주는 일. 이런 기본적인 일과 태도가 먼저다.
전략은 계속 변하고 트렌드도 바뀐다. 그러나 정확한 오퍼레이션의 중요성과 공정한 원칙,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오퍼레이션을 담당하는 HR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너무 작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본을 잘하는 HR이 가장 강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