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실험

정체성 실험

나의 강점과 가치가 리더십이 되는 순간
리더십리더임원
나)
김선아(엘레나)Oct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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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믿는 가치가 곧 나의 리더십이 된다

사회생활을 하며 우리는 무수한 역할을 지나온다. 누군가의 동료에서 시작해 팀장이 되고, 더 큰 조직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며 저마다의 과업을 부여받는다. 역할과 환경, 조직 문화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배우느라 분주하지만, 정작 그 역할을 수행하는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에는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나는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좋은 리더가 되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진실이 있다. 일을 잘 해내는 성과형 중심인 나와 사람을 마음으로 이끄는 리더십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강한 추진력은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지시로 다가갔고, 빠른 의사결정은 충분히 경청하지 않는 태도로 오해받기도 했다.

내가 의도한 가치와 타인이 경험하는 내 모습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는 순간, 마음에 깊은 질문이 피어올랐다. “나는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이며, 내 삶의 신념은 리더로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

긍정심리학에서는 리더십의 출발점을 외부의 스킬이 아닌, 내면의 '핵심 가치(Core Values)'와 '신념(Beliefs)'에서 찾는다. 성과를 내는 기계를 넘어 사람과 공동체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내 안의 신념. 이 신념이 바로 나만의 리더 정체성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뿌리가 되고 있었음을 이제서야 알았다.

2. 익숙한 강점의 재발견

우리는 흔히 강점을 ‘남보다 뛰어난 기술’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코칭 심리학에서 강점(Strengths)이란 나다움을 유지하면서 타인과의 유기적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면의 자원이다. 좋은 강점도 없고 남의 강점을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문제로 보여지는 것은 어쩌면 과거 실무자 시절 나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내 강점이, 리더의 자리에서는 오히려 타인을 억누르는 ‘강점의 오용(Overused Strengths)’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직접 잘 해내려는 욕심,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의 단호함은 리더의 영역에서 종종 팀원들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줄이야….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결국 일을 잘 해내는 것이였지 리더로써의 성공 경험이 아닌데, 내가 일을 잘 해내고 성공해서 고집했던 그 단계를 지나, 나라는 리더의 정체성을 완전히 다시 만들어 가는 개축(Renovation)의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 내가 틀렸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빠른 답을 던지는 대신 타인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경청, 그리고 내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수용의 자세… 이러한 태도는 내 강점의 쓰임새를 ‘내가 직접 실행했던 것’에서 ‘타인이 스스로 잘해 내도록 돕는 것’으로 확장하는 위대한 관점의 전환이다.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직면하고, 어색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시도할 때, 우리의 강점은 비로소 타인을 살리는 리더십의 도구로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3. 거창하지 않은 작은 실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그렇다면 이러한 정체성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리더십 개발론에서 제안하는 답은 명확하다. 바로 '작은 정체성 실험(Micro Identity Experiments)'이다.

정체성 실험이라고 해서 거창한 교육이나 조직 개혁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변화는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에서 시작된다. 회의실에서 팀원의 말을 끊지 않고 5초 더 기다려주는 것, 내가 가진 답을 내려놓고 "당신의 생각이 궁금합니다"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 그리고 나의 미숙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는 것. 이러한 작고 소소한 행동의 실험들이 모여 나라는 리더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이러한 작은 실험을 하나씩 시도해 볼 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나의 작은 변화에 팀원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된다. "나의 작은 변화가 공동체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작이 되었다"는 동료의 고백처럼, 리더 개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일로 이어지며, 그 관계의 온기가 공동체 전체로 스며들게 된다.

작은 실험들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리더 스스로 느끼는 몰입도와 행복감 역시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4. 나다운 리더로 걸어가는 길

좋은 리더, 그리고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코 완벽한 정답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 역시 여전히 새로운 상황 앞에서 흔들리고,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에 있기에 오늘도 흔들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리더십이란 어느 한 시점에 완성되어 멈추는 과제가 아니라, 새로운 역할과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계속해서 갱신해 나가는 ‘현재진행형의 여정’이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렇게 내 가치와 강점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일상 속 작은 실험을 통해 내 안의 여백을 넗혀가기도 하기 굵게 선을 그리기도 하고 굵게 그려진 선을 지우며 흐릿하게 버려는 이런 여정. 그렇게 나를 이해하는 지평이 넓어지면서 우리의 리더십은 단단한 다정함이 되어 주변을 밝히게 됨을 획신해본다. 오늘도 나는 거창하거나 화려한 언변이나 나를 따르라는 구호나 지시 대신, 한 번 더 깊이 듣고 한 번 더 다정하게 다가가는 작은 실험을 시작한다. 나를 바꾸는 그 작은 한 걸음이, 우리 공동체를 더 따뜻하고 빛나게 만드는 거대한 울림이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나)
김선아(엘레나)
조직에서 사람과 문화의 힘을 믿는 HR Leader
안녕하세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HR의 본질인 '사람과 문화'의 힘을 믿는 HR 리더로써 현업에서의 치열한 고민과 성장의 인사이트를 정제된 글로 기록하고 나눕니다. 구성원 한 분 한 분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모두가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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