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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담당자의 숙명, 핵심가치 내재화

조직문화 담당자의 숙명, 핵심가치 내재화

핵심가치 내재화, 전략은 단순합니다: Name it → Say it → Believe it
조직문화주니어미드레벨시니어
해원
손해원Mar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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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담당자로 15년을 일했습니다. 그 중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회사의 핵심가치를 만들고 내재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미션/비전/핵심가치(MDO(Mission·Dream2030·Our DNA))를 수립하고 2년 반을 지나온 지금, 저는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략은 심플합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였던 애드거 샤인(Edgar Schein)은 조직문화를 빙산에 비유하며 3개의 층으로 설명했습니다. 수면 위에 보이는 인공물(Artifacts), 공식적으로 선언된 표방된 가치(Espoused Values), 그리고 구성원이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기본가정(Basic Assumptions). 저는 이 3단계를 실무 언어로 바꿔 내재화 전략의 뼈대로 삼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3단계 전략은 바로 Name it → Say it → Believe it 입니다.

Name it: 이름을 붙이는 것이 먼저다 (Artifacts 단계)

샤인이 말한 인공물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입니다.

사무실 풍경, 회의 방식, 포상 이름, 심지어 컵 하나까지. 핵심가치 내재화의 첫 번째 단계는 그 가치를 조직 곳곳에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Name it는 단순히 로고와 포스터를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진짜 핵심은 우리 조직만의 언어로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회사 대표가 회의에서 했던 말들, 리더들이 적어낸 방향성, 구성원 대표들의 목소리를 모아 6개의 Our DNA를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선포된 문구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있던 것을 '이름 붙인 것'이었습니다. 이름이 생기자 비로소 대화할 수 있는 언어가 생겼습니다. 사옥 이전 때는 회의실 이름, 층 이름, 컵 하나에도 핵심가치를 녹였습니다. 눈에 보여야 입에 오릅니다.

Say it: 리더가 먼저 말해야 한다 (Espoused Values 단계)

표방된 가치란, 조직이 공식적으로 "우리는 이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선언하는 단계입니다. 샤인은 이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함정을 경고했습니다. 바로 선언과 실제 행동이 불일치할 때, 구성원들은 가치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들에게 단어를 외우게 한 게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게 했습니다. MDO 워크샵에서 리더가 직접 "내가 이 가치를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이야기하자,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월 1회 전사 밋업에서 Best DNA Challenger 사례를 공유하고, 포상 이름도 Our DNA로 바꿨습니다.

말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채용 단계에서 Our DNA 기반 인터뷰를 도입해,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하는 첫 순간부터 가치 적합성을 검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보딩 단계에서도 미션/비전/핵심가치 워크샵을 도입하였고, 성과 평가에도 Our DNA 기반 항목을 반영했습니다. 인사제도 안에 가치가 녹아들었을 때, 선언은 비로소 진지하게 받아들여집니다.

Believe it: 성공경험이 신념을 만든다 (Basic Assumptions 단계)

샤인이 말한 기본가정은 가장 깊은 층입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설명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된 상태. 이것이 진짜 내재화입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은 '성공경험'이었습니다. 워크샵에서 구성원들에게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자신이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을 꺼내어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그 순간, 사람들은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이 가치는 외부에서 주입된 게 아니라, 내 안에 원래 있었던 것이다." 구성원들의 눈빛이 뜨거워지던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이것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조직의 핵심가치와 나 개인의 가치관이 어떻게 만나는지, 그 교차점을 찾는 작업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내가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겹치는 지점—그 지점에서 사람은 가장 진정성 있게 행동한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내재화 여정의 다음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만의 과제가 아니다

핵심가치 내재화를 조직문화팀의 일로만 두는 순간, 절대 깊어지지 않습니다. 리더도, 구성원도, 신입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이 가치를 오늘 어떻게 실천했는가?" 그 질문을 조직 전체가 갖게 될 때, 핵심가치는 벽의 문구에서 살아있는 문화로 전환됩니다. 내재화는 담당자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해원
손해원
LG AI연구원/People&Culture팀
성장을 고민하는 HR 담당자이자, 일도 삶도 놓치고 싶지 않은 워킹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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