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조직에 이대로 있는 것이 맞을까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인증코치를 준비하며 주변 분들과 코칭 실습을 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요. 이때 공통적으로 듣게되는 주제가 있습니다. 조직에서 성과가 높은 에이스든 그렇지 않은 직원이든 거의 예외 없이 털어놓는 서늘한 고민은 바로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요?’ 였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변화가 심한 시대에서는 더더욱 불안하고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을텐데요. 1인 창업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도전적인 시도가 모두에게 요구되는 시대인 만큼 고민도 깊어집니다.
물론 우리 모두 이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신이 기대하는 미래의 지향점과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그 갭(Gap)을 채워나가는 것은 직장인 누구에게나 중요한 숙제입니다. 하지만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구성원들의 머릿속이 이런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몰입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요소일 지도 모릅니다.
한편, 오히려 더욱 조직 내에 깊게 자리잡고 현재의 포지션을 그저 지키려고만 하는 경향도 두드러집니다.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이 파도가 지나가기를 숨죽여 지켜보려는 모습인데요. 최근까지 자주 언급되었던 Quiet Quitting 에 더해서, AI 도입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몰입을 잃었지만 이직 시장의 한파로 인해 억지로 자리를 지키는 '불안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상태의 직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갤럽(Gallup)이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갤럽 조사 이래 처음으로 자신의 삶이 '고군분투하고 있다(struggling)'고 답한 비율(49%)이 '번창하고 있다(thriving)'고 답한 비율(46%)을 넘어섰습니다. 업무 몰입도(Engagement) 역시 최근 10년 중 최저치인 31%로 추락했다는 데이터가 그 현실을 반영하는 듯 합니다. (https://www.hrdive.com/news/gallup-workforce-no-longer-thriving-engagement-low/815575/)
이러한 상황에서 구성원의 몰입을 유지하거나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적인 열쇠는 결국 ‘리더'에게 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우리 조직이 그 지향점을 달성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을 위해 리더가 만들어주어야 할 '환경'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교육비를 넉넉히 지원하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1on1을 자주 하는 것일까요?
과거 쿠팡에서 근무할 당시 리더들을 위한 ‘매니저 핸드북'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자료의 초반부는 '채용'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리더들에게 채용에 앞서 먼저 고민하기를 기대했던 것은 ‘담당하는 조직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내부 인력으로 해결할지,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지, 아니면 단기적인 아웃소싱으로 해결할지 등 '필요한 자원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시작하고자 했습니다.
AI 시대에는 이 관점에서 리더들에게 좀더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리더는 단순히 사람을 내부에서 찾을지 외부에서 찾을지, 정규직을 할지 계약직 등의 판단을 넘어,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지능이 필요한 영역과 인공지능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할 수 있도록 요구받습니다. 또한, 각각의 '지능을 어떻게 소싱하고, 배분하고, 배치할지를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업무는 AI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어떤 영역은 외부 SaaS를 활용하며, 남은 핵심적인 갭(Gap)을 우리 팀의 인재가 해결하도록 설계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영역에 가깝습니다.
조직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역할과 자원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었을 때, 비로소 리더는 구성원과 '진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게"라고 달래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런 갭(Gap)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은 AI로 효율화할 계획이니, 저는 ○○님이 가진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이 남은 핵심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고 ○○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우리 조직이 당면한 문제는 사람과 AI의 상호 Loop를 통해 개선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AX에 진심이고 실제로 많은 활용을 시도해 보고 있는 △△님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 확장 되면 조직 내에서도 독립적으로 제품화나 서비스화를 리드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지원할께요.”
이렇게 회사 목표 달성에 필요한 Gap이 무엇인지, 이것을 채우는 것을 누가 가장 잘할 수 있을지 판단하여 구성원에게 '가슴 뛰는 미션'으로 제안하는 것. 그리고 이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적 차원의 지원과 협업 관계를 탄탄하게 세팅해 주는 것. 이것이 AI 시대에 인재들이 회사에 몰입하고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환경 설정'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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