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문화는 진짜 바뀔 수 있을까?

조직의 문화는 진짜 바뀔 수 있을까?

조직문화와 분위기
조직문화전체
y)
이지훈 (Tobey)Aug 5, 2026
2928
이런 활동을 한다고 문화가 바뀌나?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의구심에 앞서 조직문화 담당자의 본질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조직문화 담당자는 조직의 핵심가치 혹은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고,

그 철학과 방향에 맞춰 구성원들이 녹아들 수 있도록 내재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직접적으로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워크숍이나 캠페인을 기획하여 실행하기도 하고,

간접적으로는 Change Agent를 육성하여 그들이 변화관리 활동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서포트도 한다.

조직 진단을 통해 현재 조직의 분위기와 상황을 읽고 거기에 맞는 조직문화 개선방향과 솔루션을 고민하기도 한다.

다만, 우리가 하는 일련의 조직문화 활동들은 사실 조직의 '문화'보다 '분위기'를 바꾸는 행동에 가깝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우선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와 조직분위기(Organizational Climate)*,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 Organizational Climate은 일반적으로 '조직풍토'라고 표기하나, 이 글에서는 '분위기'로 통일하였음

#1. 문화(Culture)와 분위기(Climate)

조직문화(Culture)와 조직분위기(Climate)는 종종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조직행동(Organizational Behavior) 관점에서 본다면 명확히 다른 층위의 개념이다.

흔히 '분위기'라고 말하는 Climate은 조직의 현재 모습들(제도, 리더십, 업무방식 등)을 구성원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반면, '문화'는 우리가 인식하는 '분위기'의 가장 아래에 존재하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당연하게 여기는 기본 가정을 말한다(Schein, 1985).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탈 때,

노약자석이나 약자 배려석은 자리가 비어도 일반 사람들은 앉지 않고 자리를 비워둔다.

법으로 금지된 것도 아니고 벌금을 내지도 않는데 말이다. 

한국 지하철을 처음 타는 외국인들도 몇 번 경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저 자리는 앉으면 안 되는구나.'를 인식하게 된다. 일종의 '문화'인 셈이다.

반면, 지하철 파업으로 평소 대비 지하철 운행량이 감소하여 출근 시간에 승객이 몰렸다고 치자.

거기에 에어컨까지 고장 나서 평소보다 승객들의 불쾌지수가 올라갔다면 이건 '분위기'다.

지하철 운행량이나 에어컨이 정상화된다면, 금세 해결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문화는 왜 직접적으로 바꿀 수 없는가?

Schein은 '문화'를 세 층위로 설명한다.

Edgar Schein의 조직문화 모델(1985)을 AI 이미지로 재생성

이 모델에 비춰 본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조직문화 활동은 조직이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가치(Espoused Values)를 정립하고 거기에 기반하여 인공물(Artifacts)로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아무리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바꾸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고 하더라도

조직문화의 가장 뿌리에 위치한 기본적 가정들, 구성원 대부분이 의식조차 못하는 무의식적인 전제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조직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Schein에 따르면, 조직문화는 단순한 선언(언어)만으로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이 문제를 반복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해결방식이 타당하다고 검증되고 그것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쌓이는 경험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일련의 활동들만으로 조직의 문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3.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문화'는 애초에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실제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분위기'뿐이다.

Schein이 말한 조직문화 형성 과정을 떠올려보면,

조직문화는 결국 조직 안에서 반복된 경험들이 오랜 시간 쌓여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기에

가장 표면에 있는 '분위기'를 바꿔주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또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와서,

이런 활동을 한다고 문화가 바뀌나?

조직 분위기를 바꾸는 한두 번의 활동, 한두 해의 활동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다만, 분위기를 바꾸는 활동들 없이 문화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y)
이지훈 (Tobey)
HRer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