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언어를 맞추는 시간] 같은 단어, 다른 의미](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1230/cover/c5a434ea-65c6-4540-975f-cd3fee486f19_wFsABMZT.jpg)
이 말은 겸손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의 해석은 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그냥 오래 있었네.”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어려운 일을 계속 맡으면서 버텨낸 거구나.”
같은 문장인데, 전혀 다른 평가가 만들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어의 의미는 사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과 가치관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직장에서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현상은 특정 단어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장” 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성장의 의미를 물어보면 이런 답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장의 의미는 ‘승진’ 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장의 의미는 ‘인정과 칭찬’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장의 의미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 성장의 의미는 ‘더 중요한 과업을 맡는 것’입니다.
리더가 “성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피드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피드백은 ‘틀렸다’, ‘혼났다’, ‘평가 받았다’ 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피드백은 ‘다른 관점’, ‘더 나은 방법’, ‘성장의 기회’ 가 됩니다.
무심코 사용한 같은 단어들이지만 말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 다른 감정과 행동을 만들게 되는 거죠.
먼저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1) 리더의 말을 오해합니다
“성장하라”는 말이 어떤 사람에게는 압박이 됩니다.
2) 피드백을 공격으로 느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실수와 실패를 점점 방어적으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3)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나에게 기대했던 역할과 과업의 크기가 달랐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 결과 구성원은 “도대체 무엇을 잘해야 하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특정 사람만 편애하는 것 같아” 라고 생각하게 되죠.
이 문제는 개인을 넘어서 조직에도 영향을 줍니다.
첫 번째 문제는 협업 비용 증가입니다.
같은 단어를 쓰지만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하면 대화는 늘어나지만 합의는 줄어듭니다. 회의가 길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회의 시간에 서로 갈등이 생기고 회의 후에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피드백 문화의 붕괴입니다.
피드백을 “혼나는 것”으로 이해하는 조직에서는 사람들이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피드백 문화의 붕괴는 곧, 어렵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는 문제로 확산되게 되죠.
세 번째 문제는 조직 문화의 혼란입니다.
Core Value를 만들어도 각자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그것은 일하는 방식과 습관이 아니라 홈페이지에 적힌 멋진 슬로건이 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것 말고, 우리가 사용한 단어와 말, 행동과 의사결정에 대해 서로가 생각하는 의미와 의도, 가치와 영향을 공유하고 합의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Meaning Negotiation (의미 협상)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이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함께 맞추는 과정”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중요한 효과를 만듭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은 정보 공유가 더 활발하게 나타났고
-학습 하는 시간과 노력이 증가
-이는 팀이 어렵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을 때 더 긍정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결국 의미를 맞춘다는 것은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학습과 성과를 만드는 기반이 되는 것입니다.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 리더와 사람들이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입니다.
“우리는 주도적으로 일합니다.”
이 문장은 멋있지만 하지만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주도적이라는 말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묻지 말고, 알아서 하면 되는 걸까?
-먼저 시작하는 것일까?
-책임지는 것일까?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것일까?
이 정의가 없다면 주도성은 결국 평가의 기준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을 기준으로 한 해석이 됩니다.
그래서 리더십과 문화가 만들어 지기도 전에 흔들려 버리죠.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조직의 언어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우리 팀에서 성장이라는 말은 승진이 아니라 역량의 확장입니다.”
“우리 팀에서 피드백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결과와 지식의 확장을 위해 서로의 관점을 공유하고 행동을 수정하는 공유의 시간입니다.”
이렇게 단어의 의미가 정리되기 시작하면 조직 안에서의 대화는 훨씬 명확해질 수 밖에는 없죠.
조직에서 이런 질문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조직에서 성장은 무엇인가?
-우리 조직에서 피드백은 무엇인가?
-우리 조직에서 버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조직에서 주도성은 어떤 행동인가?
이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 행동과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하죠. 그리고 이 질문은 HR이나 리더가 혼자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함께 해석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일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을 씁니다.
하지만 그 일을 설명하는 단어에 대해서는 거의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다른 세상을 살게 됩니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전략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함께 시작하는 순간 조직의 대화는 훨씬 깊어집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짜 협업이 시작됩니다.
저는 1ON1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고,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