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재가 사직서를 내거나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었을까?”
더 나은 보상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역할과 승진 기회를 이야기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직원에게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버스는 이미 떠났습니다.
좋은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며 제가 느낀 것은, 직원의 성장을 위해 회사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직원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회사 안에서 자신의 다음 모습을 그리기 어렵다면, 직원은 성장 경로가 보이는 다른 조직으로 눈을 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역할과 도전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지금의 조직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이유도 생길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핵심 인재 유지는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한 순간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원이 회사에 남는 이유는 보상이나 복리후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보상과 복리후생과 조직문화도 매우 중요합니다. 나아가 이곳에서 계속 배우고 있는지,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는지, 앞으로 새롭게 도전할 기회가 있는지. 이러한 일상의 경험과 기대가 쌓여 조직에 계속 머물 것인지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핵심 인재 유지를 고민할 때 저는 다음 질문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좋은 인재가 이 조직에서 계속 성장하고 싶어 할 이유는 무엇인가?”
성과관리, 커리어 개발, 리더십, 학습, 후임자 육성은 모두 이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활동이 직원에게 하나의 성장 경험으로 이어질 때, 조직에 남을 이유도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핵심 인재라고 하면 흔히 성과가 좋은 직원을 먼저 떠올립니다. 현재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은 회사에 중요한 인재입니다. 여기에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잠재력과 담당하는 역할의 중요성까지 함께 살펴보면, 인재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과가 뛰어나다고 해서 모든 직원의 다음 단계가 관리자일 필요는 없는데요. 전문성을 더 깊게 쌓으며 조직에 기여하는 경로도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역할에서는 경험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기회와 지원을 통해 더 큰 책임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핵심 인재를 선정하는 일은 인재 관리의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우리 조직에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그 역할을 맡을 사람이 내부에 있는지 살펴보면서 개발 방향도 구체화됩니다.
후임자 육성 계획인 Succession Planning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역할을 맡을 후보를 파악하고, 그 사람이 실제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누구를 핵심 인재로 볼 것인가에 더해,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통해 다음 역할을 준비할 수 있을지까지 연결할 때 인재 관리의 의미가 더 커질 것입니다.
인재 육성을 이야기하면 교육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직원은 새로운 일을 맡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데요. 개인별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활용하는 70-20-10 원칙도 이러한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70% 업무 경험: 새로운 프로젝트, 역할 확대, 직무 순환 등
20% 관계를 통한 학습: 리더의 코칭, 멘토링, 동료 및 다른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
10% 공식 교육: 직무교육, 리더십 교육, 온라인 학습 등
이 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교육과 관계, 실제 업무 경험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향후 리더 역할을 기대하는 직원에게는 리더십 교육과 함께 작은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어보는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다른 부서와 의견을 조율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일도 좋은 개발 기회가 됩니다.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직원에게는 심화 교육이나 자격 취득을 지원할 수 있고, 여기에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기회가 더해지면 학습의 의미도 한층 커질 것입니다.
HR과 리더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질문도 여기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꿔볼 수 있습니다.
“이 직원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려면, 지금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바탕으로 기회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이 인재 육성이자, 인재 유지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리어 개발에서 승진은 중요한 선택지입니다. 다만 직원들이 원하는 커리어의 모습은 생각보다 다양한데요. 가치관도 성장욕구도 매우 다양합니다. 관리자가 되고 싶은 직원도 있지만, 현재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 키우고 싶은 직원도 있습니다. 다른 직무를 경험하거나 해외 동료들과 협업하며 시야를 넓히고 싶은 직원도 있겠죠.
직급이 올라가는 수직적 이동뿐 아니라 경험의 폭을 넓히는 수평적 이동까지 살펴보면, 조직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장 기회도 다양해집니다. 새로운 업무를 맡는 것,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 여러 부서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 전문성을 깊게 쌓는 것 모두 커리어 개발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직원이 조직 안에서 자신의 다음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면, 회사를 떠나지 않고도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회사가 제시하는 선택지에 직원의 관심과 희망이 연결될 때, 성장 경로도 개인에게 더 의미 있는 모습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은 직급뿐 아니라 전문성의 깊이와 경험의 폭으로도 만들어집니다.
좋은 인재의 퇴사를 보며 또 하나 느낀 것은, 직원의 성장 욕구를 이해하는 데는 한 번의 면담보다 지속적인 대화가 더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연간 개발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은 출발점입니다. 다만 새로운 업무를 경험하면서 관심 분야가 달라지기도 하고, 현재 역할에 익숙해지면서 더 큰 도전을 원하게 되기도 합니다. 처음 세웠던 계획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모두 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의 성장 방향을 연중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조금씩 확인하고 조정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평소 면담에서 업무 진행 상황과 함께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어떤 경험이나 지원이 도움이 될까?
이전에 세운 개발계획은 지금도 자신의 관심과 맞는가?
이런 대화는 교육, 자격 취득, 새로운 직무 경험, 프로젝트 참여, 역할 확대, 승진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찾는 계기가 됩니다. 모든 기회를 당장 제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현재 가능한 선택지와 앞으로 준비할 수 있는 과정을 함께 이야기하면, 직원은 자신의 다음 단계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직원과 가까이에서 일하며 관심과 역량의 변화를 살피고, 이를 실제 업무 기회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 중요한 업무가 계속 몰리는 상황은 한 번쯤 돌아볼 만합니다. 조직에는 안정적인 업무 배분일 수 있지만, 직원에게는 익숙한 일의 반복이나 업무량 증가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과제에 적절한 권한과 지원이 더해진다면, 직원에게는 보다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리더와 나누는 커리어 대화도 이처럼 구체적인 경험으로 이어질 때 더 힘을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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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관심과 상황에 맞춰 대화와 지원이 이어지면서 성장 경로도 구체화됩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사실만으로는 직원의 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직원이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에서 시도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이 자신의 관심과 개발 방향에 맞춰 참여하며, 리더가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때 배움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겠죠.
교육을 수료한 뒤에도 익숙한 업무만 반복한다면 새롭게 배운 내용을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프로젝트에 적용해보고, 시행착오를 돌아보고, 동료와 경험을 나누는 과정이 이어진다면 학습은 일하는 방식의 일부가 됩니다.
그래서 교육 이수 실적과 함께 다음 질문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새롭게 배웠고, 이제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직원 스스로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다면, 자신의 성장도 한층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핵심 인재를 별도로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중요한데요. 다만 일부 직원에게 교육과 프로젝트, 승진 기회가 계속 집중되면 다른 직원들은 자신의 성장 가능성이 제한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인사 측면에서는 미래의 리더를 준비하는 일과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할 기회를 넓히는 일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리더 역할을 준비하는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현재 직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기회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직원에게는 새로운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지원의 형태는 직원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요. 각자의 역할과 역량, 커리어 방향에 맞는 기회를 논의할 수 있다면, 직원은 조직 안에서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핵심 인재 육성 역시 이러한 조직 전체의 성장 환경 안에서 더 의미 있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HR에서는 성과관리, 교육, 리더십 개발, 후임자 육성, 직원 몰입도 향상 등 여러 활동을 운영합니다. 각각의 목적은 분명하지만, 직원에게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 활동들을 직원의 커리어라는 흐름 안에서 연결해보면 어떨까요?
회사가 앞으로 필요로 하는 역할과 역량을 살피고, 직원의 성과와 잠재력, 관심 분야를 이해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계획과 업무 경험을 연결하고, 경험에서 얻은 피드백을 다음 역할과 기회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이어지면 직원은 회사의 여러 HR 활동을 자신의 성장과 관련된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회사 역시 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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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과 직원이 원하는 성장이 만날 때, HR 활동은 하나의 성장 경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좋은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커리어와 삶의 방향은 달라지고, 때로는 회사 밖의 기회가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인재의 퇴사를 보며 제게 남았던 생각은, 회사가 조금 더 일찍 직원의 다음 성장을 함께 고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입니다.
평소의 대화에서 성장 욕구를 이해하고, 조직 안에서 가능한 경로를 보여주고, 그에 맞는 경험을 준비하는 것. 교육이나 자격 취득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직무 경험이나 승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원의 형태는 달라도, 직원에게는 자신의 커리어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있고 앞으로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다음 질문에 대한 답도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
나는 이 회사에서 계속 배우고 있는가?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가?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가?
이곳에서의 경험이 나의 다음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다는 것은, 직원에게 회사에 남을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핵심 인재 유지는 이러한 경험을 일상 속에서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직원의 성장 욕구에 귀 기울이고, 다음 기회를 함께 준비하며, 그 준비를 실제 경험으로 이어가는 것. 좋은 인재가 계속 머물며 성장하고 싶은 조직은 그 과정에서 조금씩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