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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스트레스는 '어쩔수가없다'

직무 스트레스는 '어쩔수가없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주는 메시지
호석
이호석Sep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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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어쩔수가없다’는 ‘깐드박’ 박찬욱 감독의 열두번째 장편 영화이다.

회사원 민수(이병헌)가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 아내 ‘미리’,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만수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는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만수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는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문 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 반장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문 제지]의 자리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격이라고 확신한 만수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을 쓰기 시작한 게 17년 전쯤인 것 같다. 긴 시간 가장 만들고 싶어 했던 작품을 드디어 마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 영화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생존 경쟁과 도덕적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우리에게 전할 메시지는 무엇일까?

직무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

“죽는 건 한순간인데, 살아 있다는 건… 매일 조금씩 죽는 거더라.”

주인공 ‘만수’는 25년간 성실히 일해온 제지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당한다. 영화는 해고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직장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박감독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앞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많은 사람이 고용 불안정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이 이야기를 주위에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공감되고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돌아왔기에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스트레스는 불편함과 해로움을 주고, 예측하지 못하고 조절할 수 없어 무력감과 질병을 유발한다. 이런 유형의 스트레스는 ‘직무 스트레스’로, 스트레스가 일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업무상 요구사항이 일하는 사람의 능력(capabilities)이나 자원(resources), 바램(needs)과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기는 유해한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말한다.

직무 스트레스는 구성원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사람은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곧 술 또는 담배와 같은 알코올, 카페인 등에 의존하게 만든다.

장기적으로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는 심리적 증상을 가져오고 개인의 창의성과 학습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업무수행에 지장을 끼친다.

최근 직원들의 정신적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하여서도 감정노동, 직장 갑질과 일터 괴롭힘, 번아웃, 일중독, 과로자살 등의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2019년 7월부터 근로기준법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제76조의 2)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제76조의 3) 조항이 신설되어서 사용자에 사후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2002년부터 사업주의 의무(제5조)에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는 것을 포함했다.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에서 직무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평가와 개선대책 수립과 근로자의 의견반영, 적정배치, 뇌혈관 심장질환 발병위험도 평가와 건강증진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41조에서는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를 규정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처벌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은 구성원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EAP(Employee assistant program)라는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AP는 근로자의 직무만족도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을 상담 코칭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게임 회사 ‘넥슨’이 진행하는 스트레스 마음여행 워크샵을 소개한다.

전문 심리상담사가 리드하는 집단상담으로 자신이 마음 상태를 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건강한 대화를 통해 조직 내 공감과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워크샵은 보통 지루하고 의무적인 숙제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여행 워크샵은 ‘마음여행’을 떠난다는 컨셉으로 구성돼 모두가 흥미롭고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다. 더불어 워크샵이 끝난 이후에도 함께 제공된 마음여행키트를 통해 혼자서도 마음을 돌볼 수 있다.

영화 제목은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의 제목인 ‘어쩔수가없다’를 지은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여러 번 사용되는 대사인 만큼 상황에 따라서 또 인물에 따라서 이게 운명이다라고 하는 그런 의미로 말할 때도 있고 그 핑계 대고 남 탓하는 그런 비겁한의 표현이기도 하고 그게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면서 자주 쓰는 표현이잖아요.

정말 입에, 다른 분은 모르겠는데 저는 그래요. 거의 입에 붙어 있을 만큼 아무렇게나 아무 데서나 막 나오는 그런 표현이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띄어쓰기도 없이 이것은 한 단어인 것인양 제목도 그렇게 했고 그래서 저는 관객들이 이 영화의 개봉을 계기로 '아 내가 이 말을 얼마나 자주 쓰고 있었구나 참 자주 쓰는구나 남발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으면 더 좋겠어요.

그런 의도도 있어요. 자기의 선택,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이 아닌데 그럴 때 정당화하기 좋은 그런 표현으로 제목을 지었습니다.” (박찬욱 감독 인터뷰 중)

이 영화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엑스>를 원작으로 한다. 도끼를 뜻하는 엑스(Ax)는 은유적으로 ‘정리해고’를 뜻한다. 소설 <엑스>는 2005년 이미 영화 ‘엑스, 취업에 관한 안내서’로 만들어졌고, 소설 판권도 해당 영화를 연출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갖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가브라스 감독을 만나 리메이크 허락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작품 제작과정에서 한동안 <도끼>라는 가제로 불리다가 제목이 도끼면 관객들이 "이번엔 망치가 아니라 도끼로 죽이려나 보다."라고 반응할 거라면서 어쩔 수 없이 ‘어쩔 수가 없다’로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제82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는 무관에 그쳤지만, ‘26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에서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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