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힘]_리더의 관계 역량](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1459/cover/897fee29-d0c9-43c6-a729-7093ebfeae6c_질문.jpg)
“굿모닝! 주말은 잘 보냈나요?”
“굿모닝! 주말은 어떻게 보냈나요?’
월요일 아침 회의 시간에 팀장이 팀원에게 가볍게 던진 질문이다. 두 질문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예’, 아니면 ‘아니오’가 나오게 된다. 대화는 더 이어지지 못한다. 반면에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가족들과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새로 개봉한 영화를 봤어요.”, “남자친구 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왔어요.” 등등 다양한 대화로 이어진다. 첫 번째 질문을 ‘닫힌 질문’이라 하고, 두 번째 질문을 ‘열린 질문’이라 한다. 자신이 닫힌 질문을 해 놓고 구성원들은 질문을 해도 시큰둥하거나 단답형으로 답을 한다고 불만을 가진다. 구성원이 무심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잘못 된 것이다.
얼마 전에 모 공공 기관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했는데 거기서 다른 면접관 한 분이 지원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졌다.
“학교에서는 과대표, 동아리 대표 등 리더 역할을 많이 했나봐요?”
“OO공사에 들어오면 최선을 다해서 일할 수 있죠?’
면접 준비를 많이 하고 온 지원자는 “예,”라고 대답하고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질문이 제대로 되어야 올바른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면접관에게 이런 닫힌 질문은 금지 질문이다.
물리학자이자 기업 경영인인 사피 바칼(Safi Bhacall)은 <룬샷(LOONSHOTS)>에서 잘못된 질문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차의 적절한 온도는 몇 도인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응답자가 많을수록 답변의 평균은 ‘실온’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겨울에도 아이스아메리카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응답자의 절반은 뜨거운 차를 좋아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이스티를 좋아한다. 밍밍한 실온의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답은 평균값인 ‘실온’이 된다. 물어보는 방식이 틀렸고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쓸모 없는 답이 나오는 것이다.
어느 날 SNS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평생 왜 세상이 내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는지 늘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답을 해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 질문이 변변치 않았던 것을.”
우리는 오랫동안 주입식과 정답을 외우는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질문을 하기보다는 정답을 찾아내고, 다른 의견을 내기보다는 정해진 정답과 기준에 맞추는 것이 더 익숙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고 사회생활을 해온 우리는 제대로 된 질문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이집트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나기브 마푸즈(Naguib Mahfouz)는 “대답을 보면 그 사람이 영리한 지 알 수 있고, 질문을 보면 현명한 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지금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모르는 사회는 어떠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적인 리더십 교육기관 CCL에서 119명의 성공한 글로벌 기업 사장들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리더의 필수 덕목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1위는 ‘질문하는 능력’이었다고 한다. 성공한 리더들은 질문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나름대로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실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약 60% 정도는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질문이 잘못되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그래서 리더에게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에 관한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이 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겸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겸손이라 함은 상대방과의 관계가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며 상호 의존해야 하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겸손은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데 핵심적인 덕목으로 상대방을 동반자와 협력자로 인정하고 순수한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는 행위이다. 이런 겸손이 질문에 베어 있지 않으면 상대방은 침묵하거나,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왜곡해서 대답할 가능성이 크다. 겸손이라는 덕목을 소유해야 겸손한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문화의 아버지로 인정받는 조직심리학자 에드거 샤인(Edgar H. Schein)은 <리더의 질문법>에서 아래와 같이 겸손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겸손한 질문은 단순히 질문하는 것을 넘어서서 관심과 호기심 어린 태도를 보임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답례로 비슷한 태도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겸손한 질문의 태도를 통해 당신이 묻지 않은 질문, 또는 물을 생각조차 못한 질문에 대한 답까지도 얻을 수 있으며, 이렇게 배운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겸손한 질문은 단순한 질문을 넘어서 먼저 질문자가 관심과 호기심 어린 태도를 보여서 상대방으로부터도 비슷한 반응과 태도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겸손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편견과 선입견을 최소화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상황에 맞게 자신을 솔직하고 적절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면 상대방과의 관계 형성이 더 단단해지면서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여기서 리더는 우월감을 가지고 자신의 겸손을 직원들에게 베풀어주는 배려나 혜택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겸손은 리더의 지극히 필수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질문하면 상대방은 다 느낀다. 리더의 겸손이 상대방이나 구성원들에게 받아 들여지면 조직의 문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질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도 행여 자신이 무지하거나 얕잡아 보일까 봐 질문하기를 꺼리곤 한다. 그러나 2000년대 파산 직전의 제록스를 극적으로 회생시킨 앤 멀케이(Anne Mulcahy)는 달랐다. 앤은 직원들에게 ‘무지의 여왕’으로 불렸다. 섣부르게 아는 척 하지 않고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질문할 때 실제로 제록스 직원들은 리더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의견을 스스럼없이 제기할 수 있었고, 이는 추락하는 제록스의 날개가 되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발판이 되었다.
질문은 마치 칼과 같다. 칼은 뭔가를 자르려고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지만 잘못 쓰면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따뜻한 마음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 때로는 의도 하지 않았던 슬픈 감정이나 기억을 건드릴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질문에는 언제나 양날이 있다. 코치의 손에 질문이라는 칼을 쥐고 있다고 마음대로 휘둘러서는 곤란하다. 자신이 쥐고 있는 질문의 칼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겸손한 마음으로 섬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일전에 모 회사의 팀장급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의를 하다가 참석자들에게 조별로 ‘왜 질문을 안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토의해서 발표하도록 했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제대로 토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질문이란 어떤 질문인가’를 토의하도록 하자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리고 나니 자신들이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왜 질문하지 않는 것일까? 아마 아래의 4가지 경우 때문일 것이다.
1.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
2. 질문했다가 무식하다고 오해 받을까 두렵기 때문
3. 질문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
4. 무엇을 질문할지 모르기 때문
그러면 어떻게 질문해야 훌륭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리더는 조직 내에서 필수적으로 질문을 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대부분 질문은 훈계와 질책을 위한 탐색전 정도로 사용되고 있어 리더나 구성원이나 제대로 된 질문을 경험하기 어렵다. 조직 내에서 리더가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리더의 머리와 마음은 복잡하다. 구성원보다 훨씬 복잡하고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질문을 쏟아 놓게 된다. 구성원은 리더의 질문의 결과 방향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 리더는 상대방의 상황과 상태를 살피며 자신의 왜 그런 질문을 하며, 어떤 대답이 유익했는지 구성원과 상호 확인하면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업무에 관해서 질문을 할 때는 우선 대화의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업무에는 규모가 크건 작건 목표가 존재한다. 리더는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지속해서 질문하면서 환기시켜야 한다. 또한 현재의 상태가 어떤지, 목표와 현재 상태의 간극이 무엇이고 어떻게 줄여 나갈지, 그런 작업이 구성원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야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가 향상된다. 또한, “누구의 잘못인가요?”라는 과거 지향적인 질문보다는 “당신은 지금부터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책임감을 갖게 하고 성과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마음이 급한 리더는 많은 경우 닫힌 질문을 한다. 원하는 답을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예’와 ‘아니오’의 대답이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그렇게 처리 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어요?’라는 형태의 열린 질문이 구성원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극대화해서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에서는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대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바뀌어도 업무의 퀄리티는 비슷히다. 조금 더 개선되고 성장하길 바랄 때는 관점을 전환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만일 본인이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친한 후배가 이 일로 고민하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지금보다 10배 더 용기가 있다면 무엇을 해보시겠어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보시겠어요?” 등등의 질문을 통해 관점을 전환시키는 질문을 하면 상대방이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되면서 상상력이 자극되고 창의력이 발현되기 시작한다. 천체를 연구하던 코페르니쿠스도 지구를 고정해 놓고 태양을 아무리 이리저리 돌려봐도 답이 나오질 않자, 태양을 멈추고 지구를 돌려 보고서야 원하는 답을 얻지 않았는가.
발표나 답변을 할 때는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대답하라고 한다. 질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먼저 간단하고 명료하게 질문을 하고, 그 이유와 질문의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리더는 침을 튀기며 한참 일장 연설을 토한 후에 질문을 끝냈지만 구성원은 질문이 뭐였는지 이해를 못하는 일은 업무 현장에서 쉽게 관찰된다. 이럴 때 구성원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잘 이해를 못했는데 다시 설명해 주시겠어요?”라고 묻지 못한다.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가 끝나고 또 엉뚱한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짧고 간결하게 질문하고, 상대방이 자신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아래에 소개하는 것은 에이미 에드먼슨이 <두려움 없는 조직>에서 글로벌 토론기구 ‘월드 카페(World Café)’에서 정의한 ‘효과적인 질문의 열 가지 특징’이다.
1. 질문 받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 깊이 있는 대화를 유도한다
3.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4. 여러 가지 가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5. 창의성과 가능성을 촉진한다
6. 앞으로 나아갈 힘을 생성한다
7. 질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8. 동료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도록 한다
9. 깊은 여운을 남긴다
10. 더 많은 질문을 유발한다
※[질문]을 위한 셀프 점검 질문들
• 나는 상대를 평가하거나 몰아붙이는 질문이 아니라, 생각을 열어주는 질문을 했는가?
• 내가 던진 질문 속에는 ‘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태도가 숨어 있지는 않았는가?
• 최근 나의 질문 중, 상대가 스스로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질문은 무엇이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