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 자주하실 것 같습니다.
“활발하게 채용은 하는데, 애써 뽑은 인재들이 연이어 떠나간다”
‘요즘 귀사 평판이 좋지 않아요’ 라는 헤드헌터의 뼈아픈 피드백을 듣게 된다.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끌 헤드급 인재 채용에 번번이 실패한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오늘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물론 제가 겪고 있거나 겪었던 일들입니다.
많은 기업에서 '채용 피드백' 을 인재확보소요시간(Time to Hire), 확보율(Hiring Rate), 혹은 확보 비용(Cost per Hire) 같은 ROI 지표를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인식하곤 합니다. "채용 피드백은 당연히 HR의 몫이지"라는 암묵적인 동의 아래, HR 담당자만 전전긍긍하며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 안타까운 경우는, 정작 채용 브랜딩에는 열을 올리면서 피드백의 쓴 소리는 외면하는 CEO를 만났을 때입니다. 채용 피드백을 하지 않는 것은 ‘밑빠진 독을 그대로 두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모른채 말이죠. 좋은 인재는 스스로 우리 회사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회사로 빠르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비즈니스 하다보면 쉽게 망각합니다.
구글(Google)의 사례를 볼까요? 구글은 단순히 채용 데이터만 분석하는 것을 넘어, 채용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면접관과 후보자로부터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채용 프로세스와 면접관 교육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선한다고 합니다. 최고 경영진은 이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채용을 전사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합니다.
반면,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빠른 성장 압박 속에서 채용의 '속도'와 '양'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아직 많습니다. CEO는 사업 개발과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채용은 HR의 실무 영역으로 치부하는 거죠.
주목해야 할 진짜 피드백은 숫자 뒤에 숨겨진, 어쩌면 듣기 불편한 진실 속에 있습니다.
퇴사한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 : 그들은 왜 우리 회사를 떠났을까요? '더 좋은 기회'라는 표면적인 이유 너머, 그들을 실망시킨 조직 문화, 리더십, 성장 기회의 부재는 무엇이었을까요?
지원을 포기한 사람들의 날 것의 생소리: 최종 합격을 하고도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 면접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고 돌아선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반복되는 패턴과 우리 조직의 사고방식의 핵심(Key)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체계가 없네요", "면접관의 태도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와 같은 반복적인 부정적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사를 거절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리더가 누구인가?’ , ‘내 커리어 포트폴리오에 1줄을 선명하게 쓸 수 있는가?’ 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불편한 진실의 정점에는 'CEO' 가 있습니다.
채용 피드백은 HR만의 과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CEO와 HR이 정기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로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CEO는 채용 브랜딩의 일부이자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의 창업자는 탁월한 채용마케터 (브랜딩 전문가) 였습니다. 그분께서 대학교 강연에 나가면 수 많은 학생들이 성공비결을 배우려고 참여했고, 당해연도 신입/인턴 지원율이 어마하게 올라갔습니다. 채용 시즌에 맞춰 유명 브랜드나 해외 스포츠 구단을 인수한다는 기사가 언론에 나갈 때면 채용 홈페이지는 마비되고 메인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늘 인재경영, 좁혀 말씀 드리면 채용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펼쳐 나가시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퇴사의 Root Cause 가 CEO 인 경우도 다반사 입니다. CEO 의 방향성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맞지 않아서, 너무 많은 욕심을 보여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잘 몰라서, 하고 싶은 건 대기업인데 하는 행동은 중소기업보다 못해서 등 CEO는 입사와 퇴사사유의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R만 채용 피드백을 분석하고 개선하려 애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의 뿌리(리더십, 조직문화, 회사 비젼, CEO)는 그대로 둔 채, HR만 마케팅 구호만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채용 페이지를 아무리 화려하게 꾸미고, 복지제도를 몇 가지 추가한들, 근본적인 경험이 바뀌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인데 말이죠.
반면, CEO와 함께 피드백을 직시했을 때 변화가 시작됩니다.
진정한 반성과 리더십의 변화: CEO가 직접 우리 조직의 민낯을 마주하게 되면, '데이터'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는 진짜 반성으로 이어지고, CEO의 리더십 변화를 촉발합니다. CEO가 움직이면, 다른 리더들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ROI의 근본적인 개선: 채용이 단순히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투자'임을 CEO가 깨닫게 됩니다. 인재 확보라는 과업의 중요성을 온전히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시리즈 A, B, C 등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한 스타트업 CEO들은 조급한 마음에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식 브랜딩'에 치중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름 알리고 좋은 인재들을 쓸어 담아야지!" 라는 생각에 앞서, 우리 조직이 과연 그들을 담을 준비가 되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과정을 놓치는 것이죠.
이럴 때, HR은 '피드백'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어야 합니다. 데이터와 함께 퇴사자, 입사 포기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CEO와 함께 리뷰 해야 합니다. "대표님, 외부 브랜딩 이전에 우리 내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유일한 길입니다." 라고 용기 있게 말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CEO 의 주간스케쥴을 뒤집어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사용의 50% 이상을 인재경영과 채용 피드백에 (한시적이라도) 쓰게끔 하는 용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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