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채용을 고민하는 리더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요즘 채용이 어려워졌다고들 말한다. 지원자는 줄고, 적합한 인재는 보이지 않으며, 공고를 올려도 기대만큼 반응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문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오늘의 채용 난맥은 단지 사람의 부족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가”를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 채 시장에 뛰어드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점에서 채용은 더 이상 단순한 선발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채용은 선발(Selection)보다 영입(Talent Acquisition)에 가까워지고 있다. 필요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을 먼저 발견하고 설득하는 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소싱(Talent Sourcing)의 본질은 사람을 많이 찾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사람을 정확히 찾는 데 있다.
좋은 인재는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과거의 채용은 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받아 그중에서 적절한 사람을 고르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핵심 인재는 다르다. 이미 다른 조직에서 일하고 있거나, 여러 제안을 동시에 받고 있거나, 애초에 적극적으로 구직시장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쟁력 있는 인재일수록 스스로 문을 두드리기보다 누가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 어떤 기회를 제안하는지를 본다. 그래서 채용은 점점 ‘기다림’의 일이 아니라 ‘접근’의 일이 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채용공고에만 의존할 수 없다. 채용사이트뿐 아니라 링크드인 같은 전문 네트워크, 산업별 커뮤니티, 협회, 대학, 사내외 추천 네트워크까지 활용해 잠재 후보자(passive candidate)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인재 발굴은 이 변화의 출발점이다.
부족한 것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다
많은 기업이 인재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문제는 절대적인 인원 부족이 아니라 적합한 인재 부족이다.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어떤 사람은 팀 안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어떤 사람은 끝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업은 더 이상 학력, 경력, 자격증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팀핏(Team Fit), 역할 적합성(Role Fit), 협업 방식, 문제 해결 스타일, 학습 민첩성까지 함께 본다.채용의 중심도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많은 지원자 중에서 선발하는 방식에서 우리 조직에 맞는 사람을 정밀하게 발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인재 발굴은 사람을 많이 모으는 기술이 아니라 맞는 사람을 정확히 읽어내는 안목이다.
잠재력보다 ‘즉시 전력감’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기술 수명이 짧아질수록 기업은 여유 있게 채용하고 천천히 육성하는 방식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프로젝트 단위 성과 압박이 커질수록 조직은 “언젠가 잘할 사람”보다 “지금 바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이때 채용은 충원의 개념을 넘어선다.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는 일이 된다. 효과적인 소싱 역시 감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어떤 채널에서 좋은 인재가 들어오는지, 어느 단계에서 이탈이 많은지, 채용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실제 성과가 높은 입사자는 어떤 경로에서 왔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Time-to-Hire, Source-of-Hire, 응답률, 인터뷰 전환율 같은 지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소싱 전략을 조정하는 나침반이다. 채용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감각보다 데이터가 필요하다.
채용 경쟁은 인재 쟁탈전이 되었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술 기반 직무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제 기업들은 같은 산업 안에서만 경쟁하지 않는다. AI, 데이터, 플랫폼, 반도체, 글로벌 사업처럼 변화 속도가 빠른 영역에서는 한 사람을 두고 여러 회사가 동시에 접근하는 일이 흔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공고를 잘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가 더 빨리 좋은 인재를 발견하는지,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조직의 기회를 전달하는지, 누가 더 신뢰 있는 관계를 만드는지가 채용의 성패를 좌우한다. 임직원 추천(Employee Referral)이 여전히 강력한 소싱 방식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추천은 단순히 사람을 소개받는 일이 아니라 함께 일할 만한 사람에 대한 신뢰의 일부를 먼저 확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활동의 배경에는 고용브랜드(Employer Brand)가 있다. 아무리 좋은 인재를 찾아도 그들이 이 조직에 관심을 느끼지 못하면 소싱은 멈춘다.
채용담당자는 ‘인재발굴가’로 바뀌고 있다
과거의 채용담당자는 공고를 내고, 서류를 검토하고, 면접 일정을 조율하고, 채용 절차를 운영하는 관리자 역할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역할은 다르다. 오늘의 채용담당자는 필요한 인재를 정의하고, 시장을 탐색하고, 적절한 채널을 설계하고, 후보자와 관계를 만들고, 최종 입사까지 연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채용담당자는 운영자에서 인재발굴가(Talent Finder)로 이동하고 있다. 인재발굴가는 단순히 검색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직무를 읽고, 산업을 읽고, 사람을 읽고, 우리 조직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이제 인재 파이프라인(Talent Pipeline)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채용하지 않더라도 미래에 함께할 수 있는 후보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채용은 더 이상 기다리말고 나서서 발굴해야 한다.
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고르는 시대에서 필요한 사람을 먼저 정의하고 찾아가며 연결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채용에서 영입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용어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이 사람을 확보하는 방식, 채용담당자의 역할, 그리고 조직이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앞으로 채용 경쟁력은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될 것이다. 우리 조직에는 뛰어난 인재발굴가가 있는가?
[채용트렌드2026] 저자 윤영돈
[채용트렌드2020]부터 7번째 시리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