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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역량의 정의 - 고성과자의 행동 특성
역량(Competency)은 ‘조직에서 고성과자들을 평범한 직원들과 구별 짓는 행동상의 특징이나 일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공통된 행동 패턴이나 기술, 지식, 태도 등을 정의한 것이 역량이라는 말이죠. 이러한 역량에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뿐만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는 가치관과 태도, 업무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성향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예를들어, 역량을 기술 / 지식과 같은 눈에 보이는 요소부터 마인드셋, 습관, 성격과 동기요인과 같은 내면의 요소까지 폭넓게 분류해야 하며, 이런 구성요소들이 합쳐져서 뛰어난 성과를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역량은 단순한 업무 숙련도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꾸준히 우수한 성과를 내게 해주는 행동 양식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에서는 업무상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정리하여 핵심 역량 맵(Competency Map)을 만들고, 각 역량마다 세부 행동 기준과 지표를 정의해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정보수집’이라는 역량에는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정의하고, 최적의 출처에서 그 정보를 구하며, 상대가 숨기려는 정보도 능숙한 질문을 통해 이끌어 낸다”와 같은 구체적 행동들이 포함되는 식입니다. 이렇게 명확히 정의된 역량들은 직무별 요구사항을 설정하거나 인재를 육성하는 지침으로 활용되며 구체적인 스킬로 발전하게 됩니다. 즉 정보를 정의하는 방법, 최적의 출처를 찾는 방법과 그 출처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방법, 설문과 인터뷰를 위한 질문을 만들어 내는 10가지 방법 등이 구체적인 스킬에 해당하는 것이죠.
저는 모든 역량에 대해 5단계의 레벨로 정의합니다. 개인이 어떤 역량을 처음 인지하고 익히는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숙달하여 가르치고 혁신하는 단계까지 다음과 같은 5단계 발전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레벨을 나누는 이유는 고성과자와 일반 직원의 역량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반 직원들은 보통 1,2레벨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성과자는 4,5레벨의 역량을 가지고 있거든요. 3레벨이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일 뿐인 것이죠.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1,2레벨의 역량을 가지고 ‘나는 다 알아.’ 라며 학습과 연습을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성장이 멈추고 말거든요.
Level 1 – 알기 (Knowing)
해당 역량에 대한 개념적 지식을 갖춘 단계입니다. 예컨대 코칭 역량의 1단계는 “코칭이 무엇인지 안다” 수준으로, 코칭의 중요성과 기본 원칙, 스킬을 교육이나 책을 통해 이해한 정도를 뜻합니다.
Level 2 – 해보기 (Doing)
배운 역량을 직접 실행해보는 단계입니다. 코칭 역량의 2단계는 “코칭 대화를 실제로 시도한다”로, 기본적인 코칭 스킬과 대화 모델을 활용해 팀원이나 동료와 코칭 대화를 진행해보는 수준입니다. 이때부터 자격증이 부여되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KAC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의미는 코칭을 학습하고, 코칭을 이해하는 시험을 통과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코칭 실습을 100시간 이상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코칭 시연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결과이기도 하죠. KAC 자격이 있다는 말은 코칭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1레벨의 자격증은 할 수 있다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Level 3 – 성과 내기 (Output)
해당 역량을 활용하여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단계입니다. 코칭 역량을 3단계로 보면 “성과를 낸다”는 코칭을 통해 ‘코칭 대상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거나 개인과 팀의 성장과 성공을 도운 결과가 반복해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코칭을 받은 직원의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 그리고 퍼포먼스 또한 개선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야 이 수준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이 성과가 여러 번 반복해서 나와야 하는 것이죠. 즉, 3레벨인 성과 단계의 역량을 보유한 구성원은 그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과업에서 성과를 반복해서 만들어 내거나 계획하는 강점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A라는 역량이 있다라고 인정을 받게 되는 순간이 바로 3레벨에 들어서면서 부터입니다.
Level 4 – 가르치기 (Teaching)
자신의 역량을 타인에게 전수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코칭 역량 또한 4단계 “가르친다”의 레벨에 들어서면 뛰어난 코치로서 본인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잠재적 코치들을 교육하고 멘토링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 오르면 코칭에 숙달되었을 뿐 아니라 동료나 후배들을 코치로 양성할 수 있게 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학습 도구‘ 입니다. 즉 코칭 역량에 대한 정의과 의미, 목적과 방법, 프로세스와 각각의 작은 스킬들을 정리해 둔 매뉴얼과 도구들이 있어야 하고, 이 매뉴얼과 도구들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이 역량을 학습하고, 연습하고, 자신의 삶과 과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신의 성공 역량과 방법을 구조화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 입니다.
자신의 암묵적인 성공 Best Practice가 프로세스로 정리되는 것이죠. 가르치기 영역에 들어서는 순간 역량은 2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하나는 자신이 가진 것만을 공유하는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역량에 학습자의 다른 상황과 특징을 반영한 맞춤형 가르치기가 되는 것이죠. 후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와는 다른 상황에 놓인 조직과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듣고,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고민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때 내가 가진 역량이 최고 수준인 재설계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되거든요.
Level 5 – 재설계하기 (Re-design, Reverse Engineering)
역량의 최고의 숙련 단계로, 해당 역량 분야의 전문가이자 혁신가가 되는 수준입니다. 코칭 역량의 경우 5단계인 “재설계한다” 수준이 되면 코칭 기법과 체계를 새롭게 재구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경지가 됩니다. 조직의 코칭 문화를 설계하고 코칭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나아가 코칭 분야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만들어내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 15년 전 취득한 코칭 자격과 지식을 바탕으로 후배들과 함께 학습하고, 다양한 조직에 이식하고 가르치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들이 바로 ‘원온원 1on1’ 이고, ‘피드백 대화모델’, ‘평가보다 피드백‘들이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재설계 영역을 더 확장하기 위해 더 다양한 문화와 리더십, 산업에 속한 기업들과 협업하며 그들에게 맞는 원온원과 피드백 시스템과 문화,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역량 레벨을 요약하면, Level 1은 지식의 습득, Level 2는 지식과 스킬의 실행 경험, Level 3는 과업 적용 및 결과와 성과 창출, Level 4는 지식 정리와 공유를 통한 타인 육성, Level 5는 다양한 혁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의 5레벨 모델은 특정 역량에 국한되지 않고 대부분의 역량 학습 곡선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데서 출발해, 점차 능숙해지고, 혼자 성과를 내고, 남까지 가르치고, 결국에는 그 분야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의 역량 맵을 그리고, 개인의 역량을 진단하면서 함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려보도록 코칭합니다. 그것이 커리어의 발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② 역량을 구분하고 재정의해야 하는 이유
이제 고성과자의 역량은 자주 바뀌게 될 겁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역량 요구사항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기술 발전과 지식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이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정형화된 업무방식과 명확한 절차를 따르는 숙련도가 중요했다면, 현재는 새로운 도구와 방법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하는 유연성이 성과를 좌우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필요한 핵심 기술의 39%가 지금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의 종류와 수준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 예로 개발자나 엔지니어 직군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 스택에 대한 숙련도가 핵심 역량이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 지식, AI 활용 능력, DevOps 문화 적응력처럼 더 넓고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 맞춘 역량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 가지 언어의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적응하는 메타역량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결국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 역시 정적이 아니라 동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학습 민첩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추세입니다.
영업 직무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전통적으로 영업사원에게 요구되었던 역량은 대인관계 능력, 설득력, 상품 지식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고객은 정보를 스스로 찾아보고 비교한 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의 영업팀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관계 구축(social selling), CRM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제안 능력,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큐레이션 역량 등을 새롭게 갖춰야 합니다. 한 조사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영업사원은 테크 지식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과거와 현재의 영업 역량 요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뛰어난 말솜씨와 인간관계만으로 승부를 보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적 영업이 요구되는 것이죠.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영업인력은 성과를 내기 어려워지고, 기업은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거나 새로운 역량을 지닌 인재를 영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트레바리 모임에서 한국 지사장으로 있는 한 멤버는 영업의 역할을 세일즈가 아닌, 컨설턴트로 재정의한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세일즈를 하는 영업 담당자는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컨설턴트로서의 영업 담당자는 고객의 니즈와 불편을 찾고, 그것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을 하지 자신의 제품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저 또한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은 자신을 판매의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하는 세일즈 담당자를 더 신뢰할 수 밖에는 없게 되는 것이죠. 제품이 아닌 신뢰를 얻게 되면서 즉각적인 매출이 아닌, 지인 추천, 신뢰 구축 등의 장기적인 매출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죠.
리더십 역량의 변화는 더욱 극적입니다. 조직문화와 인력구성이 달라지면서,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 속에 지시와 통제 중심의 리더십이 효율적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큰 현대 경영환경에서는 변화를 관리하고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코칭형 리더십이 성과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과거의 리더십을 답습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훌륭한 관리자들은 “보스”처럼 굴기보다는 코치처럼 행동하며, 부하직원의 성공을 돕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리더는 부하들이 일을 잘 해내도록 필요한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강점을 개발하도록 돕기 때문에, 팀원의 몰입도와 실적이 모두 높아집니다. 반면 구식 리더들은 여전히 지시와 감독에 치중하고 실수를 벌주는 데 급급한데, 이는 변화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는 오히려 조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됩니다. 요컨대, 리더십에서도 과거엔 유효했던 역량(권위, 지시력 등)이 이제는 오히려 독이 되고, 대신 공감능력, 코칭스킬, 변화관리 능력 같은 역량이 성공적인 리더의 필수조건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중학 교수님의 ‘베터댄베스트‘ 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리더의 역할을 크게 2가지로 제안해 주시더라고요. 하나는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고, 소통하는 것‘ 과 함께 ‘구성원들이 업무에서 성장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 입니다. 이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리더십 역량의 필요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일터의 환경 변화가 곧 역량 요구의 변화를 불러옵니다. 기업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 역량을 지속적으로 재규명하고, 과거에 중요시되던 능력이라 해도 현재의 맥락에서 가치가 떨어졌다면 과감히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세계경제포럼이 강조하듯, 앞으로 5년 내에 거의 40%에 달하는 직무 기술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때 전문가로 통했던 사람도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평범한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고, 반대로 신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은 단시간에 핵심인재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량을 정의하고 구분하는 작업은 1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재평가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것이 기업들이 최신 역량사전을 개정하고, 미래 역량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교육체계를 혁신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2026Y, 어쩌면 우리 회사의 성과를 주도하는 핵심 역량을 재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역량을 진단, 성장과 학습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③ 2026Y, 역량 학습의 새로운 트렌드 (백코치의 제언)
기업 교육은 이미 예전의 강의실 집합교육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구성원들의 성장과 성공을 돕다보니 저도 다양한 하게 되는데요. 어떤 리더와는 2주에 한번씩 스터디 카페에서 만나 함께 코칭을 하기도 하고, CEO와 둘이 한적한 공원과 유원지에 가서 짧은 등산을 하며 조직운영과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연수원과 기업 교육 시설을 떠나 호텔과 리조트, 명상을 하는 공간과 MT를 하는 장소들도 많이 활용되기도 하고, 타 기업의 교육장소를 대관해서 그 기업의 사례를 공유받는 곳도 생겨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과거에는 기업이 연간 교육 카달로그를 정해 놓고,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대강의실에 모여 일방적인 강의를 듣는 식의 학습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각 개개인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고, 실제 업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부분 교육의 방향성은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라는 질문으로 최종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부각되는 학습 트렌드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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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단 강의에서 개인/소규모 맞춤 학습으로 전환
많은 기업들이 30~50명이 한꺼번에 듣는 집합교육보다, 1ON1 코칭이나 5~10명 이하의 소규모 그룹학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다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것이죠. 특히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팀 단위로 소수 정예 워크숍을 진행하여 팀 전체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그룹은 애자일(Agile)과 퍼실리테이션 도입을 위해 FT 코치로 구성된 부서를 신설, 팀원들이 3~6개월 동안 그 부서로 출근하며 실시간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저도 최근 원온원, 피드백, MBTI를 통한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이라는 주제로 팀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팀 학습을 도입한 결과, 교육내용이 팀의 업무 방식 변화로 바로 이어져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기업 학습 트렌드를 조사한 보고서들을 보면, 일률적인 일괄 교육(one-size-fits-all)을 지양하고 개인화된 학습 경로(hyper-personalization)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2) 조직 주도에서 개인 선택 학습으로
과거에는 교육부서(HRD)가 “올해는 무엇을 배야야 한다” 라고 주제를 정해 필수과정을 수강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팀별로, 또는 구성원 스스로 필요한 역량을 찾아 신청하는 문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에서 사내 교육 플랫폼을 열어 직원들이 원하는 과정을 골라 듣게 하거나, 외부의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직 관점에서는 다소 통제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지만, 대신 진짜 필요한 사람이 제때 배우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획일적으로 정해진 교육이 아니라 개인별 성장 니즈를 반영한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기업 내 교육 담당자의 역할도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연간 교육일정을 짜고 과정을 기획하는 기획자 역할이 컸다면, 이제는 시시각각 등장하는 외부의 훌륭한 교육자원들을 탐색하여 우리 조직에 적합한 학습 기회를 연결해주는 큐레이터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다시 말해, 사내에서 다 소화할 수 없는 전문교육들은 외부 전문가나 교육기관과 제휴하여 직원들에게 들을 수 있게 하고, HRD 부서는 러닝 맵(Learning Map)을 설계해 언제 누구에게 어떤 학습이 필요할지 안내하는 식입니다. 다만 자율적 학습에 맡기면 학습 의지가 높은 사람만 계속 배우고 정작 배우길 원하는 구성원(러닝 액션이 더딘 사람)은 뒤처질 우려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 HRD의 고민은 “꼭 배워야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여 학습하게 만들 것인가?”로 모아집니다. 이에 대해 일부 기업은 학습 참여도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거나, 승진 요건에 필수 학습이수를 포함시키는 등의 방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습을 즐기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답이겠지만, 그 전환기에 있는 현재로서는 조직과 개인의 학습 균형을 잡아주는 HR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3) 내부 지식의 일상 공유
“배움은 어디에나”이라는 말처럼, 이제 학습은 꼭 전문 강사나 외부 콘텐츠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곧 강사가 되어 서로의 지식을 일상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기업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내일에서는 직원 주도의 점심시간 미니 강좌 프로그램인 ‘당써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장 써먹는 점심시간 스터디’의 약자인 당써먹은 말 그대로 직원들이 점심 시간을 활용해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노하우를 동료들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별도의 외부 강사 없이도, 관심 있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발표자가 되어 1~2회 분량의 짧은 세션을 진행하고 궁금한 동료들이 모여 듣는 형태입니다. 이를 통해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 구성원들 모두가 교수자이자 학습자로 참여하면서 지식교류의 선순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대학내일의 당써먹 프로그램은 2020년 시작 이후 2년에 만 과목 개설 수 100개를 넘길 정도로 호응을 얻었고, 사내에 지식 공유와 협업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촉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제가 과거 인재개발 팀장을 맡았던 이랜드의 경우, 이미 2008년 경 약 400명이 넘는 내부 강사 풀(POOL)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각 분야 실무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 동료들에게 강의를 했고, 경영자와 리더, 그리고 핵심인재들은 필수적으로 1가지 이상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강의를 통해 공유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늘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자”는 마인드로 업무하면서, 필요할 때면 언제든 러닝 세션을 자발적으로 열고 참여하는 것이죠. 이렇게 내부 지식을 끊임없이 표출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있는 조직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이 매우 높습니다.
4) 1회성 교육에서 다회성 학습 여정으로
“교육은 사이벤트가 아니라 여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처럼 하루 이틀 짜리 교육 한번 듣고 만족도로 평가하는 것이 끝이었죠. 그런데 교육과 성장, 성과가 얼라인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기업 교육 프로그램은 여러 차수의 모듈형 학습 여정(learning journey)으로 재설계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신임팀장 교육을 2일 합숙으로 실시하고 마쳤다면, 이제는 “사전학습 → 워크숍 1 (팀장의 역할, 나에 대한 이해, 리더십이란?) → 현업 적용 → 6개월 회고 피드백 + 워크숍 2 (피드백, 목표 수립과 원온원 대화, 업무부여) → 12개월 회고 피드백 + 워크숍 3 (성과평가 피드백, 전략수립) 성과 공유”와 같이 여러 단계에 걸쳐 학습과 실행을 반복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교육장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 업무에 시도해보고, 발생하는 문제를 다음 세션에서 토의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며, 다시 현업에 적용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이렇듯 학습-실천-피드백과 재학습-재실천의 루프를 설계하는 것은 이제 효과적인 교육의 필수 요건이 되었습니다. 학습을 여정(journey)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도입은, 교육 담당자의 역할을 “한 번의 이벤트 주최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PM”으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저와 3~4년째 매달 또는 격월로 하나의 주제를 1DAY로 학습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작은 기업은 CEO 포함 전체 리더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큰 기업은 차수를 나눠서 참여를 하는데 리더십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잘게 쪼개서 하나씩 학습하고 적용하고, 피드백하면서 내재화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다른 강사와 코치분들과 다른 차별성이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는 것을 기업 CEO와 CHO 분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거든요. 일반적으로 다회차로 학습을 하게 되면 1년차에 20~30%의 리더들이 변화를 시작하고 2~3년차가 되면 절반 이상의 리더들의 리더십에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저도 그 과정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리더와 성장이 멈춘 리더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서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네요.
5)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상시 멘토-코치 매칭
마지막으로 주목할 변화는, 학습의 경계가 공식 세션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엔 교육이나 코칭 세션이 정해진 시간과 횟수 안에서만 이뤄졌다면, 요즘 몇몇 기업에서는 임원이나 팀장급 리더들에게 전문 코치와의 상시 연결을 지원합니다. 제가 직접 코칭을 제공하는 몇몇 회사의 사례를 보면, 그 회사 리더들은 제 연락처를 모두 알고 있어서 언제든 고민이 생기면 전화나 화상회의로 연락해옵니다. 정기 코칭 세션이나 워크샵이 정해져 있더라도 급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 있거나 팀 내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즉각적으로 코치와 상의할 수 있는 거죠. 일종의 “온디맨드(On-Demand) 코칭” 형태인데, 이러한 지원을 받은 리더들은 문제를 제때 풀어가며 스트레스도 줄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코치와 정기 세션을 기다리지 않고도 필요할 때 즉시 조언을 얻을 수 있어 리더들이 더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내부에서 멘토 풀(pool)을 조성하기도 합니다. 특정 분야나 리더십 역량에 뛰어난 임직원을 선발하여 공식 사내 멘토로 임명하고, 이들에게 멘토링 스킬 교육을 별도로 실시합니다. 그리고는 신입사원부터 경력사원, 특히 성과가 저조한 직원이나 경력 전환기 직원들에게 이 멘토들을 1ON1 매칭하여 줍니다. 이렇게 하면 외부 전문가 코치만큼 비용이 들지도 않으면서, 조직 맥락에 밝은 선배들이 실시간 조언자 역할을 해줄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IT 기업 중 한 곳도 이렇게 사내 멘토를 선정하고 저와함께 멘토링 스킬을 학습하며 멘토로서의 역할로 자신의 리더십을 확대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저는 이 기업에서는 리더도 만나지만, 멘토도 정기적으로 만나며 두 부류의 리더들의 성장을 돕고 있죠. 이렇듯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멘토/코치의 존재는 개인의 성장과정을 튼튼히 뒷받침해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회사 내에 공식 멘토 뿐 아니라, AI 챗봇 코치 등 기술을 활용한 상시 코칭 지원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컨대 교육과 실무의 경계가 무너지고, 학습이 업무 속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위의 다섯 가지 트렌드는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됩니다. 학습의 개인화, 현장화, 그리고 정기적인 지속화와 실시간화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조직은 더 이상 교육을 별도의 이벤트로 여기지 않고, 개개인의 업무 여정과 커리어 발전에 밀착된 지원 활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HRD 담당자뿐 아니라 조직의 리더들에게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팀원 각자가 어떤 방식으로 배우는지, 성장하려는 의지는 있는지 파악하고 촉진하는 것이 이제 리더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여겨질 수 밖에는 없으니까요.
④ 2026Y 주목해야 할 학습 콘텐츠 분야
그렇다면 2026년을 대비하여 어떤 주제의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 저는 특히 리더십과 조직문화 측면에서 아래와 같은 학습 콘텐츠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 AI 활용 역량 학습
AI 시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역량”은 앞으로 모든 지식근로자의 기본기가 될 전망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도구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서 작성에 ChatGPT를 사용하는 법, 데이터 분석에 AutoML 도구를 적용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것이죠. 실제 사례로 글로벌 컨설팅사 PwC는 전 직원 대상의 AI 아카데미를 열어, 6만명 넘는 직원들이 AI 기초지식부터 현업 활용 프로젝트까지 경험하게 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자동화 아이디어가 발굴되고 업무 효율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또 50명의 작은 중소기업은 25년 초 모든 직원들에게 6개월 동안 AI로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학습을 스스로 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7월 직원들은 자신들의 학습 결과와 생산성의 변화를 공유하였고, 회사는 하반기 회사의 AI 사용 방향성을 정하게 되었죠.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이해, AI 협업 스킬 등의 주제는 리더와 실무자 모두에게 필수 학습 과제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술 사용법만 익히는 게 아니라, AI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역량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2) 리더십 다면피드백(360도 피드백) 활용 및 디브리핑
조직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지만, 정작 리더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 부각되는 것이 360도 피드백입니다. 이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등 여러 관점에서 리더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모아 피드백하는 제도죠. 그러나 360도 피드백을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흔히 겪는 문제가 있습니다. 피드백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상당수 회사들이 360도 피드백을 시행해놓고도, 보고서만 전달된 채 당사자가 한두 번 훑어보고 끝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또 보고서에 적힌 부정적인 기록을 쓴 팀원을 찾아내서 보복을 하거나, 스스로 자신의 리더십에 실망하며 번아웃에 빠지기도 하죠. 당연히 이런 식이면 긍정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리더가 방어적으로 나오거나 직원들에게 잘해주는 편안한 리더가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026년을 대비하는 리더십 개발에서는 다면피드백 결과를 효과적으로 디브리핑(debriefing)하고, 이를 리더의 성장 계획과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리더들이 피드백을 개선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마인드셋을 심어주는 교육, 피드백 세션을 코칭 대화로 이끄는 법, 액션 플랜 수립 및 추적 방법 등을 다룰 수 있습니다. 올해에도 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소기업 그리고 컨설팅 펌까지 다양한 기업들에서 360도 리더십 피드백 결과를 해석하고 성장 계획과 리더십 목표를 도출하는 워크숍을 했습니다. 전단지 나눠주듯이 결과지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도구로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죠. 이처럼 다면피드백을 리더의 동기 저하 요인이 아닌 성장 도구로 만드는 것, 그것이 앞으로 리더십 개발 학습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3) PIP (성과향상계획) 수립 및 실행
성과가 지속적으로 저조한 구성원(C-Players)에 대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입니다. 어느 조직에나 의욕이 떨어지거나 능력이 미흡한 인력이 있게 마련인데, 이들을 방치하면 팀 사기에 악영향을 주고 성과도 떨어뜨립니다. 과거에는 이런 직원을 그냥 견디거나 인사조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Performance Improvement Plan (성과향상계획)을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PIP는 말 그대로 저성과자의 구체적 개선계획을 문서화하고 일정 기간 집중 관리하는 프로세스입니다. 2026년의 HRD 관점에서는 관리자들이 PIP를 효과적으로 수립·운영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성과를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대화로 알리고, 필요시 PIP 등 적극 조치를 취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안전하게 지켜주는 조직에서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직급이나 레벨에 맞는 기대 목표와 역량입니다. 예를 들어, 3년차 마케터와 10년차 마케터가 만들어 내야 하는 결과물이나 역량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하죠. 그리고 데이터에 근거한 공정한 성과평가, 문제 상황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전달법, 직원과 함께 현실적인 목표와 지원계획을 세우는 코칭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PIP 기간 동안 직원이 어떻게 부족한 역량을 학습하고, 성과를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지원과 직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종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을 때 원만하게 계약을 종료하는 법적 / 정서적 절차도 알아두어야 하겠지요. 어렵지만 말입니다. PIP는 “직원을 내보내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그에게 기대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한 리더와 회사의 마지막 노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즘 시대에 더욱 필요한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4) JC 프로그램 (전직지원, Job Change/Career 프로그램) 이해
한편으로는 앞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도 늘고 있습니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다 보니,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대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재편하는 정리해고,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이 과거보다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부상한 것이 퇴직 예정자들을 위한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전직지원 프로그램’입니다. JC는 Job Change 또는 Job Career의 약자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는데, 말 그대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가리킵니다. 저도 인사위원회에 있을 때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카페나 패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해주거나, 퇴직 이후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시키는 것, 재무 / 건강 / 커리어 설계를 하도록 돕는 것 등등이 포함되죠. JC 프로그램에는 커리어 코칭, 이력서 컨설팅, 면접 스킬 교육, 심리상담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됩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퇴직자들이 안전망 속에서 경력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면 기업의 평판 향상은 물론, 남은 직원들의 사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떠나는 동료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대입하는 대리경험을 남아있는 직원들이 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앞으로 JC 관련 지식인 노동법, 외부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 정보, 커리어 개발 트렌드, 타 기업의 사례 등을 리더와 HRD가 미리 학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원온원, 1ON1 미팅과 피드백 문화 정착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일수록 짧은 피드백 주기가 중요합니다. 연말 성과 평가 때 한 번 피드백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수시로 방향을 중간 피드백하는 코칭 대화가 팀의 생산성을 높입니다. 최근 많은 조직이 정기적인 피드백과 1ON1 제도를 두고, 팀장-팀원 간에 격의없는 소통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을 잡는다고 좋은 피드백과 1ON1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효과적인 대화와 피드백 스킬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구성원에 대한 학습입니다. 올해 한 기업과 1ON1 문화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리더가 워크샵을 통해 제도에 대한 이해와 스킬을 학습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와 동시에 모든 구성원들에게 1ON1을 하게 된 목적, 이유, 방법, 리더의 변화와 구성원들이 어떻게 1ON1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 도구를 제공하였죠. 그리고 중간 중간에 좋았던 사례와 따라하지 말았으면 하는 사례들을 모아서 공유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듯 1ON1과 피드백 역량은 이제 특정 리더만의 스킬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의 핵심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2026년에는 팀별 피드백 워크숍, 피드백 코칭 등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6) 소통 및 협업 역량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워크, 글로벌 팀 확대로 인해 소통의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공간적으로 흩어져 있어도 협업 효율을 높이려면, 의도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원격 커뮤니케이션 스킬, 디지털 협업 도구 활용법, 문화 차이에 대한 이해 등이 새로운 학습 테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세대가 다양해지면서 서로 소통하는 방법론을 배우는 과정도 늘고 있습니다. 혼자 일하는 시대는 지났고, 협업 없이는 성과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팀프로젝트 학습이나 액션러닝 등을 통해 협업능력을 키우고, 중견 이상 직원들에게는 조직 내 지식 네트워킹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26년에 각광받을 커뮤니케이션 학습 주제로는 “디지털 시대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비대면 환경에서 팀 신뢰 구축”, “부서 간 사일로를 허무는 협업” 등이 있습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투명하게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푼다”는 문화를 학습으로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한 리더의 말이 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한국 직원과 실리콘 밸리 직원을 1대1로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거나 한국 직원이 더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팀과 팀, 조직대 조직으로 만나면 한국이 무조건 집니다. 그 이유는 소통이에요. 한국은 소통을 하지 않고 혼자 일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서로 일하면서 고민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일하거든요. 개인 지식이 아니라 조직의 지식으로 일하는 거죠. 그래서 빠르고 더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거에요‘
7) 사내 강사 육성과 콘텐츠 제작
앞서 언급한 내부 지식 공유 문화를 더욱 체계화하려는 움직임도 증가할 것입니다. 회사마다 사내 강사를 양성하여 내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직원들이 자신의 지식을 콘텐츠화하여 전달하는 스킬을 기르게 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HRD 부서는 교수기법, 학습 이론, 교안 개발 방법 등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하죠. 따라서 2026년에는 “Teach the Teachers” 프로그램이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조기업은 기술 분야 베테랑들을 사내 강사로 활용하기 위해, 별도 워크숍을 통해 강의 기법과 스토리텔링을 훈련시켰습니다. 그 결과, 사내 기술교육의 품질이 높아지고 외부 강사 비용을 절감한 것은 물론, 베테랑들의 자존감과 조직 공헌도도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한 호텔에서도 직원들의 작은 서비스 행동까지도 쇼폼의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유투브에 비공개 회사 채널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둡니다. 직원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죠. 이 콘테츠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인 더 학습을 하는 효과까지 만들어 내고 있더라고요. HRD 담당자는 사내 전문가를 발굴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지식 전달자로 성장시키는 코치 역할을 해야 하며, 임직원들도 자신이 언젠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식을 구조화하는 능력이 필요해진 요즘입니다.
8) 역할 재정의와 일의 의미 찾기 (커리어 자기설계)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로 조직의 구조와 직무 내용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입니다. 2~3년만 지나도 팀의 역할이 바뀌고 개인의 직무범위가 달라지는 일이 흔해졌죠.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역량이 바로 Job Crafting, 즉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재구성하는 능력입니다. 개인이 수동적으로 직무변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일의 경계와 목표를 재설계하여 조직과 개인의 fit을 맞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단순 영업지원 업무를 하던 직원이 새로운 디지털 툴을 학습해 “디지털 컨설턴트” 역할을 개척한다든지, 개발자가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DevOps 리더로 성장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 자기성찰과 환경분석, 기획력이 요구됩니다. 저는 2026년을 대비해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 비전 수립과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링크드인 등의 플랫폼에서 활발히 개인 PR이 이뤄지고 있고, 조직 내에서도 각자 자신의 전문성을 브랜딩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HRD는 직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일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필요한 역량을 계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한 가지 방법은 정기적인 커리어 워크숍을 열어 직원들이 자신의 가치관, 강점, 열정을 재점검하고 향후 역할변화에 대비한 러닝 플랜을 세우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도 잡크래프팅을 장려하는 문화,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직무를 바꾸려 할 때 지원해주고, 내부 공모 등을 통해 부서 이동이나 역할 확장을 쉽게 하는 정책등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끊임없이 역할을 재정의하고 일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학습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는 조직 유연성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어서, 변화에 강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9) 자기 인식과 메타인지 역량 개발
마지막으로, 자신을 이해하는 역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흔히들 MBTI 같은 성격유형 검사를 많이들 거론합니다만, 그 이면에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성장하는가, 어떤 것을 잘하고 못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탐구 욕구가 자리합니다. 저는 한국 직장사회가 그동안 실용적 기술 학습에 치중하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공부는 등한시해왔다고 느끼는데요. 다행히 최근 들어 ‘나 자신에 대한 이해‘ 라는 관점이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더라고요. 기업들도 리더십 과정이나 인재육성 프로그램에 자기 성찰 세션을 포함시키는 추세입니다. 이를테면 리더십 교육 중 하루를 투자해 자신의 성격진단을 통해 업무에서 보여지는 강약점을 저널링(journaling)을 하게 하거나, 동료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패턴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이러한 자기이해 학습이 보다 다양한 도구와 결합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MBTI뿐 아니라 애니어그램, Big5, StrengthsFinder 등 퍼스널 진단을 활용하거나, 메타인지 훈련 게임, 성찰 저널 쓰기 앱 등이 직원개발에 도입될 수 있습니다. 자기 인식은 모든 성장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조직이 이를 돕는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의 한 기사에서는 “메타인지를 키우면 직원들이 변화에 훨씬 잘 적응하고 복잡한 의사결정도 효과적으로 해낸다”고 강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2026년, 학습 어젠다에 자기인식 및 메타인지 향상을 포함시켜, 스스로를 동기부여하고 학습할 줄 아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만 3기업과 MBTI를 통한 메타인지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마케팅 부서 50여명, 스타트업 15명 그리고 60여명의 경력직 직원들. 공통점은 ‘나의 성격과 일하는 방식의 강/약점을 먼저 이해하고, 우리 부서의 일하는 방식과 동료 / 리더와 연결시켜 보는 것’ 이었죠.
2026년을 대비해 우리가 집중적으로 배우고 길러야 할 역량과 학습 콘텐츠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더 많겠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기술(AI)부터 인간(자기이해)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에서 학습과 성장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의 시대가 그만큼 복합적이고 예측불가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가지로 정리하자면 ‘그래서 성장하고 성과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장을 위한 끝없는 갱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어제의 성공 방정식으로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기술의 진화, 일의 방식 변화, 세대교체 등으로 우리의 업무환경과 요구 역량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통했던 방식이 현재는 통하지 않고, 오늘 새롭게 떠오른 기법도 내일이면 진부해 질지 모릅니다. 이런 시대에 성장하는 사람으로 남는 길은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뿐입니다. 배우고, 적용하고, 또 배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업데이트하며 적응력(adaptability)을 기르는 사람이 미래의 고성과자가 될 것입니다. 특히 2026년을 눈앞에 둔 지금, HRD 담당자와 리더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요구받고 있습니다. 하나는 본인 스스로 끊임없이 학습하는 학습자로서의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성장을 도와주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입니다. 자기 자신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메타인지적 학습능력을 길러야 함은 물론이고, 조직 내 동료와 팀원들이 변화에 대응하도록 코칭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성장에 끝은 없고, 배움에 한계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과 속도입니다. 방향성은 미래의 목표와 그에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짚는 것이고, 속도는 학습과 적용, 피드백 사이클을 얼마나 빠르게 돌리느냐입니다. 우리는 AI같은 신기술 역량도 키워야 하고, 동시에 인간적인 통찰과 공감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의 쌍곡선을 함께 그려나가야 하는 셈입니다. 때로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씩은 도전해야 겠죠.
위에서 열거한 인사이트들이 그 여정의 작은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우리의 2026년이 성장하는 한 해로 기얻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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