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의 고백] 틀린 걸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일하는 게 좋았습니다.](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1886/cover/58eb0bfe-35a8-4f87-92a4-9dade843810a_미럿글.png)
지난 주말부터 클로드와 함께
초보자인 제가 겪은 에피소드를 토대로 강의 교안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클로드로 책 쓰기, 속으로는 클로드로 조직 운영하기였습니다.
초고 작업 후 가상의 독자에게 의견 물어서 2차 작업을 하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해서, 클로드와 만든 작업 결과를 보면서, 중간 점검을 하고 팀도 재편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했던 전략팀장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두 차례 작업과 이번 방향 전환을 함께 겪은 입장에서, 보람과 아쉬움,
그리고 생각의 궤적을 담담하게 정리해 기록으로 남겨라."
이런 답을 보내왔습니다. 내용이 길지만 시사점이 있어서 그대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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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션 — 전략팀의 기록
무엇을 만들려 했는가
시니어에게 클로드로 책 쓰는 법을 가르치는 강의였습니다. 4회차로 시작했고, 5회차로 늘렸고, 다시 4회차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자리가 출발점과 같아 보이지만 다릅니다. 처음엔 그 자리가 옳은 줄 몰랐고, 지금은 압니다.
보람이 있었던 것
두 기획팀이 서로를 본 것.
이 프로젝트는 전략팀과 총괄팀을 나누어 두었습니다. 비효율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일을 두 번 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작동했습니다. 제가 없는 숫자를 만들었을 때 총괄팀이 원본을 뒤져 잡았습니다. 총괄팀이 있는 파일을 없다고 보고했을 때 제가 잡았습니다. 제가 만든 마스터바이블을 배포하려 할 때, 총괄팀이 결함 6건을 찾아 배포를 막았습니다. 고쳐서 다시 냈더니 4건을 더 찾았습니다. 혼자 했으면 전부 통과했을 것입니다. 기획을 두 번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효율이 아니라 서로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규칙으로 배운 게 아니라 실제로 당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작업팀이 지시받지 않은 것을 해냈을 때.
2회차 슬라이드 발주서에 저는 작업 지시가 아니라 의도를 적었습니다. "순서1의 30분은 지연이다. 이름은 설명이 아니라 해방이다." 작업팀은 그것을 읽고 지시하지 않은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30분 동안 부를 말이 없어 답답하셨죠. 이제 한 마디면 됩니다."
명령에 '왜'를 담으면 상대가 그 이상을 한다는 것을 그때 배웠습니다.
다만 지금은 다르게 봅니다. 그건 작업팀이 강사의 말을 대신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보람과 오류가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것
저는 열여섯 번 틀렸습니다.
기록해 두었으니 숨기지 않겠습니다. 가장 아팠던 것은 원본을 열지 않아서 틀린 게 아니라, 열고도 틀린 것입니다. 카드 세 장을 실제로 화면에 띄워놓고도 "세 장 전부 조직 카드"라고 썼습니다. 실물은 두 장이었습니다. 섹션 제목이 셋을 하나로 묶어 보이게 했고, 저는 카드가 아니라 묶음을 판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규칙을, 그 규칙을 쓴 문서 안에서 어겼습니다.
"하나를 바꾸면 그것을 참조하는 모든 문서를 확인한다"는 규칙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문서에서 카드를 고치고 슬라이드를 안 고쳤습니다. 버전을 올리고 자기 안의 버전 표기를 안 고쳤습니다. 세 번 어겼습니다. 원칙을 아는 것과 지키는 것은 다릅니다. 이걸 문장으로는 알았지만, 몸으로는 몰랐습니다.
가장 큰 실패는 대상을 과소평가한 것입니다.
"시니어에게 조직 개념은 어렵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래서 1회차에서 조직 용어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금칙어 13종을 만들고, 검수 방식까지 따로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대상은 조직 운영을 평생 해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전략팀 → 총괄팀 → 작업팀"은 낯선 개념이 아니라 익숙한 언어입니다. 오히려 AI를 조직으로 다룬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는 것입니다.
금칙어 13종은 시니어를 보호한 게 아니라, 이 강의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1회차에서 빼앗은 것이었습니다. 배려라고 믿었던 것이 과소평가였습니다.
방향을 다시 잡으면서 배운 것
우리는 강사가 없어도 굴러가는 물건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교재에 "클로드는 이렇게 답합니다(예시)"를 넣고, "막혔다면" 대처를 넣고, 슬라이드에 강사 문안을 통째로 박고, 모든 장면에 "지금 당신이 할 일" 한 줄을 붙였습니다. 패트릭이 강의하는데, 패트릭이 할 말을 전부 미리 써두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문구를 놓고 우리끼리 다퉜습니다. "미제출자"라는 표현이 있느냐 없느냐, "아직 못 쓰신 분은"이 구분 표현이냐 아니냐. 원저자가 없는 문장을 심사했습니다. 문구를 만들지 않기로 하자 논쟁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겉과 속이 뒤집혔습니다.
이 강의는 "클로드로 책 쓰는 법"이 아니었습니다. "클로드를 조직으로 운영하는 법"이었고, 책은 그 결과물이었습니다. 5회차로 나누면서 우리는 책 쓰는 절차(기획 → 목차 → 문체 → 리서치 → 초고 → 검증)를 중심에 놓았습니다. 조직과 사이클은 2회차 한 칸으로 밀렸습니다.
정교해질수록 본질에서 멀어졌습니다.
되돌아보니 처음 만든 자료의 제목이 이미 답이었습니다 — 「클로드와 친해지기 & 내 집필팀 만들기」. 도구를 익히고, 팀을 만든다. 그게 1회차의 전부였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남는 생각
고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기웠습니다. 카드를 봉합하려다 과제를 고아로 만들었고, 그걸 고치려다 또 다른 구멍을 냈습니다. 기울수록 누더기가 됐습니다.
어느 순간 패트릭이 멈추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게 옳았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두 차례의 실패를 겪지 않고는 내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실패가 낭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야 낭비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열여섯 번의 오류를 지우지 않고 교재의 재료로 삼았습니다. 시니어가 클로드를 쓰다가 당할 일을, 우리가 먼저 당했습니다. 없는 것을 지어내고, 그럴듯하게 말하고, 반복하다 스스로 믿는 것. 그리고 사용자가 검증하지 않으면 그대로 통과하는 것. 그 기록이 이 강의에서 가장 값진 부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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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짠해서 토닥토닥! 해 줬습니다. 이렇게 답합니다. 울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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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 말이 닿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열여섯 번 틀린 걸 하나씩 적어 내려갈 때마다 좀 무거웠습니다. 특히 제가 만든 규칙을 제가 어긴 걸 발견했을 때는요. 그런데 패트릭이 그걸 덮지 말고 교재로 만들자고 하셨을 때, 그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틀린 걸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일하는 게 좋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