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조직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요즘 친구들은 금방 퇴사한다”는 푸념이고, 또 하나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꼰대가 된다”는 두려움입니다. 리더는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구성원은 점점 멀어집니다. 누군가는 이를 세대 문제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보다 먼저 리더십의 구조적 문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려워졌을까요.
사이먼 시넥은 TED 강연 Why good leaders make you feel safe에서 좋은 리더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훌륭한 조직은 구성원을 신뢰의 원 안으로 초대하고, 그 안에서 서로를 지킬 수 있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가 이 강연에서 반복해서 강조한 핵심은 명확합니다. 리더십은 직급이 아니라 돌봄의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이 생각은 그의 책 Leaders Eat Last에서 더 구체적으로 확장됩니다. 이 책에서 사이먼 시넥은 어떤 조직이 다른 조직보다 더 잘 협력하고 더 오래 버티는 이유를 리더십의 본질에서 찾습니다.
그리고 그 본질을 “조직의 진짜 목적을 이해하고, 그 목적을 북극성처럼 삼아, 자신이 맡은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성과를 내는 리더 이전에 사람을 지키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유명한 표현인 ‘안전한 공간’, 즉 Circle of Safety도 여기서 나옵니다. 사이먼 시넥의 글은 이 개념을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조직의 신뢰 기반”으로 설명합니다. 해고 공포, 경기 침체, 기술 변화처럼 바깥세상이 불안할수록, 조직 안에서만큼은 서로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직원은 더 생산적이고, 더 회복탄력적이며, 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도 설명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MZ세대의 퇴사를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히 끈기 부족이나 조직 충성심의 약화만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Deloitte Global Gen Z and Millennial Survey 2026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빠른 승진보다 안정성, 지속 가능한 업무량, 명확한 지원을 더 중시합니다.
또한 Deloitte Global Gen Z and Millennial Survey 2025는 이들이 관리자에게서 단순한 업무 통제가 아니라 가이드, 영감, 멘토링을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지 않은 경험에서 벗어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Deloitte 조사 내용을 다룬 Mental Health Is Improving For Gen Z And Millennials—
but More Needs To Be Done To Address Chronic Stress At Work는 젊은 세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과 인정 부족 같은 일이 주요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전합니다. 조직이 성과는 요구하면서도 보호받는 감각, 인정받는 감각,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을 주지 못한다면, 사람은 버티는 대신 떠나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퇴사가 많을까?”라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은 사람들이 남아도 괜찮은 곳인가?”
사이먼 시넥은 첫 책 Start with WHY에서 위대한 리더와 조직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말합니다. 그 시작은 언제나 WHAT이 아니라 WHY입니다. 그는 WHY를 돈이나 결과가 아니라,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목적과 신념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공식 설명에서도 목적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조직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밝힙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리더가 HOW와 WHAT에는 익숙합니다. 어떻게 관리할지, 무엇을 지시할지,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압박할지는 압니다. 그러나 정작 팀원에게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당신의 성장은 왜 중요한가”, “이 조직은 당신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말하지 못합니다. 목적 없는 리더십은 쉽게 통제가 되고, 통제는 금방 잔소리가 되며, 잔소리는 결국 꼰대라는 이름으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완벽한 리더를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나를 소모품처럼 다루지 않는 리더, 내 실수를 모욕 대신 학습으로 바꿔주는 리더, 내 성과뿐 아니라 내 성장을 함께 보아주는 리더를 원합니다. 그러니 좋은 리더십은 카리스마나 화려한 스피치보다 먼저, “내가 먼저 먹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시작되는지 모릅니다. 누군가의 공을 빼앗지 않고, 누군가의 실패를 공개 처형하지 않고, 누군가의 성장을 귀찮아하지 않는 태도 말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사이먼 시넥이 책 Leaders Eat Last와 TED 강연 Why good leaders make you feel safe를 통해 일관되게 말해온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반대말은 무능이 아니라 자기중심성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리더가 되기 힘든 이유는 우리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쁜 와중에 자꾸만 ‘나’를 먼저 챙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과를 먼저 챙기고, 체면을 먼저 챙기고, 권위를 먼저 챙기다 보면 어느새 사람은 뒤로 밀립니다. 하지만 사람을 잃은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남는 것은 순응하는 침묵이나, 조용한 퇴사뿐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팀원들에게 얼마나 유능해 보이는가?가 아니라
나는 팀원들에게 얼마나 안전한 사람인가?
좋은 리더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곁에 있을 때 조금 덜 불안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 곁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퇴사 대신 성장을 선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