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 시대, 회사는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까?

투잡 시대, 회사는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까?

겸직의 허용범위는 어디까지여야 하나?
노무미드레벨
동이
동동이May 11, 2026
13518

요즘 주변을 보면 본업 말고 뭔가 하나씩 더 하는 사람이 꼭 있다.

유튜브 찍는 동료, 퇴근 후 배달 뛰는 친구,

주말엔 플리마켓 나가는 팀원.

어느 순간부터 "투잡"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하나의 일상이 됐다.

그런데 이런 점을 바라보는 회사 입장은 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인사팀의 하루

인사담당자 A씨가 유튜브를 보다가 화면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맛집 탐방 채널의 출연자이자 제작자, 바로 같은 회사 직원이었다.

그것도 해당 팀에서 "요즘 자주 졸고, 점심이든 회식이든 온통 유튜브 얘기만 한다"는

제보가 이미 들어와 있던 직원이었다.

또 다른 케이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린 직원은

사업자등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알려졌고, 슬쩍 웃으며 이렇게 물었다.

"저는 괜찮은 거죠?"

자, 이 상황에서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조건 안 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눈 감아줘야 할까?


사실, 무조건 금지는 안 된다

대부분의 회사 취업규칙에는 "겸직 금지" 조항이 있다.

그런데 이걸 근거로 일률적으로 막거나, 발견하는 즉시 징계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헌법에 직업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이 입장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핵심 요지는 이렇다:

"다른 일을 겸직하는 건 개인의 능력에 따른 사생활 영역이고,

회사 질서나 업무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건 문제 소지가 있다."

취업규칙에 겸직 금지 조항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겸직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업무에 지장을 주느냐" 가 실질적인 판단 기준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뭘 기준으로 봐야 하나

실무적으로 세 가지를 따져보면 된다.

첫째, 업무 효율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기는가?

회의 시간에 자고, 성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면 당연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맛집 유튜버 직원 사례가 딱 여기 해당할 수 있다.

제보대로 근무 중 졸고 유튜브 얘기만 한다면, 겸직 이전과 이후의 성과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가?

유튜브 콘텐츠 내용이나 부업의 성격이 회사 브랜드와 충돌하거나,

외부에서 봤을 때 회사 평판에 영향을 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셋째, 이해충돌이 발생하는가?

본업과 겹치는 분야에서 경쟁하거나,

회사 정보나 인맥을 부업에 활용한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이 이해충돌을 이유로 한 징계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판결도 있다.

반면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나 임대사업처럼 본업과 전혀 관계없고,

업무 시간 외에 운영되며, 회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

이런 사례까지 제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 판결은 어떻게 났나

택시기사가 퇴근 후 대리운전을 뛴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이 경우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이유는 단순히 "겸직을 했다"가 아니라,

본업인 택시 운행 시간이 줄고, 사납금이 감소하고, 관련 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실질적인 업무 지장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핵심을 봐야 할 것이다.

법원은 "취업규칙 위반 여부"보다 "실제 본인의 업무에 투잡이 얼마나 지장을 줬는가"

훨씬 더 중요하게 보는가 하는 사실이다.


인사담당자가 해야 할 일

겸직 사실을 발견했을 때, 바로 징계부터 꺼내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순서가 있다.

  1. 어떤 겸직인지 파악한다 — 본업과 얼마나 겹치는지, 이해충돌 가능성은 없는지

  2. 성과 데이터를 확인한다 — 겸직 전후로 업무 성과 등에 변화가 있는지

  3. 그 다음에 판단한다 — 실질적 지장이 있다면 그런 증거들이 모여 겸직 제재의 근거가 된다

이 과정 없이 "취업규칙에 겸직 금지 조항 있으니까 바로 징계의 형태"로 가면,

나중에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회사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결론: 일률적 금지보다 실질적 판단

투잡은 이제 막을 수 있는 흐름이 아니다.

법도, 사회 분위기도, MZ세대의 일하는 방식도 모두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회사가 할 수 있는 건 전면 금지가 아니라,

"우리 조직에 실질적으로 해가 되는 겸직"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분을 위한 기준과 절차를 미리 마련해두는 것, 그게 지금 인사담당자에게 필요한 준비일 것이다.

직원의 개인 삶을 존중하면서도 조직의 질서를 지키는 것.

어렵지만, 그게 좋은 인사관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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