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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에이스에게 "나와! 나와!"라고 할 수 있을까

팀의 에이스에게 "나와! 나와!"라고 할 수 있을까

심리적 안전감과 포용적 리더십
조직문화리더십전체
세진
김세진Feb 20, 2026
2827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병역 면제 여부가 걸려 있던 경기였던만큼 온 국민의 관심이 쏟아졌다.

연장 전반 3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손흥민이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다. 슈팅 각이 충분히 나오는 상황이었다.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 일본에 2-1 勝 'AG 2연속 金'...이승우·황희찬 골, 손흥민 2AS < 축구 < 스포츠 < 기사본문 -  싱글리스트

그때, 뒤에서 누군가 외친다. “나와! 나와!”

공을 요구한 선수는 팀의 막내 공격수, 이승우였다.

이승우의 외침에 손흥민은 슈팅 동작을 멈추고 공간을 열어줬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이승우의 지체 없는 왼발 슛-

선제골이 터졌다.

한국은 금메달을 땄고, 그 골은 팀의 우승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 선수의 커리어 전환까지 이어졌다.

이 장면은 흔히 ‘센스 있는 주장의 어시스트’나 ‘당돌한 막내의 자신감’으로 회자된다.

그리고 조직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있다.

자신감은 오롯이 개인의 것인가?

골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승우라서 가능했다’, ‘원래 자신감 있는 캐릭터니까’.

물론 개인 성향의 영향도 있지만, 조직에서는 자신감의 ‘발현 조건’이 ‘개인의 성향’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즉, ‘요구할 수 있어서 요구한 것인가’, 아니면 ‘요구해도 괜찮은 팀이어서 요구한 것이가’의 차이다.

막내가 주장이자 에이스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요구하는 행동은 개인의 배짱 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이 행동이 가능 하려면 최소 두 가지 조직적 전제가 필요하다.

1️⃣ 심리적 안전감 - 요구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가

공을 달라고 외친다는 건, 판단 개입이다. ‘내 선택이 팀에 더 낫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위계가 강한 팀에서는 이 행동이 내가 팀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아닌, 도전이나 무례로 해석되기 쉽다.

그래서 판단이 맞아도 말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임원 앞에서 다른 대안이나 전략을 제시하거나, 팀장의 결정에 이견을 제안하기 망설여지곤 한다.

한 개인으로서는 자신감이 있을지라도,

조직에서의 자신감은 팀의 구조적인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공을 달라고 외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담대함이나 배짱 이전에, 관계의 안전성이 전제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조직일수록 실행력보다 침묵이 먼저 자리잡곤 한다.

2️⃣ 리더의 포용력 - 들어줄 수 있는가, 넘겨줄 수 있는가

손흥민과 이승우의 골 장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 외에도, 공을 가진 사람의 포용력이다.

손흥민은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주장이었고, 팀의 에이스였다.

충분히 직접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승우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공간을 열어주고 패스를 내준 선택은 전술적 판단이자 동시에 권한위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많은 조직에서 기회란 것은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배분 되곤 한다.

그래서 실행 효율보다 직급의 구조가 성과 구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가 모든 상황에서 최적의 실행자일 수는 없다.

때로는 자신보다 더 적합한 실행자에게 역할과 기회를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포용력과 권한위임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을 때 구성원의 요구도 실제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우리가 속한 조직은 어떨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의 손흥민과 이승우의 장면은 단순한 스포츠 명장면이 아니다.

조직 관점에서 보면 ‘심리적 안전감’과 ‘포용적 리더십’의 문화가 돋보인다.

이 두 가지가 맞물렸기 때문에 그 짧은 순간의 “나와! 나와!”라는 외침이 실제 성과로 연결될 수 있었다.

막내의 캐릭터나 리더의 배려만으로 만들어진 골이 아니라 팀의 문화가 만든 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속한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

첫째, 누군가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제안의 효과성을 먼저 검토하는가, 아니면 직급과 순서를 떠올리며 불편함부터 느끼는가. 즉 그 말이 책임감과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로 들리는가, 아니면 선을 넘는 제안으로 해석되는가.

둘째, 리더는 중요한 순간마다 공을 끝까지 쥐고 해결하려 하는가, 아니면 더 적합한 실행자에게 기회를 배분하려 하는가. 즉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안정이라고 믿는가, 아니면 넘겨주는 것이 성과라고 생각하는가.

조직의 성과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누군가 손을 들었을 때, 그 선택이 실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와 구조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적임자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구성원들의 요구를 잘 듣고 판단하여 필요할 때 넘겨줄 수 있는 리더십.

이 두 가지가 갖춰질 때 개인의 용기는 개인의 캐릭터로 끝나지 않고 팀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날의 골이 한 선수의 타고난 배짱이 아니라 팀의 문화가 만든 결과였듯,
조직의 성과 역시 개인의 자신감이 아닌, 조직의 문화가 만든다고 생각한다.


The Other Game은 스포츠 씬 속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연구합니다.
본게임 너머, 경기장 밖의 ‘또 다른 게임’을 다루는 방식이 개인과 팀의 성장을 결정합니다.


세진
김세진
The Other Game
스포츠에서의 리더십과 팀 문화를 연구하여, 그 인사이트를 개인과 팀의 성장에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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