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장들에게 숙제를 넘기는 걸로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점점 더 팀장을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HR 전문가와 나눈 대화 속 이 한 문장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곱씹어볼수록, 낯설지 않은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익숙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 교육 잘 들으셨으니, 이제 팀장님들이 잘해주셔야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문제는 ‘팀장의 몫’이 됩니다.
조직이 팀장에게 문제를 맡기는 것은 어쩌면 가장 자연스럽고 쉬운 선택입니다. 구조를 바꾸는 일은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빠르고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는 집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손에 잡히는 물건만 치우고 “정리했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눈앞의 부담만 덜어내는 방식입니다.
시스템 사고(Thinking in Systems)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는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구조에 있다고. 팀장이 바쁘다. 업무가 쌓인다. 의사결정이 늦어진다. 이 모든 현상은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결과일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장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업무 방식이 바뀌지 않고, 역할이 명확하지 않으며, 의사결정 구조가 그대로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팀장은 더 바빠지고, 더 지치고, 그 자리를 맡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왜 조직은 계속 사람에게 문제를 맡길까요? 간단합니다. 그게 가장 쉽기 때문입니다. 구조를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불편한 대화가 필요하며, 기존 방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반면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훨씬 빠릅니다. 교육을 하고, 역할을 부여하고, 더 잘하길 기대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다른 형태로 반복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거창한 변화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출발은 단순합니다. 문제를 꺼내놓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팀코칭을 진행하다 보면, 그동안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계속 불편했습니다.” “이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대화를 마무리할 때 팀원들은 말합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이 작은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문제가 개인의 영역에서 조직의 영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조직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감각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팀장에게도 같은 질문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금 주어진 일을 그대로 수행하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문제를 더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문제를 계속 사람에게 맡긴다면, 그 문제는 형태만 바뀐 채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목적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다시 설계하는 일입니다. 조직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고, 일시적으로는 더 큰 부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면 조직은 훨씬 덜 힘들고, 더 잘 작동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빠른 해결을 원합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맡기고, 더 열심히 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조직은 사람의 의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구조에 의해 움직입니다. 팀장이 바뀌면 잠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문제는 다시 돌아옵니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누가 더 잘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조직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로.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Thinking in Systems - Donella Meadows
1. Systems are made of elements, interconnections, and a purpose, and their structure drives behavior.
시스템은 요소, 상호연결, 목적로 이루어지며, 그 구조가 행동을 만들어낸다.
2. Problems are not isolated events but patterns created by underlying system structures.
문제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시스템 구조가 만들어낸 반복되는 패턴이다.
3. Feedback loops (reinforcing and balancing) explain why systems sustain or change over time.
강화 루프와 균형 루프 같은 피드백 구조가 시스템의 유지와 변화를 설명한다.
4. Changing individual parts has limited impact; the most effective leverage lies in altering structure and goals.
개별 요소를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구조와 목적을 바꾸는 것이 더 큰 변화를 만든다.
5. To create lasting change, shift from reacting to events to understanding and redesigning the system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사건에 반응하기보다 시스템을 이해하고 재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