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안 할래요!" 리더 포비아가 번지는 이유

"팀장은 안 할래요!" 리더 포비아가 번지는 이유

책임과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팀장 자리를 꺼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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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오윤Sep 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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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 AI Connect 2026 — 데이터로 여는 HR의 다음 단계, 2026.11.6 코엑스 오디토리움 3F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5년 19~36세 직장인 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간관리자를 맡고 싶다는 응답은 36.7%였다. 중간관리자를 맡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성과에 대한 책임 부담’이 42.8%로 가장 높았고, ‘업무량 증가’가 41.6%로 뒤를 이었다. 리더 역할을 맡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도 47.3%에 달했다. 주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승진은 하고 싶지만 팀장은 맡고 싶지 않다거나, 굳이 사람을 관리하면서까지 회사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과거에는 꽤 달랐다. 조직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승진을 하고, 어느 시점에는 부서장이 되는 것을 당연한 경력 경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직책을 맡게 되는 것은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급여가 오름과 동시에 조직 안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커졌다.

 

리더가 되는 것을 꺼리는 이유를 젊은 직원들의 승진 욕구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에 예전만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의 관리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즘 팀장에게 요구되는 과업을 생각해보면 결코 적지 않다.

 

먼저 조직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부서의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나누고 진행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성과가 부족한 직원이 있으면 면담하고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이를 조정하는 것도 팀장의 일이다. 직원들은 공정한 업무 배분과 평가를 기대하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충분히 설명해주기를 원한다. 조직에서 결정한 사항에 구성원들이 불만을 가지면 그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도 대부분 팀장이 하게 된다.

 

이러는 와중에 팀장에게 요구사항은 계속 내려온다. 실적을 챙겨야 하고 각종 보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회의에도 참석해야 한다. 부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경위를 파악하고 보고해야 하는 사람도 팀장이다.

 

문제는 관리자가 되었다고 해서 이전에 하던 일이 모두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조직에서는 팀장도 상당한 실무를 직접 담당한다. 실무자로 일할 때 하던 업무에 사람 관리와 성과 관리, 보고, 회의 등이 추가되는 셈이다.

 

책임에 비해 권한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구성원을 관리할 책임은 있지만 필요한 인력을 마음대로 충원하기 어렵다. 성과가 낮은 직원이 있어도 팀장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되어 있다. 부서 이동, 보상 등에 대해서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지 않은 조직이 많다. 중요한 결정은 위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결정에 대해 구성원의 불만을 듣고 설명하는 역할은 팀장이 주로 맡는다.

 

부서 구성원들은 이런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다.

 

자신의 팀장이 하루 종일 회의와 보고에 쫓기고, 구성원의 문제까지 챙기면서 정작 자신의 일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서야 시작하는 모습을 본다. 성과가 좋으면 구성원이 열심히 한 결과물이 되고, 거꾸로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가 책임지는 모습도 본다. 그러면서 언젠가 자신도 저 자리에 갈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직책수당을 올리면 리더 기피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책임이 늘어나는 만큼 보상을 더 해주는 것은 필요하다. 팀원이었을 때와 비교해 훨씬 많은 책임을 부담하는데 직책수당이 상대적으로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조정할 이유가 분명히 있다. 관리자에게 적절한 경제적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직책수당을 높이는 것만으로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관리자가 힘들어하는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은 돈 이외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어지는 보고와 회의, 구성원과의 갈등, 성과가 낮은 직원에 대한 관리, 상급자와 구성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조정은 수당을 조금 더 받는다고 없어지는 일이 아니다. 관리할 책임을 주면서 필요한 권한은 충분히 주지 않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관리자의 역할과 업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무를 잘하던 직원을 팀장으로 승진시킨 뒤 실무자로서의 성과도 그대로 내면서 구성원 관리까지 잘하기를 기대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팀장이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는 데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구성원의 성과를 책임지게 한다면 업무 배분이나 평가, 인력 운영에서도 일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관리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 팀장이 되었다고 갑자기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저성과 직원을 어떻게 관리할지,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 평가 결과를 구성원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는 실제로 팀장을 맡아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단편적으로 관리자 교육 몇 시간을 받는 것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 처음 보직을 맡은 관리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 상부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리더 포비아를 직원들의 태도 문제로만 다루면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승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거나 요즘 직원들이 대체로 책임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결론을 내리면 각 개인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관리자의 업무와 권한, 책임으로 눈을 돌리면 조직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 불필요한 관리업무를 줄이고 실무와 관리업무의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 책임에 맞는 권한을 부여하고 직책에 따른 보상을 조정하는 것도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직원들이 팀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 이유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 팀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그중 하나다. 후배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몇 년 뒤를 예상한다.

 

직책수당을 얼마 더 주느냐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돈을 받고 실제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직원들은 더 잘 알고 있다. 리더를 맡겠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면 보상 수준과 함께 지금의 관리자 역할이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떠안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오윤
오윤
조직행동을 연구하며 사람과 조직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HR분야에서 사람과 조직을 경험하며, 조직행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다양한 사례를 연구와 연결해 조직문화, 리더십, 구성원의 행동을 주제로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사람의 성장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고, 건강한 조직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일터에서 마주하는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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