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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시즌, 당신은 스스로에게 GD를 줄 수 있나요?

평가 시즌, 당신은 스스로에게 GD를 줄 수 있나요?

평가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성과관리HRBP주니어미드레벨시니어리더임원CEO
지은
송지은Nov 5, 2025
16817

“스스로 GD(B)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사평가 시즌이 오면, 우리는 종종 본인(자기) 평가(Self-appraisal) 라는 절차를 마주한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질문이 숨어 있다.

“나는 과연 나에게 GD(B)를 줄 수 있을까?”

여기서 GD는 ‘평균 이상, 충분히 잘한 수준(B급)’을 의미한다.

VG(A)나 EX(S)처럼 탁월함을 선언하는 것도,

UN(C)처럼 자신을 축소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더 애매하고,

그래서 더 어렵다.

✅ 본인 평가는 ‘심리적 계약’이다

본인 평가는 단순히 “올해 얼마나 잘했는지”를 적는 행위가 아니다.

그 결과가 조직에서 어떻게 해석될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즉, 본인 평가의 본질은 “조직을 믿고, 내 성과를 돌아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구성원이 스스로에게 GD(B)를 줄 수 있으려면 다음이 전제돼야 한다.

1. 조직이 내 성과를 정확히 이해할 것이다

2. 나의 노력을 정당하게 해석할 것이다

3.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다

이 신뢰가 없다면 사람들은 GD(B)를 적는 순간조차 리스크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성과와 관계없이 일단 EX(S) 나 VG(A)를 적고 본다.

‘남이 나를 깎기 전에 내가 나를 지키는’

선제적 방어 전략인 셈이다.

왜냐하면 조직이 나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고 느낄 때,

GD(B)나 UN(C)을 적는 것은

또 한 번 자신을 축소시키는 행위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내 가치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노력과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본인 평가를 ‘높게’ 적는 것이

정서적 생존 전략이 되기도 한다.

“조직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나라도 내가 한 일을 스스로 인정해 주고싶다”는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즉, 본인 평가에서 VG·EX는 과장이 아니라 마지막 방어막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한

심리적 균형 장치다.

✅ 연구는 무엇을 말하는가?

① 공정한 평가 체계 → 리더에 대한 신뢰 상승

Mayer & Davis (1999)는 공정하게 설계된 성과평가 제도는 구성원이 최고경영진을 더 신뢰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특히 명확한 기준과 피드백 제공의 요소가 갖춰져야 평가가 ‘공정하게 받아들여지고’ 신뢰가 형성된다.

신뢰는 정직한 본인 평가의 토대다.

② 신뢰받는다고 느낄 때 → 주도성 상승

Ye et al. (2021)는 구성원이 리더에게 신뢰받는다고 느끼면 자기 가치감이 높아지고 적극적 행동(proactive behaviour)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 오히려 과부하를 유발한다.

→ 신뢰는 ‘여유’와 함께 전달돼야 한다.

③ 조직신뢰 → 몰입 & 초과행동

Chen et al. (2025)는 조직신뢰가 정서적 몰입(affective commitment)과 조직시민행동(OCB)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나를 이용하려고만 하지는 않는다.”

이 확신이 있을 때 사람은 솔직함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필요하면 GD·VG·EX도 당당히 적을 수 있다.

✅ 결국, GD(B) 본인 평가는 “조직에 대한 신뢰 지표다.

스스로에게 GD(B)를 준다는 것은 과장도, 대담함도 아니다.

“올해 나는 충분히 잘했다.” 라는 정직한 표현이다.

조직이 공정하게 이해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GD(B)는 비로소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그래서 GD(B) 본인 평가가 많은 조직은 성과를 정확히 보고 기여를 인정하며

솔직함을 처벌하지 않고 성장의 대화를 이어간다.

반대로 구성원이 모두 VG·EX만 적는다면 그것은 과감함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신뢰 부족으로 인한 방어적 선택”

일 가능성이 크다.

즉, 본인 평가 분포는 조직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문화 지표다.

✅ 평가의 진짜 목적은 ‘줄 세우기’가 아니라 ‘성장’이다

평가는 경험을 언어화하고 강점과 약점을 확인하며 다음 스텝을 함께 설계하기 위한 성장 플랫폼이어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평가는 게임이 된다.

신뢰가 있으면

평가는 성장이 된다.

조직은 말한다.

“솔직하게 평가해 주세요.”

하지만 구성원은 되묻는다.

“진짜 솔직해도 괜찮나요?”

이 질문에 조직이 어떻게 답하느냐가

평가의 품격을 결정한다.

그리고 조직이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한다.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적어도 나는 나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어떤 VG·EX는 대담함이 아니라

생존의 언어다.

스스로에게 GD(B)를 줄 수 있는가의 여부는 그 사람이 용감해서가 아니라

그 조직이 얼마만큼 신뢰를 주었는가를 반영한다.

따라서 우리는 누가 GD/VG/EX를 적었는가가 아니라 그 점수를 ‘정직하게’ 적을 수 있는 환경이 있었는가를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Chen, S. Y., Ahlstrom, D., & Uen, J. F. (2025). Organizational trust and employee work outcomes: A moderated mediation model. Current Psychology, 44(8), 6565-6578.

Mayer, R. C., & Davis, J. H. (1999). The effect of the performance appraisal system on trust for management: A field quasi-experiment.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4(1), 123.

Ye, S., Xiao, Y., Wu, S., & Wu, L. (2021). Feeling trusted or feeling used? The relationship between perceived leader trust, reciprocation wariness, and proactive behavior. Psychology Research and Behavior Management, 1461-1472.


지은
송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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