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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하지 않는 HRD 담당자는 사라진다

학습하지 않는 HRD 담당자는 사라진다

가르치는 사람은 먼저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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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
한진규Nov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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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우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HRD 담당자로 일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교육을 기획하고, 여러 조직의 구성원 성장을 도왔다.
스스로 더 나은 HRD 담당자로 성장하기 위해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과연 지금도 배우고 있는가?”

우리는 조직의 학습과 성장을 설계하는 일을 한다.

그러나 정작 HRD 담당자 자신은 학습의 주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트렌드 리포트와 외부 자료는 넘쳐나지만, 그것을 ‘이해’보다 ‘활용’의 대상으로만 소비하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 누가 정리해놓은 요약문을 인용하고, 보고서 한 페이지를 채우는 일에 급급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과연 나는 조직의 학습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


2. 깊이를 잃은 학습의 현장

요즘 HRD 현장에서는 ‘70:20:10 학습모델’이 하나의 정설처럼 인용된다.

하지만 이 모델은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경험적 연구를 요약한 결과일 뿐, 보편적 이론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Clarke, 20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거를 확인하기보다 문장을 인용한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도 마찬가지다. 5단계 욕구이론만 알고 있지만, 매슬로우는 이후 ‘인지적 욕구’와 ‘초월적 욕구’를 추가하며 인간 이해를 확장했다(Maslow, 1969). 즉, 우리가 믿는 ‘기초 이론’조차 제대로 학습되지 않은 채 반복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을 보며 느낀다. HRD 담당자의 학습이 ‘깊이’가 아니라 ‘속도’로만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정보를 빠르게 아는 사람이 전문가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그 정보를 ‘해석’하고 ‘맥락화’할 수 있는 사람이 조직을 성장시킨다.

3. 대학원, 브랜딩, 그리고 ‘진짜 공부’

많은 HRD 담당자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다.

나 또한 그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정말 훌륭하게 학업을 이어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논문을 ‘쓴다’기보다 ‘졸업한다’는 목표로 접근하는 분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었다.

후자의 경우에는 지식을 소비하되, 탐구하지 않는 공부.
결국 학위는 얻었지만, 배움의 과정은 남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메지로(Mezirow, 1997)는 성인학습의 본질을 “경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 했다.

HRD 담당자에게 필요한 공부란 바로 이 ‘성찰’이다. 트렌드를 공유하는 글쓰기나 강연보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로 사람을 성장시킬 것인지 돌아보는 공부 말이다.

4. 셀프브랜딩의 시대에 잊지 말아야 할 것

요즘 HRD 담당자들은 책을 내고, 칼럼을 쓰고, SNS로 자신을 알린다.

나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으며,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불편함도 느낀다.
‘나를 알리는 일’이 ‘나를 성장시키는 일’보다 앞서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책은 낼 수 있지만, 깊이는 쓸 수 없다면 그것은 브랜딩이 아니라 장식에 가깝다.

진짜 브랜딩은 콘텐츠 뿐만 아니라 결국 현장에서 발현되는 실력과 태도에서 비롯된다.

조직 내부에서 “그 사람 덕분에 우리가 배운다”고 말해지는 사람,

그가 바로 HRD의







진규
한진규
실무와 학문을 연결하는 Practioneer
기아 HRD, 교육학 박사, 실무자이자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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