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기업은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싸고 좋은 제품”, “빠르고 안전한 서비스”, “성과와 행복”.
or 접근이 아니라, 두 가지 가치를 모두 해결하고자 하는 and 접근으로, 이것은 혁신적 사고라기 보다는, 오래 지속되어온 과제에 가깝다.
많은 기업이 더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상호 모순된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려 애쓰지만,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만나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대부분의 AND 시도는, 사실상 균형 게임의 연장인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건 개선일수 있지만, 혁신으로 보기는 어렵다.
진짜 혁신은, 문제의 해답을 찾는 과정이 아닌, ‘문제 자체를 바꾸는 순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게 바로 Conceptual Blending, 개념적 융합의 핵심이다. 혁신가는 모순된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준이 아닌, 서로 다른 두 세계를 겹쳐서, 전혀 새로운 의미의 세계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 보통 경영자가 하는 AND는 “싸면서 좋은”, “효율적이면서 인간적인” 이라는 ‘최적화의 게임’이라면, Conceptual Blending은 “제품과 사람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프레임의 전환”이다. 단순한 기술적 결합이 아닌, ‘새로운 의미 디자인’에 가깝다.
물류기업이 “운송”이 아니라 “시간을 이동시키는 산업”으로 스스로를 정의한다면?
제조기업이 “제품”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바뀐다면?
HR조직이 “평가”가 아니라 “사람의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알고리즘”이 된다면?
이건 단순히 슬로건을 바꾸는 게 아니라, 조직의 의미구조를 새로 짜는 일이다.
AI 시대는 모든 기업이 범용 기술인 AI를 활용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결정적인 차이는 “기술의 수준”에 있다기 보다, “해석의 수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Conceptual Blending은 바로 이 해석의 힘을 체계화한 사고 방식이다.
어쩌면 지금 리더에게 가장 희귀하지만 중요한 자산은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uidity)’이 아닐까 싶다. 혁신가는 데이터를 더 많이 보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세계의 프레임을 가져와 문제를 다시 보는 사람”이다.
Fauconnier, G., & Turner, M. (2008).The way we think: Conceptual blending and the mind's hidden complexities. Basic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