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이슈는 현장에서 해결하게 하는 방법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컨설팅, no1gsc@naver.com)
문제 해결의 중심을 현장으로 옮겨라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무엇이든 HR부서로 넘기는 조직장이 있다. 구성원 간 갈등, 업무 분장, 근무 일정, 협업 문제까지 HR이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 HR은 이런저런 요청에 전화 받기가 두렵고, 열심히 처리하느라 바쁘지만 현장의 문제는 끊임이 없다.
현장 조직장은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 구성원은 사소한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며 상위 부서의 결정을 기다린다.
어떻게 조직의 자율성을 높이고, 문제 해결의 중심을 현장으로 옮길 수 있는가?
가장 먼저, 해결 프로세스를 교육하고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면 먼저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을 분석한다. 그 다음 해결 대안을 검토하고, 책임자와 실행 기한을 정해 조치하며, 결과를 정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잘못했는가를 찾는 데 집중하기보다 무엇이 문제를 발생시켰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실, 모든 문제를 현장에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업무 조정이나 협업 방식의 개선은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법률과 노무 문제가 관련되거나 중대한 인권 침해, 안전 위험, 조직 간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한 경우에는 담당 부서 또는 경영진이나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장 자체 해결, HR 지원, 경영층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을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구성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제안한 내용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절차도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는 HR과 현장 조직장의 역할을 구분하고 조직장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HR이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부서가 되면 곤란하다. 전체적인 방향과 룰을 만들고, 이를 조직장에게 내재화하여 조직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점검과 피드백을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현장 조직장은 업무를 배분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제 분석, 피드백, 코칭, 면담, 갈등 관리, 의사결정 역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팀원 간 업무 배분 갈등이 발생했을 때 HR에 해결을 요청하기 전에 조직장이 업무량과 역할, 성과 목표를 확인하고 당사자들과 대화하도록 한다. 조직장이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적 문제나 반복되는 구조적 갈등은 HR이 지원한다. 이러한 역할 구분이 명확하면 조직장은 책임 있게 판단하고, HR은 더 중요한 제도 개선과 전문적인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권한을 위임하면서 책임만 부여해서는 안 된다. 조직장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분명히 하고, 필요한 경우 상위 조직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HR은 조직장 교육을 일회성 강의로 끝내지 말고 실제 사례를 활용한 코칭과 문제 해결 회의를 통해 역량이 현장에 적용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세 번째는 과제를 정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현장이 해결하도록 프로세스하는 것이다. GS칼텍스와 KT&G에 근무하면서 매년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했다. 7개 영역의 50개 문항과 주관식 질문을 통해 설문을 구성하였다. 설문 후 임원 단위의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를 전 임원에게 피드백하고 임원 조직 단위의 강화 또는 개선 과제 5~7개를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제를 경영회의에 보고해 확정하고, 1년 동안 추진계획을 수립해 진행하였다. 과장급 직원을 조직문화 퍼실레이터로 선정해 추진계획을 이끌도록 하였다. 실천 결과는 점검과 평가하여 임원 고과에 반영했다. 전사 차원의 현업 중심의 과제 선정과 월별 점검을 통한 추진은 큰 효과를 창출하였다.
경영층이 작은 결정까지 보고하도록 한다면 자율은 정착하기 어렵다. 반대로 현장에 권한을 주면서 결과를 점검하지 않으면 조직마다 기준이 달라지고 책임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 자율과 통제를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한다.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기준은 일관되게 적용하되 일상적인 업무 수행 방식은 현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문제를 선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진계획과 담당자가 명확해야 한다. 현장의 실패 사례도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에 활용한다면 조직 전체의 학습 자산이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내부 진단과 컨설팅을 통해 심층 개선을 지속하는 것이다.
설문에 의한 부서 자율의 개선 활동 추진을 하더라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조직이 있다. 반대로 어느 조직은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구성원 간의 팀워크가 탄탄하고 즐겁게 근무한다. 개선 활동이 지속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잘하고 있는 것은 인정과 칭찬, 잘 안되고 있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HR부서는 조직문화 개선을 제도화하여, 잘하는 부서는 시상을 하고, 잘하는 비결을 정리해 전파해야 한다. 잘 못하는 조직은 내부 진단과 컨설팅을 통해 개선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컨설팅 결과, 조직장을 바꾸거나, 조직 자체를 통폐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게 한다는 것은 HR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뜻이 아니다. 현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현장에서 처리하도록 돕고, 전문성이 필요한 문제는 HR이 책임 있게 지원하며, 조직 전체의 구조적 문제는 경영층이 해결하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현장에 권한과 역량을 부여하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할 때 조직은 문제를 기다리는 곳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곳으로 바뀔 수 있다.